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비전 ‘오션 트랜스포메이션’ 강조··신사업 전략 담긴 그 기업 상반기 IPO 최대어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이 신사업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초 ‘CES 2023’에서 밝힌 HD현대그룹의 새로운 비전인 ‘오션 트랜스포메이션’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은 그룹 차원에서 오션 모빌리티(친환경 미래 선박), 오션 와이즈(해양 디지털 플랫폼), 오션 라이프(해양 생활공간 확장), 오션 에너지(해양 에너지 활용) 등 4개 과제를 통해 조선사업 디지털화와 인공지능화 등을 통해 친환경 해양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또 올해 초 ‘CES 2024’에서는 정 부회장이 AI(인공지능) 기반 탄소배출 모니터링 솔루션을 직접 소개하며 ‘오션 와이즈’ 성장 가능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계열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은 최근 포스코와 오션 와이즈 공급 계약을 체결해 상업화 첫발을 내디딘 바 있다.
이 같은 정 부회장의 ‘오션 비전’은 오는 5월로 예고된 HD현대마린솔루션의 IPO와 에너지 신사업을 위한 정관 변경으로도 이어진다. 2024년 상반기 IPO(기업 상장)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본격적 상장 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HD현대그룹의 조선·해양 산업 분야 종합 솔루션 기업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지난 3월 25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5월 내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사장은 지난 4월 2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열린 HD현대마린솔루션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의 성장세로 봤을 때 향후 5년 안에는 최소한 현재 매출에서 2배 이상은 늘어날 것”이라며 “우리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기업”이라며 매출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016년 11월 HD현대중공업의 선박 관련 유·무상 서비스 담당 조직을 통합해 출범했다. 현재는 정박·수리·개조 등 선박 생애주기 전반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박 전문 AS(애프터서비스) 회사’로 입지를 다졌다.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매출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사명을 HD현대글로벌서비스에서 현재 이름으로 바꾸고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했다. 2017년 매출 2403억 원, 영업이익 546억 원에 불과했던 실적도 지난해 1조4305억 원, 영업이익 2015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더 큰 도약을 위해 최근에는 코스피(KOSPI) 상장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5월 16~22일 수요예측을 한 뒤, 25~26일 일반청약을 거쳐 5월 내 상장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하게 될 예상자금이 약 3200억 원이 될 것으로 본다. 유입된 자금 중 AM사업 관련된 자금의 40% 이상을 물류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상장은 애프터마켓(AM)부문의 사업을 확장하는 의미가 남다르다.
선박 AM 사업은 안전한 운항을 위해 유지·보수에 필요한 선박 부품과 기자재 등을 조달해 교체 및 정비하는 사업이다. 30%대 마진율로 사실상 이 회사의 핵심 캐시카우(현금창출원)다.
지난해 매출액 약 1조4000억 원 중 43%에 달하는 비중이 이 사업에서 나왔으며, 벙커링을 제외한 핵심 사업 기준으로 봤을 때는 62%에 달한다.
이 사장은 “AM 사업의 핵심 경쟁력을 위해서는 물류 시스템을 잘 갖춰야 한다”며 “전 세계 법인에 있는 물류 창고를 확장해 획기적인 인프라를 갖추는 데 매출과 맞먹는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최종적인 목표는 신조 인도 이후 모든 선박의 생애주기 전반을 책임지는 ‘토털 마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박 AM 외에도 △친환경 선박 개조 △선박 디지털 제어 및 플랫폼 △선박 벙커링 등의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이 사장은 “선박 규제 정책의 영향으로 향후 친환경 선박 제조 사업이 회사의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라며 “해양 플랫폼 사업 역시 향후 조선 해양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보고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또한 “2023년 연말에 개발을 끝나고 이미 상용화가 된 상황으로 향후 오션와이즈를 계속 확장시킬 예정”이라며 “HD현대의 하이나스(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바스(항해보조 시스템)과 통합해 플랫폼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업 상장에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의 ‘뚝심’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018년 정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첫 대표를 맡은 ‘경영 출발지’다. 당시 정 부회장은 선박 AS 사업 부문의 성장성을 예측하고 직접 출범을 지시하는 등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이번 상장에서 HD현대에 구주 매출도 하지 않아 승계 작업과 무관한 IPO로 더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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