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민영(37)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tvN 월화극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인기몰이를 했지만, 사생활 논란으로 마음고생이 심했기 때문이다. 2022년 9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41)씨와의 열애설로 구설에 오른 후 1년여 만의 복귀다. 박민영은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이라고 생각한 적도 많다”고 털어놨다. 아직도 여러 의혹을 받고 있지만, 본업 복귀 후 연기의 소중함을 다시 느꼈다. 박민영은 “이제 신인의 마음”이라며 “배우 박민영으로서 시간을 보낼 때가 가장 행복하다. 이제 앞만 보고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남편과 절친 불륜 목격하고 살해 당한 여인 역···“신인의 마음으로 연기”
“인간 박민영 실수하고 스크래치 났지만 20년 연기한 박민영은 떳떳하다”
▲ 배우 박민영은 암 투병 여인 캐릭터를 제대로 그리기 위해 극 초반 몸무게를 37㎏까지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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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눈물) 사실 가장 최악일 때 만났다. 제작사 DK E&M 김동구 대표가 많이 기다려줬는데, (사생활 구설로) 못할 것 같아서 고사하려고 했다. 김 대표와 손자영 CP, 신유담 작가가 ‘박민영 아니면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연기자로서 더 보여주면 좋겠다’고 조언해줬다. 나를 아껴준 분들께 한 번 실망을 끼쳤으니,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보여주고 싶었다. 나 자신을 뛰어넘고 싶었다. 인간 박민영은 조금 실수해 스크래치가 났지만, 20년간 연기한 박민영은 떳떳하다. 그래서 더 죽기 살기로 했다.”
tvN 월화극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남편 박민환(이이경 분)과 절친 정수민(송하윤 분)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 당한 강지원(박민영 분)이 10년 전으로 회귀, 인생 2회 차에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동명 웹소설이 원작이다. 1회 5.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 16회 11.9%로 막을 내렸다.
“이렇게 자극적인 드라마는 처음”
박민영은 극 초반 암 투병하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몸무게를 37㎏까지 줄였다. 박민영은 “이온음료로 버텼다”며 “내 몸을 조금은 망가뜨리면서 연기하니 강지원의 감정에 조금 가까워졌다”고 돌아봤다.
“박민환과 정수민이 침대에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했을 때 힘이 없었다. 단전에서 소리를 끌어내도 쇳소리밖에 나지 않았다. ‘미친 것들아!’라고 소리를 지르는데, 데시벨이 안 올라갔다. 몸무게를 37㎏까지 뺀 뒤 전날에는 이온음료도 마시지 않아서 힘이 없었다. 소리를 한 번 지르면 이명이 생겨서 쓰러질 뻔했다. 수중 촬영도 직접 했다. 숨이 목까지 찰 정도로 연기해서 뜻 깊다. 이 작품의 성공 여부,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그 자체에서 오는 의미가 있다.”
이 드라마는 로맨스물에 막장 요소를 버무려 재미를 더했다.
박민영도 “이렇게 자극적인 드라마는 처음”이라고 할 정도다. 강지원 역할을 소화하며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진 않았을까. 박민영은 “나는 강지원과 그렇게 많이 닮지는 않았다”면서도 “비슷한 건 있더라. ‘한 번의 실수를 되돌리겠다’는 의지와 ‘굳건하게 살아야겠다’는 독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드라마가 후반부로 갈수록 ‘고구마 맛 사이다’라는 평가를 얻은 것에 대해서는 “좀 더 통쾌하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는 강지원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했다”고 짚었다.
“(박민환과 정수민의) 상견례에서 독수리 옷을 입고 깽판을 칠 때 가장 희열을 느꼈다. ‘독기룩’의 끝판왕이었다. 대본에 페이크 퍼와 망사 스타킹, 스모키 메이크업이라고 적혀 있어서 이게 가능할까 싶었다. 엎어치기까지 했는데, (털이 들어가서) 코를 풀면 까맣게 나올 정도로 열심히 했다. 1회차 인생 때 강지원의 굴욕과 설움이 날아가지 않았나 싶다. 강지원 입장에서 시원했다.”
