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환 경희대병원 교수, 영상의학과 사용설명서

혈관 수술에서 암 치료까지 ‘치료의 핵심’ 파고든다!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3/08/25 [11:51]

권세환 경희대병원 교수, 영상의학과 사용설명서

혈관 수술에서 암 치료까지 ‘치료의 핵심’ 파고든다!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3/08/25 [11:51]

영상의학과는 CT나 MRI 등 영상검사 결과 판독하는 곳? 무슨 소리!

좁아진 혈관 넓히고 터진 혈관 막는 등 환자 치료의 ‘보이지 않는 손’

 

▲ 권세환 경희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가 중재 시술을 하고 있다.  


영상의학이 기존 외과적 절제술로 접근이 힘든 뇌혈관을 비롯한 혈관질환, 몸속 깊은 곳에 발생한 암, 분만 환자의 산후출혈 치료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비약적인 발전으로 치료를 위한 중재 시술(인터벤션)도 활발해진 탓이다.

 

중재적 시술은 영상장비로 몸 속을 관찰하면서 피부에 작은 구멍을 만든 뒤 혈관이나 다른 원하는 신체 부위에 직접 카테터(도관)나 의료용 바늘을 넣고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8월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영상의학과가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검사 결과를 판독하는 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중재 시술이 좁아진 혈관을 넓히고, 터진 혈관을 막아주는 방식으로 환자 치료에 있어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술을 돕는 역할을 넘어 치료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권세환 경희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인터벤션은 크게 혈관계 인터벤션과 비혈관계 인터벤션으로 나뉜다”면서 “내과계의 약물 치료와 외과계의 수술 치료를 서로 연결시키며 마취, 절개, 출혈이 없어 ‘3무(無) 시술’로도 불린다”고 말했다.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 사이에서 최적의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중재 시술이 훨씬 정교해졌다는 게 권 교수의 설명이다.

 

권 교수는 “인터벤션은 질환 병변 부위에 색전제·경화제·항암제 등의 약물을 주입하거나 협착된 부위에 특수관을 장착할 수 있다”며 “또 고주파 열을 쪼여 종양을 태우기도 하고 혈전이나 결절을 깎아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혈관만 있으면 어떤 부위도 침투가 가능한 치료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암 치료에도 인터벤션이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암 조직이 너무 클 경우, 혹은 전이가 돼 수술 시 정상 조직까지 침범할 우려가 클 경우 인터벤션을 통해 종양을 열로 지지거나 얼음으로 괴사하는 방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인터벤션은 전립선비대증이나 자궁근종 치료로도 확대되고 있다. 전립선과 자궁근종을 향하는 혈관을 선택적으로 막아 조직을 커지지 않게 하거나 괴사시키는 방식이다.

 

관절염과 무릎·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비정상적인 혈관을 찾아 치료하는 통증 인터벤션과 우리 몸의 순환을 담당하는 림프관을 원활하게 돕는 림프관 인터벤션도 최근 주목을 받는 인터벤션 연구 분야 중 하나다.

 

권 교수는 “인터벤션은 국소마취와 최소침습이라는 특징으로 시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누구보다 환자에게 환영받는 시술”이라면서 “단지 혈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시술 후 혈관이 터지거나 출혈이 생기지 않도록 충분히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술 부위에 균이나 염증이 생기면 자칫 치명적일 수 있어 시술 후 관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벤션으로 산후출혈이 너무 심해 약물로 조절이 안 되고 수술하면 자궁을 적출할 수밖에 없는 산모를 살릴 수도 있다.

 

권 교수는 “산모가 젊고 첫 출산이었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신중해야 했고, 산부인과 의료진과 논의를 하다가 자궁동맥 색전술로 출혈을 막아보자고 제안했다”면서 “다행히 인터벤션 시술로 출혈을 막을 수 있었고 나중에 산부인과를 통해 둘째까지 잘 낳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다만 인터벤션이 모든 질환 치료의 정답은 아니다. 환자마다 질환의 상태와 치료 선호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영상의학과는 환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기 때문에 담당 진료과 의료진과 협진해 최선의 치료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경희대병원 영상의학과 인터벤션팀은 응급 질환에 대비하기 위해 1년 365일 당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대형병원에서 온 의료진도 신속한 소통과 협진에 놀랄 정도다.

 

권 교수는 “국내 최초로 CT검사 기기를 도입한 경희대병원의 영상의학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면서 “오주형 병원장이 인터벤션팀 교수로 재직 중인데, 병원장이 당직을 서는 병원은 아마도 경희대병원이 유일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를 직접 만나지 않지만 질환의 치료는 물론이고 삶의 질까지 개선하는 영상의학과는 응급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환자를 위해 묵묵히 애쓰는 영상의학과 의료진들의 역할과 수고가 좀 더 알려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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