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잘 그려내 차가운 이미지···실제 모습 보여주고파 유튜브 시작
“앞으로도 거창한 것 말고 소소한 행복감 느끼면서 살아가고 싶다”
▲ 배우 유인영. 올해로 3년째 유튜브 채널 ‘인영인영’을 통해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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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인영(40)은 어떤 사람일까. 드라마에서 악역을 워낙 잘 소화했던 터라 실제로도 차가운 면이 있지 않을까 살짝 긴장하며 인터뷰를 기다렸다.
지난 9월 27일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유인영을 만났다. “요즘 유튜브 잘 보고 있습니다”라며 다소 의례적인 인사말을 건넸더니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기자님도 유튜브 채널 구독자인가요?”라고 묻는다. “그럼요”라고 했더니 만족스러운 듯 활짝 웃는다.
유인영은 2021년 11월부터 유튜브 채널 ‘인영인영’(구독자 약 8만 명)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원래 나는 사생활이 공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성격이었다. 그런데 항상 TV 드라마 배역을 통해서만 나를 보여주고 본모습은 보여줄 계기가 없어 아쉬웠다. 실제로 내 성격은 드라마와 갭(차이)이 너무 큰데, 그런 갭을 좀 줄일 수 있을까 싶어 유튜브를 하게 됐다.”
드라마 속 악녀 이미지 때문에 오해 꽤나 받았을 유인영은 자신의 성격에 대해 “내면에는 진짜 밝고, 또 조금 생소한 부분들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인영은 되게 차가운 것 같아’라고 말하는 분도 있다. 그런데 친한 지인들은 내가 밝고 장난기도 많다고들 한다.”
가까이서 본 유인영은 TV 속 모습처럼 우아하면서도 한편으론 장난기 많은 아이처럼 밝은 구석이 있었다. 유인영의 ‘라면 먹방’ 쇼츠 영상이 조회수 500만을 넘길 정도로 화제가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라면을 너무너무 좋아한다. 나는 먹는 걸 좋아해서 먹기 위해서 운동 하는 사람이다.”
우아한 미모로 소탈함을 드러내는 유인영의 반전 매력에 어찌 빠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유튜브에서 유인영은 골프·게임·서핑·낚시·테니스·레고 조립 등을 하며 ‘취미부자’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못하는 게 없어 보인다”고 했더니 “이것저것 뭔가 하는 건 많지만 사실 잘하는 건 없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도 “그게 창피하거나 부끄럽지는 않다”며 친한 언니와 있었던 일화를 들려준다.
“예전에 친한 언니가 인스타에 ‘나는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고 왜 이렇게 못 할까?’ 막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내가 그걸 보고 ‘언니, 그런데 꼭 잘해야 돼? 그냥 내가 즐겁고 내가 즐길 수 있을 정도까지만 하고 거기에 행복감을 느껴도 되는 거잖아. 무조건 완벽하게 잘할 필요는 없잖아’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나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유인영은 인터뷰 중간중간 긴 웨이브 머리를 쓸어 넘겼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고민할 땐 우수에 찬 눈빛을 보이며 짙은 아우라를 풍겼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때가 언제였냐”고 물었을 때도 그랬다.
“사실 활동을 하면서 매 순간이 힘들다. 매 순간이···그러니까 작품 들어가기 전에는 ‘내가 이 작품을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때문에 힘들고, 작품이 막상 들어갔을 때는 ‘이 많은 사람들과 내가 잘 어울려서 끝까지 마무리를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힘들다.”
“또 촬영하는 동안에는 ‘사람들이 내 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것에 대해 고민해서 힘들다. 촬영 후에는 ‘내가 연기를 진짜 잘한 걸까’ 하는 생각하면서 매 순간이 항상 힘들다.”
그럼에도 20년 차 배우 유인영은 “이렇게 힘든데도 연기할 때 행복하다”고 했다.
“새 작품에 들어가서 행복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서 일을 하는 게 행복하고, 새롭게 연기하는 게 행복하고, 뭔가 그 안에서 반응이 좋거나 내가 연기한 것에 대해 만족감이 들었을 때 행복하고…일이라는 게 행복과 힘듦 두 가지가 계속 왔다갔다 한다.”
내친 김에 연기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나는 연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이제는 빼도 박도 못 하게 연기 말고는 잘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매 순간이 힘들고 고민도 많지만 그래도 ‘나는 끝까지 간다’고 다짐한다.”
유인영은 요즘 ‘행복’이란 키워드에 꽂혀 있는 듯했다.
“옛날에 나는 ‘상을 받고 싶다’ ‘레드카펫을 밟아보고 싶다’ ‘주인공을 해보고 싶다’, 이렇게 명확한 꿈이 있었다. 그런데 그때는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행복하지도 않았다. 그냥 데뷔하고 계속 일만 하다 보니 그런 즐거움을 잘 몰랐었던 것이다.”
“요즘 유튜브 하면서 정말 작은 것에 행복감을 느끼는 나 자신이 기특하게 여겨졌다. 남들한테는 소소하고 별것 아닌 건데 나한테는 너무 신나는 일이 많다. 앞으로도 거창한 것 말고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싶다.”
이날 인터뷰 장소에는 유인영의 소속사 관계자 4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소속사 식구들과 대화 나누는 유인영의 얼굴에 행복이 꽃 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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