강지원의 오피스룩은 화제와 논란 사이에 있었다. 무엇보다 2028년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비슷하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10년간 함께 일한 스타일리스트를 바꿨지만, 의사소통 문제로 인해 9회부터 원래 팀으로 돌아갔다.
박민영은 “오피스 관련 드라마를 세 번이나 하다 보니 더 이상 새로운 룩이 나올 것 같지 않았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웹툰을 보면 <김비서>와 그림체가 닮았다. 머리 스타일, 액세서리, 스타일링 등이 비슷해 ‘김비서같다’는 말이 나올 것 같았다”며 “인생에 바닥을 쳤다고 생각했을 때 나도 변신하고 싶더라. 그래야 새로운 삶을 사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고 해명했다.
동창회에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는 장면과 관련해선 “대본에 메이크업을 하고 ‘드레스 업’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면서도 “내가 조금 과했던 것 같긴 하다. 살을 다시 찌우지 못한 상태여서 머리와 옷을 좀 더 과감하게 해야 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 “중간에 변신의 시도가 드라마적 허용에 조금 벗어난 지점이 있었다”면서도 “어차피 판타지라서 확실하게 달라지고 싶어 의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쪽 어깨가 파인 정장룩을 ‘예방주사룩’이라고 하더라. 몇 착장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장면이 길게 나오더라. 나도 보면서 어깨 파인 옷에 천을 붙여주고 싶었다. 내가 너무 고증에 매달려서 2013년 패션 아이템에 집중했는데, 오프 숄더가 첫 번째로 떴다. 소통의 문제가 조금 있었다”고 말했다.
회귀 후 재벌3세 유지혁(나인우 분)의 로맨스 케미스트리가 잘 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나인우씨가 로맨스를 찍은 경력이 별로 없더라. 그래서 내가 의견을 많이 낸 편이다”라며 “초반에 대학생 역할까지는 딱 좋았는데, 로맨스 서사가 조금만 더 촘촘했다면 힘을 얻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중·후반부로 갈수록 빌런 박민환·정수민 커플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그렇게 흘러가는 건 알고 있었다. 어쨌든 악의 기운과 선한 기운이 맞붙으면 ‘빌런’에 시선이 더 가게 마련이다. 초반에 강지원의 1인칭 시점에서 몰입해 시청자를 고정시킨 다음에 빌런이 나타나야 더 시원한 사이다가 될 수 있었다”고 짚었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지만, 16부는 조금 길다고 생각했다. 12~13부였다면 더 깨끗한 결말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내 욕심 같다. 어찌 됐든 사이다를 위한 ‘빌드 업’이 필요한데, 그걸 내가 맡았고 충실히 이행해 아쉽지는 않다.”
첫사랑 백은호(이기광 분)와의 사투리 연기도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박원국 PD가 부산 토박이다. 이기광씨는 사투리 선생님이 있었고, 난 부산 출신인 유희연(최규리)씨한테 배웠다. 그런데 논란이 일어나는 걸 보고 물어보니 경상도에서도 억양이 다르다고 하더라. 차라리 나한테 ‘러시아어를 하라고 하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사투리가 어려웠다. 수백 번 연습하고 내뱉어도 현지인처럼 안 들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PD님은 80% 오케이를 줬는데, 이기광씨는 조금 안타깝다. 옆에서 정말 열심히 한 걸 봤다. 사투리 신이 나오면 서로 녹음기로 듣고 연습했다.”
▲ 강지원(박민영 분)이 10년 전으로 회귀, 인생 2회 차에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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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보여주지 않은 모습 많다”
드라마 완성도는 떨어졌지만, 캐릭터를 향한 애정은 남다르다.
박민영은 “내 필모그래피 안에서 손꼽으라고 하면 이번 드라마를 넣을 것”이라며 “전체적인 완성도와 상관없이 강지원은 나에게 울림을 줬다. 이 캐릭터를 사랑해서 작품성과 별개로 잊을 수 없을 것이다”라며 애정을 보였다.
“차기작을 보고 있고, 계속 일을 해나갈 계획이다. 아직 내가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 있다. 사실 나는 몸을 잘 못 쓰는 편이 아니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좀 더 유연할 때 몸을 좀 쓰는 역을 해볼까 한다.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이런 희망을 갖게 된 것 자체만으로도 큰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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