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인재 담양 펜션 火 집중분석

안전불감증이 부른 火 “소화기만 있었어도…”

최유리 기자 | 기사입력 2014/11/24 [10:40]

예견된 인재 담양 펜션 火 집중분석

안전불감증이 부른 火 “소화기만 있었어도…”

최유리 기자 | 입력 : 2014/11/24 [10:40]
‘담양 펜션 화재 사건’으로 또다시 ‘인재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7개월 만이고 ‘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가 벌어진 지 한 달 만이다. 매 사고 문제로 언급되는 허술한 관리감독과 안전 점검은 이번 사고에도 해당됐다. 이번 사건은 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생존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불이 난 펜션의 바비큐장에서는 소화기 한 대 찾아볼 수 없었고 그나마 발견한 소화기는 30초 뒤에 꺼졌다. 그러나 이 같이 ‘구멍 난 안전’을 보여준 펜션은 담양군이나 소방 측에서 하는 점검에는 전혀 문제가 드러나지 않은 채로 9년간 운영된 것으로 확인돼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편집자주>

패러글라이딩 동호회원 ‘모임 왔다 화재로 참변’

허술한 안전점검 의혹…고장 난 소화기 ‘수두룩’


올해만 ‘수차례’ 인재…강력한 ‘대책마련’ 지적

 
[주간현대=최유리 기자] 담양 펜션으로 야유회를 즐기러 온 일행이 화재로 대학생을 포함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문제는 이번 사건 역시 그간 불거져 나온 ‘인재’가 반복됐다는 사실이다.

▲ 지난 11월15일 전남 담양군 대덕면에 위치한 한 펜션 바비큐장에서 오후 9시 40분경에 불길이 치솟았다. 해당 바비큐장에는 소방시설이 전무했던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 주간현대

놀러왔다가 참사




지난 11월15일 전남 담양군 대덕면에 위치한 한 펜션 바비큐 장에서 오후 9시 40분경에 불길이 치솟았다. 당시 자리에 있던 피해자들은 동신대 패러글라이딩 동아리 친목단체로, 재학생 13명과 졸업생 9명, 일반인 4명으로 26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6일 전남 담양경찰서는 공식 브리핑에서 “화재사고는 전남 지역에 있는 한 대학교 졸업생 및 재학생 동문들로 구성된 패러글라이딩 동호회원 26명이 바비큐장에서 고기를 구워먹던 중 불상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기를 굽던 기름과 불똥이 지붕으로 튀면서 불이 약 56㎡ 규모의 바비큐장으로 번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생존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실내에는 테이블이 4개 정도 있었고 불길을 막으려고 물을 부었다가 불길이 더욱 치솟았다. 화재의 시작은 출입구에서 가장 먼 안쪽에서 시작됐고 사망자 모두가 이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특히, 사고가 벌어진 장소는 화재에 취약한 나무 바닥과 벽은 샌드위치 패널, 지붕이 억새로 덮어져 있어서 ‘쏘시개 역할’을 했다. 이는 펜션 업자들이 건축비를 줄이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방법으로 불이 상시적으로 사용되는 바비큐장에는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길은 33㎡의 넓이인 바비큐장과  49.5㎡의 공동 취사장까지 다 태우고 50분 만에 잡혔지만 주인을 포함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손님들이 변을 당했다. 현재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밝힌 사망자들의 사인은 ‘질식사’다.

시신 훼손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 더 정확한 정보는 유전자 감식결과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자 중에서는 출입문에 선배와 후배로 추정되는 서로 끌어안은 시신이 발견됐다. 또한 결혼을 두 달 앞둔 새신랑도 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최근 ‘세월호 참사’를 시작으로 각종 인재가 불거진 가운데, 이번 사건 역시 ‘안전불감증’으로 인재 논란이 일고 있다는 지적이다. 바비큐장에는 스프링클러는 물론 소화기가 한 대도 없었고 다른 곳에 있던 소화기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사고 생존자는 “그 큰 건물에 소화기가 한 대뿐이었다”며 “그마저도 불이 난 바비큐장 안에는 없었고 다른 건물에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내가 직접 소화기를 쏴봤지만 약 30초 만에 소화기가 꺼져버렸다”고 한 언론을 통해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경찰 조사결과, 펜션에는 총 9개의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었는데 그 가운데 3개는 10년 이상 된 노후제품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8월과 2013년 7월에 실시한 해당 소방서의 소방점검에는 양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연도에는 점검조차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소방기관이 구설에 올랐다. 마지막 점검 이후로 16개월간 한 번도 점검을 실시하지 않은 것. 이에 해당 관계자는 “이번 연도에는 펜션에 가서 점검한 상황이 없다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당시 점검한 지 6개월 된 사업장은 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불이 난 장소는 무허가 건물로 건축물 관리에 대한 소홀지적도 함께 일고 있다. 해당 펜션은 2005년 5월부터 숙박업체로 등록하고 9년간 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군청은 화재가 났던 장소에 대한 유무는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화재가 발생한 펜션 바비큐장을 포함해 객실 4개 동 역시 불법 건축물로 확인됐다. 황토방 11개실 중 7실은 허가를 받았으나 4개는 무허가로 증축한 것. 현재 담양군 측은 정확한 건축물의 개수와 바비큐장이 언제 생겨난 지에 대한 확인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담양군 관계자는 “정확한 사안을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2005년 당시 숙박업으로 신고가 되어 있었고 허가제가 아니기 때문에 사업자가 서류를 구비해 제출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숙박업인데 해당 펜션은 숙박으로 신고된 곳도 있고 일반음식점으로 된 곳도 있어서 잘 몰랐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점검에 관해서 “숙박업소의 경우 1년에 2회 정도 점검지도를 나가는데 대부분 요금표 개시, 침구류 등과 같은 준수사항을 본다”며 “안전점검은 소방 쪽에서 하는데 이 펜션은 규모가 작아서 해당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손님들의 목숨과 관련이 있는 안전점검에는 허술한 체계를 보였고 군 측은 위생 상태를 주로 확인했다.

‘담양 펜션 화재 사건’을 계기로 구멍 뚫린 안전점검이 수면 위로 올라온 가운데, 법적으로나 현장에서 분명한 대책마련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숙박업’이라는 업종 하나에도 형태와 크기에 따라서 관리 주체가 다르고 안전점검의 유무 편차가 큰 것으로 확인된 것.


현재 숙박업, 관광펜션, 농어촌 민박 이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사건이 일어난 이곳 펜션은 숙박업으로 등록되어 있다. 숙박업은 크기에 따라 연면적이 1000㎡ 이상이면 종합안전점검을 받는데 펜션은 415㎡로 이에 해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술한 법적규정

한 소방 전문가는 “소방법상 숙박시설에서 제외된 농어촌 숙박시설은 소화기만 설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며 “스프링클러라든가 소화전 설비 같은 것들은 설치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밝혀 허술한 법적 규정에 대해 꼬집었다.

dbfl64580@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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