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장애인 폭행한 한 목사의 사연

목사의 특이한 훈육법…“잘 못하면 개집 가둬요”

최유리 기자 | 기사입력 2014/12/01 [10:16]

시설 장애인 폭행한 한 목사의 사연

목사의 특이한 훈육법…“잘 못하면 개집 가둬요”

최유리 기자 | 입력 : 2014/12/01 [10:16]
 
제2의 도가니 사건이 또 불거졌다. 전남에 위치한 한 지적장애인 시설에서 목사이자 시설장인 고씨가 해당 시설의 장애인들에게 폭행과 인권침해를 일삼은 것. 고씨는 말을 안 듣는다며 장애인들을 쇠사슬이나 족쇄로 묶고 심지어는 개장에 가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나 그는 ‘훈육 차원’에서 일어난 일일 뿐이라며 인권위의 조사를 부인하고 있다. 고씨는 폭행뿐 아니라 정부에서 장애인들에게 주는 돈에도 ‘마음대로’ 손을 댔고 임금도 주지 않고 노동력을 착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이 기막힌 장애인 시설의 실태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군청 측은 그간 손을 놓았단 정황이 포착되면서 비난이 거센 상태다. <편집자주>


말 안 들으면 쇠사슬로 묶고 장애수당도 ‘슬쩍’
인권위 조사 전면부인하며 ‘훈육차원’이란 목사
사실상 방치했던 ‘신안군’…사태 알고도 눈감아


[주간현대=최유리 기자] 전남의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시설장인 목사 고모(62)씨가 장애인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체벌하고 폭행하는 등 인권을 유린 한 사실이 밝혀져 경악을 자아내고 있다.


▲ 진술에 따르면, 시설장은 10대 아동들을 개장에 가두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시설장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 주간현대


수시로 폭행한 목사

고씨는 전남 신안군에서 1999년부터 최근까지 장애인 거주시설을, 2001년부터는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을 운영했다. 당시, 거주시설에는 28명의 지적장애인이, 사회복귀시설에는 8명의 정신장애인이 거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올해 7월 한 장애인인권센터로부터 해당 장애인시설에서 거주 장애인 2명이 폭행을 당했다는 진정이 제기되면서 인권위가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결과, 해당 복지기관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인권침해가 일어났는데, 주로 시설장 고씨는 장애인들에게 폭행 및 가혹행위, 작업동원, 의료조치 방임 등을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장애인들의 발바닥을 대나무 막대기 등으로 수시로 때리고 무릎을 꿇고 손을 들게 하는 꾸중을 내렸다.

이에 관한 조사에서 고씨는 “체벌에 대한 훈육이 중요하다”며 밝히기도 했다. 체벌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고씨는 한 장애인이 본인의 체벌을 거부하자 다른 장애인을 시켜 다리를 붙들게 하고 300회가량 발바닥을 때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는 쇠줄로 발을 묶고 고리에 건 후 폭행을 하기도 했다.

거주 장애인들이 말을 듣지 않을 경우에는 발바닥을 때리는 것은 기본, 직원들이 퇴근하고 난 후엔 쇠사슬로 발을 묶었다. 손가락을 빨거나 밖에 나간다는 이유로 장애인들에게 폭행을 자행한 것.

특히, 장애 2급인 11세 아동에게도 이 같은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거주인들은 2m가량의 쇠사슬에 묶인 상태로 밥을 먹고 잠을 잤다. 아울러, 고씨는 장애인들에게 예배를 강요하며 서약서를 쓰거나 가지 않을 경우 벌을 주기도 했다.
 
현재 시설에서 벌어진 대부분의 체벌과 관련해서 고씨는 부인하고 있는 한편, 피해 장애인들은 지적장애로 인해 날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대부분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적이라 신빙성이 있다는 것이 인권위의 설명이다.

