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4월 5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 71조 원, 영업이익 6조6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1.37%, 영업이익은 931% 늘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이 70조 원대를 회복한 것은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전체 영업이익( 6조5700억 원)보다 많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늘고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매출 71조, 영업이익 6조6000억···2023년 1분기 대비 매출 11.37% 증가
글로벌 반도체 수요 늘고 값 오르면서 앞으로 실적 더 좋아질 것이란 전망
▲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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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일부의 우려를 씻고, 올해 1분기(1~3월) 쾌조의 실적을 기록하며 연간 30조 원대 영업이익 회복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삼성전자는 4월 5일 연결 기준으로 매출 71조 원, 영업이익 6조6000억 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DS 부문 5분기 만에 흑자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63조7454억 원, 영업이익 6402억 원 대비 각각 11.4%, 931.3% 급증한 실적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큰 폭 웃돌았다.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영업이익 컨센서스(최근 3개월 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조2636억 원으로, 이보다 1조3000억 원 이상 많은 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설루션) 부문이 1조8000억~1조9000억 원가량 영업이익을 내며 5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지난해 반도체 업계의 감산으로 반도체 가격이 크게 뛴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은 지난해 1분기 4조5800억 원 적자를 시작으로 작년 1년 동안 총 14조88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었다.
김록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이익이 추정치를 대폭 상회한 요인은 메모리 부문의 펀더멘털뿐만 아니라 재고평가 환입 규모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특히 그동안 쌓아뒀던 메모리 ‘악성 재고’를 덜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메모리 시장 거래가격 인상으로 몸값도 더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처럼 메모리 업황이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증권가에선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 컨센서스로 매출 304조4198억 원, 영업이익 34조7273억 원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올 1분기에만 시장 기대치를 25.4%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다. 지금 같은 실적 개선 속도라면 영업이익이 40조 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역대 최고 영업이익은 지난 2018년 58조8900억 원이었다.
다만 올 2분기(4~6월)에는 메모리 업황 개선 속도가 다소 둔화될 수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메모리 평균판매단가(ASP)는 올해 1분기 20% 이상 상승한 뒤, 2분기는 3∼8% 수준으로 상승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수요 전망은 여전히 약하고, D램 공급사들의 재고 정리 노력에도 아직 재고가 정상 범위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예측했다.
그러나 최근 대만 강진으로 한국 메모리 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대만 강진 뒤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세계 3대 메모리 업체들은 모두 가격 협상을 중단하고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번 강진이 발생한 대만에는 마이크론이 첨단 D램 공장도 운영 중인데, 이번 지진으로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마이크론 측은 “우리는 운영 및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며 “이 평가가 완료된 후 고객에게 배송 계약에 대한 변경 사항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일 마이크론의 제품 공급이 장기간 지연된다면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
‘갤S24’가 이끈 MX의 봄
삼성전자의 첫 AI 폰 ‘갤럭시 S24’ 시리즈의 흥행에 힘입어 1분기 MX(모바일 경험) 부문 매출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지난 1월 출시된 이후 사전예약 신기록을 쓰는 등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4월 5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에서는 DX·DS 등 구체적인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MX·네트워크 부문 매출을 31조~34조 원, 영업이익을 약 3조8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는 MX·네트워크 부문 매출 31조8200억 원, 영업이익 3조9400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소폭 증가,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S24의 판매 실적이 전작을 뛰어넘는 수준을 보이긴 했지만, AP(앱 프로세서)나 카메라 모듈 등 부품값 상승의 영향을 일부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에도 갤럭시 S23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실적이 개선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 울트라 중심의 프리미엄 신모델 판매 호조와 운영 효율화 노력 등으로 매출 성장 및 두자릿수 수익성 회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비수기에 해당하는 직전 분기에는 MX·네트워크 부문이 매출 25조400억 원, 영업이익 2조7300억 원를 기록한 바 있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최대 약 35.7%, 영업이익은 약 39.1% 성장할 전망이다.
올 1분기도 2023년과 같이 갤럭시 S24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MX 부문이 견조한 실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국내 사전 예약 1주일 간 121만 대가 판매됐다. 전작 대비 12만 대 많은 역대 S시리즈 최고 기록이었다. 하루평균 사전판매량도 17만3000대에 달했다.
특히 갤럭시 S24 시리즈의 모델별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가장 고가의 울트라가 60%를 차지했고, 플러스는 약 21%, 일반형은 약 19%였다. ASP(평균판매가격)가 자연히 올라간 셈이다.
상상인증권은 갤럭시 S24 판매호조와 함꼐 MX·네트워크 매출액이 컨센서스를 웃돌아 전년 동기 대비 약 2.3%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유진투자증권은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5700만 대로 전분기 대비 8% 증가하고, ASP는 340달러로 30%가량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MX/네트워크 사업부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개선된 실적을 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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