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족부전문의가 알려주는 100세 인생 좌우하는 두 발 혁명

“발 건강 핵심은 풋코어 근육…발이 무너지면 몸도 무너진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24/03/29 [11:23]

정형외과 족부전문의가 알려주는 100세 인생 좌우하는 두 발 혁명

“발 건강 핵심은 풋코어 근육…발이 무너지면 몸도 무너진다”

김혜연 기자 | 입력 : 2024/03/29 [11:23]

100세를 사는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마냥 행복할 건 아니다. 병치레를 하며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사는 100세와 두 발로 걸어다니며 행복하게 사는 100세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려면 뼈 건강, 마음 건강 등 무엇도 중요하지 않은 게 없지만 두 발의 건강도 빼놓을 수 없다. 사람은 걸어야지 운동을 할 수 있고, 운동을 할 수 있어야지 생동감을 느끼며 에너지가 돌기 때문이다. 100세까지 행복하게 사는 비결은 두 발로 건강하게 걷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 건강의 중요성을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 인하대학병원 정형외과 족부전문의인 김범수 교수는 “두 발의 건강이 100세 인생의 건강을 좌우한다”며 “발 건강의 핵심은 풋코어 근육”이라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20년간 의사로 일하며 수많은 환자를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발 건강 관리 노하우를 담은 책 <100세 시대 두 발 혁명>(비타북스)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100세까지 두 발로 걸으며 생동감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면 김 교수의 ‘발 건강 바이블’에 주목하라.

 


 

“발이 고장 나면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건강 잃을 수 있어”

“그러므로 지금, 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풋코어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발을 오래 쓰는 비결은 ‘부드러움’···스트레칭과 관절 운동 꾸준히 해줘라!

발 아프면 발만 주무를 게 아니라 허벅지·종아리·발바닥·발가락 이완시켜야

 

“나무에 뿌리가 있다면 인간에게는 두 발이 있다. 발은 가장 밑바닥에서 우리 몸을 지탱해주고,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발의 면적은 두 발을 합쳐도 전신의 2%에 불과하다. 그렇게 작은 면적이 몸 전체 무게를 지탱하고 있으니 한 발로 서면 자신보다 100배에 달하는 크기를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발은 매 순간 우리가 걷고 달릴 때 바닥을 박차고 나갈 수 있도록 단단해졌다가 착지할 때는 카멜레온처럼 부드럽게 변신해서 충격을 흡수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인하대학병원 정형외과 족부전문의인 김범수 교수는 “몸에 코어 근육이 있듯이 발에도 풋코어 근육이 있다”면서 “발 건강의 핵심은, 발을 심장처럼 뛰게 해주는 풋코어 근육”이라고 역설한다.

 

▲ 100세까지 행복하게 사는 비결은 두 발로 건강하게 걷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은 제주 이호테우해수욕장에서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들.  

 

“발은 인체공학상 최고의 걸작”

 

김 교수는 20년 동안 진료실에서 고통받는 수많은 환자를 만나며 두 발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은 치료법과 좋은 의사를 만나는 것은 차선이고, 하루라도 빨리 건강을 지키는 것이 최선이라는 진리를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자 2021년 유튜브 〈김범수 교수의 발 편한 세상〉을 오픈했다. 50여 개의 동영상으로 12만 명의 사람들이 구독하는 실버버튼 채널이 되었고, 누적 조회 수는 1000만 뷰를 돌파했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건강 자문의로 출연하며 올바른 건강 지식을 설파하는 ‘발 건강 지킴이’로 활동하는 김 교수는 “100세 시대,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은 두 발에 달려 있다”면서 “발이 고장 나면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건강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우리의 발은 100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지금, 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풋코어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전 국민이 발 편한 100세 인생을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알짜배기 노하우를 담은 책 <100세 시대 두 발 혁명>도 출간했다. 아울러 그는 “발이야말로 인체공학상 최고의 걸작”이라고 극찬한다. 그 이유는 뭘까?