시설에서 벌어진 가혹행위는 성인뿐 아니라 10대 아동들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일부 10대 아동들은 야외에 있는 개장 안에 갇히기도 한 것. 해당 복지원에서 일했던 근무자와 다수 장애인들의 진술에 따르면, 구 화장실 건물, 마당에 방치된 철창, 보일러실 입구 공간 등 3군데에 위치한 곳 중 주로 화장실 건물과 마당 철창에 있는 개집에 개와 함께 감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주로 11~17세 아동들이 싸우거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이 같은 방식을 사용했다.

또한 의료 조치가 필요한 장애인을 수일간 방치하면서 시설장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올해 8월, 한 거주 장애인은 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턱뼈가 골절되었음에도 시설 측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틀이 지나고 나서야 병원으로 데려갔는데, 당시 고씨는 심각성을 알면서도 병원치료를 신속하게 받도록 조치하지 않았고 관찰일지조차 남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인권위가 해당 시설에 현장 방문을 갔을 때, 남녀 생활공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화장실에는 칸막이가 없이 변기만 세 개 놓여 있었다. 이는 용변을 보는 장면이 다른 거주인들에게 모두 노출돼 인권과는 거리가 있는 정황들이 포착된 것.

고씨의 이 같은 인권유린은 가혹행위에만 그치지 않았다. 시설 거주 장애인들의 노동력을 본인의 개인적인 업무에 무보수로 사용한 것. 그는 1000평의 개인 땅과 법인 소유의 150평 되는 땅에 마늘, 콩, 양파 농사를 짓고 ‘직업재활 프로그램’이라는 명목하에 10명 미만의 장애인들에게 수확을 시키거나 잡초를 뽑는 등의 작업 동원을 시켰다.

문제는 장애인들은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도 받지 못하고 착취당했다는 점이다. 이후 고씨는 최저 임금보다 낮은 수준으로 6만~10만원가량을 지불하기도 했지만 아예 주지 않은 경우도 태반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그는 지난해 8월, 자신의 집을 보수하는 작업에도 장애인 3명을 동원했지만 보수를 지급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이번 인권위 조사로 인해 법과는 동떨어진 고씨의 여러 ‘비위행위’들도 밝혀졌다. 그는 장애인이 국가로부터 받는 ‘장애수당’에도 손을 대 시설비 등에 사용한 것은 물론 정부로부터 받는 보조금을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퇴소 처리된 거주인을 시설에 살게 하고 이용료를 받았다.

현재 인권위의 발표로 인해 고씨의 장애인 인권침해 사실뿐 아니라 관리감독의 의무가 있는 관할 군청은 알면서도 눈을 감아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11년부터 고씨의 인권침해 문제를 인식하고 있던 군청은 거주인들에 대한 보호조치에는 무관심했던 것.

이번 사건을 인권위에 제기한 장애인인권센터에서 2013년에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보고서에 “2011년 지적사항과 관련 개선이나 점검이 없었다”며 “폭행여부가 심하게 축소되었다고 보인다”라고 적힌 상황을 보고도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인권위의 설명이다.

또한 일부 공무원은 거주인의 친척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 사실관계도 조사하지 않고 오히려 시설장의 고충을 대변하며 민원 취하를 권유하기도 했다. 이에 인권위 관계자는 “고씨를 검찰에 고발했고 전남 신안군청에 해당시설을 폐쇄하고 담당 공무원을 징계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신안군 복지팀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서 통감을 느끼며 할 말이 없다”며 인권침해 사실을 알고도 시행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담당자가 바뀌면서 인계가 잘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안군의 해명

또한 민원 건에 대해서는 “민원이 들어오면 전산처리에 남는데 그렇지 않았다”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해명 했다.

dbfl64580@hyundaenews.com

<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본 기사의 저작권은 <주간현대>에 있습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포토뉴스
9월 둘째주 주간현대 1111호 헤드라인 뉴스
1/2
광고
많이 본 기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