식물인간 K병 사건 진실 혹은 거짓

‘욕창’이 아닌 선임들 구타…은폐 논란 휩싸인 국방부…“깨어나니 재조사한다?”

최유리 기자 | 기사입력 2014/11/17 [10:23]

식물인간 K병 사건 진실 혹은 거짓

‘욕창’이 아닌 선임들 구타…은폐 논란 휩싸인 국방부…“깨어나니 재조사한다?”

최유리 기자 | 입력 : 2014/11/17 [10:23]
지난 2012년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식물인간 이등병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사건의 피해자로 알려진 K 이병은 자대배치를 받은 지 19일 만에 쓰러졌지만 군은 정확한 사유 없이 사건을 일단락 지었다. 그러나 최근 뇌사상태에서 깨어난 K 이병이 당일 선임들에게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K 이병이 병원에 입원한 후, 부모 측은 아들의 목 뒷부분에서 상처가 발견됐다며 구타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군은 단순 ‘욕창’이라고 밝힌 바 있어 군 당국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서 구타를 사고사로 기록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편집자주>

쓰러진 지 19개월 만에 충격 폭로 “구타당했다”

은폐 의혹의 핵심 ‘욕창’…새 국면 맞은 공방전


재수사로 일축한 군에 불신으로 대응하는 여론


[주간현대=최유리 기자] 군 입대 후 자대배치 19일 만에 쓰러져 1년 7개월간 뇌사상태로 있다가 지난해 9월 의식을 되찾은 15사단 K(22)이병이 선임들에게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 군 입대 후 자대배치 19일 만에 쓰러져 1년 7개월간 뇌사상태로 있다가 지난해 9월 의식을 되찾은 15사단 K(22)이병이 선임들에게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방송 캡처사진.     © 주간현대

깨어난 이등병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2년 2월18일 군 입대 후 자대에 배치된 K이병이 돌연 뇌사상태에 빠지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군 당국은 명확한 이유 없이 K이병의 원인을 단순 ‘뇌출혈’로 일단락 짓자 이를 수상하게 여긴 K이병의 아버지가 군의 구타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건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당시 K이병의 치료를 담당했던 군병원 측은 ‘지주막기형성 뇌출혈’이 의심된다고 진단했다. 또 군의 ‘중요사건보고서’에도 뇌동정맥기형에 의한 뇌출혈이라고 명시돼 있다.

통상적으로 뇌동정맥기형은 선천성 발달 이상으로 뇌의 일부 동맥과 정맥이 사이에 모세혈관 없이 직접 연결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공교롭게도 두 곳 모두 신체의 기형에 주안점을 두고 외상의 문제를 외부의 문제로 두었다는데 있다. 즉 K이병의 과실로 둔갑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또한 K이병이 쓰러진 다음 날 헌병대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K 이병이 당일 오전 7시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고 취사 지원을 나갔다가 생활관으로 복귀한 것으로 되어 있다. 오후 1시쯤에는 오락실에서 동료 병사와 함께 게임을 하고 오후 3시쯤 머리가 아프다며 생활관에서 취침을 했다는 것.

또 오후 5시경 갑자기 의식이 혼미해지고 쓰러진 것으로  되어있다. 결국 K이병은 다음 날인 19일부터 춘천의 모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뇌사상태에 빠졌다. 문제는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난 K이병의 주장과 당시 군 측에서 기록한 사실에 차이가 있다는 것.

K이병은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는 군의 보고와 달리 취사 지원이 끝난 후 선임병 7명이 자신을 생활관에서 약 200m 떨어진 창고 뒤쪽으로 불러내 각목으로 뒷머리를 구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K이병은 당시의 정황과 장소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어서 주장의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다.

한편, 지난해 9월부터 의식을 회복한 K이병은 두 달 전부터 조금씩 의사소통이 가능해져 가해자로 지목된 병사들의 이름을 거론했고, 군 측에 병사들의 이름을 문의한 결과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K이병의 가족들은 가해 병사로 지목된 선임병을 중앙지검에 고소했고, 가해자로 지목된 선임병은 구타 여부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 더구나 이들은 K이병 측을 무고죄로 맞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육군 측은 현재 제기된 ‘구타 의혹’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재수사를 통해 가족들이 주장하는 구타 의혹을 명확히 규명할 계획”이라며 “K이병의 의식이 돌아오면서 K이병과 가족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만큼 육군은 정부 관계기관, 민간 수사기관 등과 공조하고 또한 가족이 원하면 가족을 참여시킨 가운데 재수사를 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시 진료기록 등을 통해 사실관계 여부를 다시 확인하고, 필요하면 민간 수사기관하고도 협조해서 추가 조사할 계획”이라며 “군에서는 전혀 숨길 이유도 없고 의도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며 투명성을 강조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선임병들이 현재 모두 제대를 한 상태라 민간 수사기관 등과 공동조사를 하기로 한 것. 육군 중앙수사단은 사건의 수사 주체로 당시 진료 기록 등을 통해 사실관계 여부를 다시 확인할 계획으로 알려졌고 아울러 15사단의 초기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여부도 철저히 따질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 관계자의 이 같은 언급은 K이병 가족들이 제기한 의문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가족들은 K이병이 입원한 뒤 5일 만에 머리 뒤에서 3cm가량의 외상을 발견했고 상처가 구타에 의한 것인지 군 측에 문제 제기를 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욕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입원 당시에는 상처가 없었다는 것이 군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식물인간 이등병’ 사건 은폐 의혹의 핵심인 욕창은 머리에 쉽게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큰 무게가 가해진 부위에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생기는 것이 욕창인데 보통은 엉덩이 뒤쪽이나 허벅지 부위에 많이 생기는 것이 통상적이다.

뒤통수 역시 골격이 노출되어 있어 생길 수는 있지만 흔한 부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측 역시 중환자실에서 머리는 간호사들이 수시로 돌려주고, 욕창이 1~2주일 만에 생길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만약 병원 측에서 환자의 체위를 변환시키지 않아서 뒤통수에 욕창이 생겼을 것을 감안해도 머리보다 엉덩이 쪽이 가해지는 무게가 더 커 하체에 먼저 생기는 게 보편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때문에 군의 은폐 가능성은 더욱 불거지고 있다. K이병 가족 측은 ‘욕창’이라고만 할 뿐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한 인터뷰에서도 “수사대는 자기들은 정확하게 수사를 했다. 거기에 대해서 의문점을 제공했는데도 군대에서는 최선을 다했다는 이야기만 들었으니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육군이 재조사 의지를 밝힌 가운데, 가족 측이 주장한 머리 뒤쪽 상처의 발생시점과 이를 가족이 언급하기 전 군 측도 알고 있었느냐와 가해자로 지목된 선임병들에 대한 조사가 그간 잘 이뤄졌는지에 대한 결과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아직 정확한 상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건을 받아들이는 여론은 그간 군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언급하며 ‘은폐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재수사 들어간 軍

군인권센터의 소장은 본인의 SNS에 “한 기자가 K이병 사건 자문 구했을 당시 제2의 윤 일병 사건이라고 단언했다”며 “죽으면 윤 일병, 살아나면 K이병이 된다. 식물인간 19개월 만에 깨어났고 집단 구타를 당했음에도 군 수사는 없었다”고 비난의 소리를 높였다.

dbfl64580@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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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 14/11/18 [21:16] 수정 삭제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도 바꼈으니 꺼리낌 없이 수사하도록... 물갈이 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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