 

“발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한 발에는 총 26개의 뼈가 있는데, 영어 알파벳이 총 26자이니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전신의 뼈가 206개인데 두 발을 합쳐 52개이니 전신의 뼈 중 25%가 발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발을 제외한 다리의 나머지 부분 즉, 허벅지와 종아리는 발보다 훨씬 면적 이 넓지만 단지 4개의 뼈(대퇴골, 슬개골, 경골, 비골)로 구성되어 있다. 한쪽 다리를 구성하고 있는 뼈는 허벅지부터 발끝까지 다 합쳐서 총 30개로 이 중 26개가 발에 있다. 그만큼 발의 구조와 기능이 복잡하고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뼈 외에도 한쪽 발에는 30개의 관절, 19개의 근육, 107개의 인대가 아주 정교하게 이어져 있다.”

 

그래서 김 교수는 “무릎과 비교하면 발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무릎은 단지 4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고 단순히 구부리고 펴는 동작만 수행한다. 무릎은 관절도 크고 발보다 적은 무게를 감당하는데도 내구성이 떨어져서 퇴행성관절염이 잘 생긴다. 나이가 들면 발보다 무릎이 아픈 환자가 훨씬 많다. 매년 우리나라에서 관절염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 수를 살펴보면 발목보다 무릎 환자가 100배나 많다. 무릎에 비하면 발은 여러 개의 작은 뼈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하여 다양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부품도 많고 더 큰 하중을 감당하면서도 내구성이 훨씬 좋은 편이니, 그만큼 잘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손으로 전신을 떠받치며 물구나무서기를 하면 아무리 운동을 잘하는 사람도 1분을 버티기가 쉽지 않은데, 발은 그런 일을 매일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하루 동안 발에 가해지는 무게는 얼마나 될까?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발에는 체중이 실린다. 체중 60kg인 사람이 하루 만 보를 걸으면, 두 발에 누적되는 무게는 총 600톤(60kg×10,000=600,000kg =600p)이나 된다.

 

그런데 일부러 걷기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하루에 수천 보씩은 걸으니, 발은 매일 수백 톤의 무게를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달리기를 하면 체중의 4배 정도나 되는 하중이 발에 실리게 되므로 걸을 때보다 더 큰 충격이 가해진다. 달리는 속도와 보폭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 시간 동안 달리기를 하면 보통 6000~1만 보 정도를 뛴다. 이때 누적되는 무게는 한쪽 발에 약 720~1200톤이나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생 동안 걷는 거리는 얼마나 될까? 사람마다 활동량과 보폭도 다르고 수명도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크지만, 하루에 4000~6000보를 걷는다고 했을 때, 평생 약 1억2000~1억8000(4000~6000보×365일×83.6년(2021년 대한민국 평균 기대수명))를 걷게 된다. 이를 거리로 환산하면 평균 보폭 0.76m로 계산했을 때 약 9만3000~13만9000km가 된다. 

 

발 건강 핵심은 ‘부드러움’

 

김 교수는 이렇게 대견하고 소중한 발을 건강하게 오래 쓰는 비결은 “부드러움에 있다”고 설명한다. 

 

“강하면 부러지고 뻣뻣하면 찢어지지만, 부드러우면 오래 가는 법이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은 근육과 힘줄이 부드럽고 유연해서 하루 종일 뛰어놀아도 마치 고무줄처럼 근육이 잘 찢어지지 않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근육과 근막, 인대와 힘줄은 조금씩 탄성이 줄고 뻣뻣해진다. 평소 스트레칭과 관절 운동을 꾸준히 해주지 않으면 관절 운동 범위도 줄어든다. 당뇨나 류머티즘 같은 질환이 있으면 강직이 더 심해진다.

 

뻣뻣해진 조직은 마치 탄성이 없는 종이 같아서 갑자기 세게 당기거나 반복적으로 잡아당기면 섬유 가닥이 파열되거나 뼈에 부착하는 부위에서 뜯어진다. 이런 식으로 힘줄에 염증이 생기면 건염, 근막에 염증이 생기면 근막염이라고 부른다. 팔을 많이 써서 생기는 테니스엘보나 골프엘보, 발을 많이 사용해서 생기는 족저근막염이나 아킬레스건염 모두 비슷한 원리로 생긴다.”

