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공주로 남은 탤런트 김자옥

울음바다 된 발인식 “가는 길 외롭지 않았다”

최유리 기자 | 기사입력 2014/11/24 [09:50]

영원한 공주로 남은 탤런트 김자옥

울음바다 된 발인식 “가는 길 외롭지 않았다”

최유리 기자 | 입력 : 2014/11/24 [09:50]
연예계의 영원한 ‘소녀’ 탤런트 김자옥이 세상을 떠났다.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김씨는 암세포가 전이되어 결국 폐암 합병증으로 생을 마감했다. 40년간 왕성한 활동을 보인 그는 1970년대는 안방극장 ‘트로이카’로 불렸고 2000년대에는 ‘사랑스런 푼수 엄마’나 소녀의 이미지를 가진 ‘중년 여성’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특히, 잠깐 ‘공주는 외로워’라는 음반활동을 한 김씨는 이후로 공주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지인들에게 밝고 심성이 고운 사람으로 기억되는 그의 마지막 길까지 동료 연예인들의 애도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다. <편집자주>

대장에서 폐로 전이된 암…향년 63세에 ‘타계’

내년 3월, 아끼는 ‘아들 결혼식’ 못 보고 사망



[주간현대=최유리 기자] 연기자 김자옥씨가 지난 11월16일 향년 63세의 나이로 오전 7시 40분경 눈을 감았다. 김씨의 별세 소식에 그와 함께 작품에 출연한 연기자를 포함한 사람들이 계속 애도의 물결을 보내고 있다.


▲ 생전에 김자옥은 ‘꽃보다 누나’에 출연해 소녀 같은 모습으로 대중의 인기를 받았다.     © 주간현대


갑작스런 죽음

언론을 통해 김자옥씨의 죽음을 접한 여론은 “갑작스럽다”라는 반응을 감출 수 없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그가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女子>에서 열연했기 때문. 김씨의 사인은 폐암에 따른 합병증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소울재커에 따르면, 김씨는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고 최근 암이 재발해 항암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11월14일 금요일 저녁 병세가 급속히 악화되어 강남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과 이별을 했다는 것이 소속사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소속사 측은 “지난 40여 년 동안 사랑을 받아왔던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을 마무리했다.

김씨는 이 같은 병세를 지난해 방송된 <꽃보다 누나> 크로아티아 편에 출연해 고백한 적이 있다. 공황장애와 항암치료를 언급하며 “솔직히 여행 전날까지도 두려움이 컸다”라고 말한 것. 이어 그는 “몇 년 동안 주사 맞고 항암치료를 하면서 두려움이 생기고 위축이 되는 것 같았다”며 “암 진단 이후부터 계속된 항암치료에 지쳐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의 문제가 더 컸다. 늘 움츠러들어 있었고 자신이 없었다”며 “남편과 아들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씨는 대장암은 완치됐으나 완치 전 암세포가 이미 폐로 전이돼 병세가 급속히 악화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으로는 ‘있을 때 잘해’를 히트시킨 가수 오승근씨, 동생은 SBS 소속 김태욱 아나운서, 자녀로는 아들과 딸이 있다. 특히, 안타까운 점은 김씨가 내년 3월 앞둔 아들의 결혼식을 보지 못하고 사망한 것이다. 생전에 교회에 다니던 그는 간증에서 자신이 38세 늦은 나이에 아들을 낳게 된 이야기를 하면서 아들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이 때문에 세상을 뜨기 전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그는 “6개월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남편 오씨는 장례식장에서 진행한 공식 인터뷰에서 “모르는 분들은 공주 역할을 해서 김자옥 하면 공주라고 했다. 절대 나에게는 공주 같은 행동을 한 번도 보인 적이 없다”며 “집에선 내 아내로, 내 아들의 어머니로 항상 똑 같이 행동해왔다”라고 생전 모습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가족들에게는 부인이고 어머니로 남아있는 김씨는 대중에겐 ‘소녀’로 남아있다. 그는 ‘연기’가 천직이라고 불릴 만큼 프로의 모습을 보였다. 1971년 MBC 문화방송 2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그는 같은 해에 서울중앙방송(현 KBS)으로 스카우트되어 드라마 <심청전>의 히로인으로 발탁됐고 스타덤에 올랐다. 1975년에는 작가 김수현이 집필한 드라마 <수선화>에 출연하여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렇게 <심청전>으로 스타덤에 오르기 시작한 김씨는 11월 마지막으로 눈을 감을 때까지 왕성한 연기 활동을 선보였다. 출연한 드라마만 94편으로 197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쳤다. 많을 때는 1년에 6편의 드라마에 출연하기도 한 그는 얼굴이 통 보이지 않는다고 할 때에도 매년 1편으로 시청자들을 찾아왔다.

그가 연기해온 여자, 엄마, 할머니의 모습은 억척스럽지가 않다. 다른 배우가 연기했으면 억척스러워 보이는 장면에서도 언제나 소녀 같은 모습은 묻어났다. 한 드라마 평론가의 말처럼 대부분의 여배우가 ‘아줌마’로 변해 망가지는 연기를 할 때 그는 그만이 할 수 있는 중년 여성의 매력을 어필했고 이는 그만의 차별성이 되었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자신의 핏줄이 아닌데도 주인공 한결을 친아들처럼 기르고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온유한 마음으로 철부지처럼 보이는 아들의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주었고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사랑스러운 푼수 엄마 ‘박봉숙 여사’의 역할을 했다.

드라마상에서 가족들과 함께 노래방에 놀러간 장면에서 그 모습은 여과 없이 드러난다. 끊임없이 트로트는 울려 퍼지고 급기야 ‘울릉도 트위스트’ 노래에 맞춰 손을 위로 올리고 몸을 흔든다. 그러나 그 모습까지도 사랑스럽게 보이는 것은 다른 누가 아닌 김씨였기에 가능했다.

그는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 예능, 가요까지 다방면에 손을 뻗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1969년부터 2013년까지 총 26편의 스크린에 출연했고 배우 윤여정의 추천으로 지난해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이 유작으로 남았다.

아울러, 1996년에는 가수 태진아의 권유로 ‘공주는 외로워’를 발매하기도 했다. 당시 그가 드레스 차림에 티아라를 쓰고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모습 때문인지 대중은 그를 더욱 ‘공주’로 기억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 김씨의 사망소식이 알려지자 연예계는 애도의 물결이 끊이질 않고 있다. 빈소가 마련되자 <꽃보다 누나> 팀의 나영석 PD와 출연진 윤여정, 김희애, 이미연, 이승기가 차례로 조문했고 눈시울을 붉히며 자리를 떴다.

특히, 그의 발인식이 있던 지난 11월19일, 김씨와 친분을 맺어온 많은 동료 연예인들이 참석했다. 개그우먼 김지선, 박미선, 송은이, 이성미, 이경실을 비롯해 배우 강부자, 강석우가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몇몇의 연예인들은 김씨의 영전 사진을 보며 오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계의 애도

특히, 이경실은 고인의 시신을 운구하는 차량을 붙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언니 고마워. 언니가 있어서 행복했어. 잘가”라고 언급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dbfl64580@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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