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20년 10월 14일 부친 정몽구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현대차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2년 만에 수장으로 나선 것이다. 지난 10월 14일로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을 맨 앞에서 이끈 지 만 4년을 넘겼다. 정 회장은 4년 전 취임사에서 고객, 인류, 미래, 나눔 등을 강조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 한다.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기울여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고객의 평화롭고 건강한 삶과 환경을 위해 모든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을 구현하겠다.”
‘정의선 체제’로 전환한 현대차그룹은 4년 만에 ‘환골탈태’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완전히 체질을 바꿨다. 단순히 판매량만 늘린 것이 아니라 성능, 품질, 사후관리 등 완성차의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4년 전 회장 취임사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인류·미래·나눔도 강조
4년 만에 영업이익 4조5000억 원에서 28조9000억 원로 540% 넘게 폭증
‘정의선 체제’ 4년간 환골탈태 모든 면에서 완성차 세계 최고 기업 우뚝
‘게임 체인저’ 주도하고 모빌리티 기업가 변신 덕분에 글로벌 체급 격상
인도법인 상장 인도 증시 사상 최대···정의선 “현대차 법인은 인도의 일부”
▲ ‘정의선 체제’로 전환한 현대차그룹은 4년 만에 ‘환골탈태’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완전히 체질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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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0월 14일 취임 4주년을 맞았다. 정 회장 취임 이후 자동차 판매량 글로벌 ‘톱3’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Software Defined Vehicle)이 중심이 되는 모빌리티 그룹으로 변신하고 있다.
정 회장이 ‘게임 체인저’를 주도하고 모빌리티 기업가로 변신한 덕분에 현대차·기아는 4년 전과 비교하면 ‘체급’ 자체가 달라졌다.
현대차·기아는 정 회장이 처음 취임한 2020년 약 635만 대의 자동차를 팔아 토요타·폭스바겐·르노에 이어 글로벌 판매 4위를 차지했다. 그러다 지난 2022년 르노를 제치고 글로벌 톱3에 사상 처음으로 올라섰고, 올해는 730만 대 판매로 토요타·폭스바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확실히 높아진 글로벌 위상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매출액은 2020년 163조2000억 원에서 올해 280조 원(증권가 예상치)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조5000억 원에서 올해 28조9000억 원 정도로 540% 넘게 폭증할 조짐이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급성장과 전기차·하이브리드차·스포츠실용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의 판매 증가로 ‘돈을 벌 줄 아는 회사’로 탈바꿈한 것이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시가총액도 올해 들어 지금까지 92조2000억 원으로 ‘꿈의 1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조만간 인도증시에 상장하는 현대차 인도법인만 해도 기업가치를 25조 원 넘게 인정받았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위상도 세계 최고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제 세계 각국 정부가 현대차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줄을 서는 시대가 됐다”며 “현대차 공장 하나만 유치하면 그 나라 경제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에는 116년 역사를 갖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현대차와 동맹을 맺었다. 차량 생산부터 기술 개발, 배터리 소재 및 철강 등 원자재 공동구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 걸쳐 협력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현대차·기아가 세계 주요 시장에서 각종 상을 휩쓰는 일은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영국과 스페인 등 유럽을 비롯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현대차그룹의 여러 차종이 ‘올해의 차’ ‘올해의 전기차’ ‘최고의 SUV’ 등 큰 상을 연이어 받았다.
‘정의선 시대’에 빠르게 성장하는 현대차그룹이지만, 도전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전기차 캐즘(수요 절벽)을 극복해야 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는 약 36만6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었다.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4.5%에서 올해 3.7%로 낮아졌다.
중국차 업체들의 도전도 매섭다. 중국 대표 자동차 업체인 BYD는 올해 1~9월 누적 판매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늘어난 275만 대에 달했다. 전기차만 놓고 보면 압도적인 세계 1위다. 올해 연간 판매 목표는 400만 대 이상으로 빠르게 세계 톱 완성차 업체를 추격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국 시장에서 기반을 닦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중국 업체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 시장을 단기간에 뚫기는 힘들어도 동남아시아나 중동, 중남미 같은 신흥시장에서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현대자동차그룹의 영업이익은 4년 만에 4조5000억 원에서 28조9000억 원 정도로 540% 넘게 폭증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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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0년 준비 박차
정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은 미래 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며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로 자율주행은 물론 수소, 로봇·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단순 완성차 업체를 뛰어 넘어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포석이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부터 2033년까지 자율주행, 수소, 로봇 등 미래 사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우선 현대차는 2033년까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 등에 14조5000억 원을 투입한다. 로보택시(무인택시) 실증 및 상용화와 슈퍼널(현대차그룹 도심항공교통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현대차그룹 로봇 자회사) 등에도 7조4000억 원을 쏟아붓는다.
현대차는 2033년까지 2조6000억 원을 들여 수소차를 위한 차세대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수전해(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등 신기술 확보에도 적극 나선다.