 

또한 근육과 힘줄이 충분히 이완되지 않고 뻣뻣한 상태로 걷거나 다른 운동을 바로 시작하면, 탄성이 줄어든 상태에서 갑자기 잡아당기는 것과 같아서 더 쉽게 손상될 수 있다는 것. 운동하기 전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근육과 힘줄, 근막 등을 이완시키고 부드럽게 해서 부상을 예방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우리 몸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발은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체중을 떠받치기 때문에 손상되기 쉽다. 따라서 발을 오래 쓰기 위해서는 부드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부드럽게 하는 방법은 마사지와 스트레칭이 있는데, 둘의 차이가 뭘까? 

 

마사지는 압을 가하며 누르기, 쓸기, 주무르기 등의 방법으로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피로를 덜어 주고 근육의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이에 비해 스트레칭은 근육과 근막을 더 길게 늘림으로써 유연성을 향상시킨다.

 

그렇다면 정확히 어디를 어떻게 이완시켜야 할까? 발바닥이 아프면 발바닥만 열심히 주무르면 될까? 그렇지 않다!

 

“우리 몸은 근막이라고 하는 콜라겐 섬유로 구성된 얇고 튼튼한 막으로 전신이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한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부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발은 다리 전체의 근막과 인접한 종아리 근육 및 아킬레스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발이 아프면 발만 주무를 게 아니라 허벅지와 종아리, 발바닥과 발가락 관절까지 골고루 이완시켜야 한다.”

 

▲ 일부러 걷기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하루에 수천 보씩은 걸으니, 발은 매일 수백 톤의 무게를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족저근막염 쫓는 스트레칭

 

김 교수는 족저근막염을 낫게 하는 운동으로 ‘발바닥 스트레칭’을 권한다.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정말 많다. 몇 년 동안 병원을 다니며 온갖 치료를 다 해봤는데도 낫지 않는다고 하소 연하는 분들도 많다. 그런데 그런 분들에게 ‘스트레칭은 열심히 하셨어요? 스트레칭 하는 거 한번 보여주세요’라고 하면 대부분 어떻게 하는지 모르거나 제대로 하지 않고 대충 문지르는 흉내만 낸다. 족저근막염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스트레칭이다. 스트레칭만 제대로 하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족저근막염은 대부분 저절로 호전된다. 하지만 반대로 아무리 비싼 치료를 하더라도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낫지 않거나 잠시 좋아졌다가 금방 재발한다.”

 

구독자 수십 만을 거느린 유튜버로 활약하는 김 교수가 유튜브 콘텐츠 ‘김범수 교수의 발 편한 세상’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바로 족저근막염 때문이라고. 그는 “스트레칭 방법만 제대로 알고 열심히 하면 병원에 올 필요도 없이 대부분 좋아지는 병인데 이걸 몰라서 고생하는 분들이 너무 많더라”면서 “환자들을 위한 교육용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는데, 이 영상을 보고 효과를 봤다는 댓글들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조회수가 130만을 훌쩍 넘었다. 이 간단한 스트레칭 운동 방법을 몰라서 발바닥 통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전국적으로 이렇게 많은지 나도 깜짝 놀랐다”고 했다.

 

족저근막염과 스트레칭

 

‘발바닥 스트레칭’을 하기 전에 왜 해야 되는지 알고 해야 한다. 족저근막염이 생기는 이유는 족저근막이 뻣뻣하기 때문인 경우가 가장 흔하다. 평소 스트레칭을 잘 하지 않고 살아 왔기 때문이다. 자고 일어나거나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발바닥은 편안하게 약간 오그라든 상태가 되는데, 갑자기 일어나서 체중을 싣고 걸으면 발바닥이 늘어나면서 족저근막이 양 끝으로 당겨지게 된다. 반복적으로 그런 일들이 발생하다 보면 족저근막에 미세한 손상이 생기고, 염증과 통증으로 이어진다. 

 

손상된 조직은 가만히 있으면 염증반응을 거쳐 자연적으로 치유가 되지만 문제는 족저근막염에 걸렸어도 걷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 발자국 걸을 때마다 이미 손상된 족저근막에 추가적인 미세 손상과 염증이 반복적으로 생기기 때문에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잘 낫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족저근막염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족저근막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들어서 걷더라도 잘 찢어지지 않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 방법이 바로 스트레칭이라는 것.

 

족저근막염에서는 발바닥 스트레칭이 제일 중요하지만, 종아리 스트레칭과 풋코어 근육 강화 운동도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고. ‘풋코어 근육 자가검진 테스트’와 ‘족저근막 스트레칭’ 동작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풋코어 근육 자가검진

 

1. 뒤꿈치와 앞꿈치를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5개 발가락을 모두 들어 올리고 사이사이가 모두 벌어지도록 쫙 벌린다. 부채살 펴듯이 또는 개구리 발가락처럼 쫙 펴져야 한다.

 

2. 그 상태에서 엄지발가락과 새끼발가락만 내려서 바닥에 붙인다. 2, 3, 4번째 발가락은 높이 들고 쫙 벌린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 이 동작은 상당히 난도가 높기 때문에 한 번에 성공했다면 근육이 개별적으로 잘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혹시 잘 안 되는 사람이라면 풋코업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족저근막 스트레칭

 

1. 의자에 앉아 한쪽 발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린다.

2. 같은 쪽 손으로 발가락을 말아 쥐고, 발가락 관절이 위로 꺾이도록 발가락을 몸 쪽으로 당긴다

3. 반대쪽 손으로는 발뒤꿈치를 잡고 밀어낸다.

4. 종아리 아랫부분과 발바닥이 시원하게 늘어나는 것을 느끼면서, 약 20~30초간 자세를 유지한다.

5. 발가락이 꺾인 상태에서 발바닥에 팽팽하게 느껴지는 굵은 힘줄 같은 조직을 만져본다. 그게 바로 족저근막이다. 족저근막이 팽팽해진 상태에서 뒤꿈치에서 앞꿈치 방향으로 압을 가하며 문지르듯이 족저근막을 늘려 준다. 10~15회 정도 쭉쭉 밀어준다.

6. 반대쪽 발도 같은 방법으로 스트레칭한다.

 

그럼 스트레칭은 하루에 몇 번이나 하는 게 좋을까?

 

김 교수는 “아침에 일어나서 발을 딛고 서기 전에, 침대에 걸터앉아서 발바닥 스트레칭부터 해야 한다”면서 “스트레칭은 수시로 많이 할수록 좋다”고 설명한다.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볼 때나 일하다가 잠깐씩 쉴 때 등 틈 나는 대로 많이 해주는 게 좋다는 것. 특히 많이 걷거나 달리기를 하기 전에 반드시 발바닥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또한 대부분의 족저근막염은 스트레칭만 열심히 해도 좋아지지만, 잘 낫지 않는 사람들 중에는 풋코어 강화 운동을 하고 나서야 비로 소 좋아졌다는 경우들이 꽤 있다.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비 밀이 숨겨져 있다. 풋코어 근육이 약해지면 근육이 약해진 만큼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증가한다는 점이다. 스트레칭을 하더라도 근육이 약해져서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절대적인 부하가 증가하면 결국 무리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풋코어 근육을 길러서 족저근막으로 가는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족저근막염을 낫게 하는 중요한 근본 해결책이다.

 

종아리 스트레칭을 하는 이유

 

김 교수는 또한 “발이 아플 때 발만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상당히 많은 경우에는 종아리와 아킬레스건의 단축 또는 뻣뻣함이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종아리와 발은 서로 이웃사촌이기 때문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종아리나 아킬레스건이 문제가 되는 건 뻣뻣하고 긴장되거나 단축되었을 때이다. 영어로는 아킬레스가 타이트(tight)하다고 표현하는데 충분히 이완되어 부드러운 상태가 아닌, 근육이나 힘줄이 긴장되어 팽팽하거나 뻣뻣한 상태를 말한다. 아킬레스 건의 길이가 약간 짧은 경우도 결과적으로 비슷하기 때문에 ‘아킬레스건이 짧다’ 또는 ‘단축되어 있다’고도 표현한다. 종아리와 아킬레스건이 충분히 이완되고 유연해야 발이 부드럽고 자유로울 수 있다. 종아리와 아킬레스건이 짧거나 뻣뻣해서 발뒤꿈치를 꽉 잡고 놓아주지 않으면 발목이 충분히 위로 젖혀지지 못하게 된다. 그런 상태로 계속 사용하면 발에 많은 무리가 간다. 그래서 종아리가 뻣뻣하면 족저근막염, 아킬 레스건염, 무지외반증, 지간신경종, 중족골통, 평발, 발목 불안 정성 및 접질림 등 다양한 발 질환이 유발된다.”

 

왜 그럴까? 

 

김 교수는 “걷는 동작을 보면 우선 뒤꿈치가 먼저 바닥에 닿고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는다”면서 “그런 다음 발보다 뒤에 있던 정강이가 앞쪽으로 넘어가면서 몸의 무게중심이 앞으로 이동하는데, 이 동작은 발목이 부드럽게 꺾여야 가능하다. 발목이 부드럽게 꺾이려면 종아리가 충분히 느슨해져야 한다. 만약 종아리가 타이트해서 뒤에서 꽉 잡고 놓아주지 않으면 발목이 덜 꺾이기 때문에 몸의 무게중심이 충분히 앞으로 이동하지 못한다. 그런 상태에서 앞으로 추진하기 위해 억지로 발뒤꿈치를 떼려면 앞꿈치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이해를 돕기 위해 지렛대의 원리를 들었다. 

 

앞꿈치가 지지점이 되고 앞꿈치로부터 몸의 무게중심까지의 거리  지렛대의 길이가 된다. 같은 무게(체중)라고 하더라도 무게중심이 지지점에 가까울수록 발뒤꿈치를 들어올리는 게 더 수월해진다. 즉, 체중이 앞꿈치 쪽으로 많이 이동할수록 더 적은 힘으로 뒤꿈치를 올릴 수 있고, 그만큼 앞꿈치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어든다. 반대로 체중이 충분히 앞으로 이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뒤꿈치를 들어올리려면, 무게중심이 지지점으로부터 멀기 때문에 더 많은 힘을 써야 하고 앞꿈치에 가해지는 압력도 증가하게 된다.“

 

그러므로 발이 건강하려면 풋코어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종아리의 유연성이라고. 

 

그렇다면 종아리는 얼마나 유연해야 할까? 

 

”힘을 빼고 누워 무릎을 완전히 편 상태에서 진찰자의 손으로 발목을 위로 꺾었을 때 발목이 90도 위치보다 10~20도 정도까지 부드럽게 더 젖혀져야 정상이다. 만약 90도 정도에서 저항이 느껴지거나 종아리가 당긴다면 종아리나 아킬레스건이 단축되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상태에서 그대로 무릎을 살짝 구부렸을 때 발목이 훨씬 더 부드럽게 위로 젖혀진다면 종아리 중에서도 무릎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비복근이 단축되어 있는 상태이고, 무릎을 구부려도 발목이 더 젖혀지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 아킬레스건이 짧은 것이다.“

 

종아리의 유연성을 스스로 체크하는 방법도 있다. 발바닥을 땅에서 떼지 않고 완전히 쪼그려 앉는 게 가능한지 해보는 것이다. 발바닥을 땅에 붙이고 끝까지 쪼그리고 앉기 위해서는 종아리가 유연하고 발목이 부드럽게 꺾여야 한다. 만약 발뒤꿈치를 떼지 않고서는 끝까지 쪼그리고 앉지 못하거나, 몸이 뒤로 넘어가려고 한다면 아킬레스건 단축이 상당히 심한 상태다. 이런 사람들은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할 때 뒤로 넘어가지 않기 위해 벽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 고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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