수소 밸류체인(수소 생산·운송·저장·활용) 사업화를 위해서는 2조5000억 원을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이미 자율주행 같은 미래 자동차와 관련해서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구글 자율주행 자회사인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웨이모와 파트너십을 맺고,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 원’을 위탁 생산하기로 했다. 웨이모의 6세대 완전자율주행 기술인 ‘웨이모 드라이버’를 아이오닉 5에 적용하고, 이 차량을 웨이모 원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는 현대차의 미래 사업 중 하나인 ‘자율주행 차량 파운드리(위탁 생산) 사업’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냈다는 의미다.
현대차와 웨이모는 2025년 말부터 웨이모 드라이버가 탑재된 아이오닉 5의 초기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다. 수년 내에 웨이모 원 서비스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수소 사업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단적으로 현대차의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 9월 기준 총 1032대를 기록해 1000대를 돌파했다.
현대차는 1998년부터 수소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2019년 세계 최초로 시내용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를 출시했으며, 지난해 고속형 수소전기버스 유니버스 FCEV도 선보였다.
현대차는 지난 2월에는 국내 최대 육상 운송회사인 KD운송그룹과 2027년까지 총 1000대의 수도권 공항·광역·시내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하는 업무협약도 맺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사업 연구개발은 싱가포르에서도 한창이다.
현대차그룹은 10월 8일(현지 시각) 싱가포르 현지에서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NTU)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으로 양측은 수소 에너지, 차세대 발전 사업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고, 싱가포르에 적합한 대체 에너지원을 공동 개발한다. 자원 순환형 수소를 통한 발전과 수소전기차를 통한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이 단적인 예다.
현대차그룹은 난양이공대학과 싱가포르 과학기술청과도 공동으로 3자 기업 연구소를 설립하고,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혁신 제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태세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현지에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개장한 이후 싱가포르를 글로벌 연구개발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도 총리와 다각적 협력 논의
정의선 회장은 얼마 전 경제 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와 또다시 면담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10월 22일(현지 시각) 열린 현대차 인도법인 인도증시 상장(IPO) 기념식에 참석하는 한편 현대차그룹 인도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인도를 찾았다고 밝혔다.
10월 21일(현지 시각) 인도 델리에 위치한 총리관저에서 진행된 면담에서 모디 총리와 정 회장은 인도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 발전과 인도-현대차그룹 간 다각적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모디 총리는 2014년 5월 총리에 취임한 후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인도 경제를 세계 5위 규모로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올해 열린 인도 총선을 거쳐 총리로 재선임돼 3기 내각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996년 인도에 진출한 이후 혁신적인 제품과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으로, 인도 톱 모빌리티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더 큰 도약을 위해 인도에 특화된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정 회장은 모디 총리와의 면담에서 인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정 회장은 “인도의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있으며, 인도와 한국의 경제적 협력이 늘어나면서 서로의 문학과 문화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에 대한 인도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에 감사를 전하고, 현대차그룹이 인도 국민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계획들에 대해 설명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자동차 시장 가운데 하나인 인도에서 28년 이상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인도에서 두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인도 정부의 관심과 인도 국민들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사랑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는 1996년 인도에 처음 진출한 이후 자동차 산업 발전, 고용 창출, 수출 증대 등 인도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지속적인 투자와 성장을 통해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과 ‘Viksit Bharat(발전된 인도) 2047’ 비전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인도 첸나이 현대차 1·2공장, 아난타푸르 기아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푸네지역에 현대자동차 3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정 회장은 또한 “푸네공장은 현대차에 있어서 의미가 큰 거점이 될 것이며, 모든 측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인도 정부와 마하라슈트라 정부에 감사드린다”면서 모디 총리를 내년 푸네공장 준공식에 초청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에 위치한 푸네공장은 현대차의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적용해 내년 하반기 완공된다. 1단계 17만 대 생산규모로 시작해 2028년 총 25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거점으로 확대한다.
인도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에 적극 동참 의지도 표명했다. 정의선 회장은 “인도에서 EV 모델을 지속 출시하고 EV 충전망 구축 및 부품 현지화 등 인도 EV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인도 정부와 계속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로보틱스, UAM, 수소, 소형원자로(SMR) 등 현대차그룹의 신사업들도 소개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최근 UAM, 로보틱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으며,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다”면서 “수소 생태계를 신속하게 조성하고 소형원자료(SMR), 청정에너지를 통한 탄소중립 활동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자원 재활용 등 순환 경제를 활성화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도기술연구소에서 인도 현지 개발 완결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소형차 개발 허브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R&D 우수 인력도 확대해 나갈 예정인 만큼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과 모디 총리는 앞서 여러 차례 만난 바 있다. 2015년 모디 총리의 방한과 2016년 및 2018년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 2018년 인도 ‘MOVE 모빌리티 서밋‘, 2019년 청와대 오찬 등에서 만나 양국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중추적 모빌리티 기업 위상 확고
현대차그룹은 성장하는 인도 모빌리티 시장에서 중추적 기업 위상을 확고히 하고, 주도적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현지 생산 능력 확대 ▲시장에 유연한 제품 라인업 전략 ▲하이테크 신기술 적용 ▲전동화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는 14억 인구를 보유한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며, 모빌리티 주요 거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인도 자동차시장규모는 500만 대로,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승용차(Passenger Car) 시장은 410만 대 규모로, 2030년에는 5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동화 정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구체적으로 15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기존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한편 GM의 푸네공장을 인수해 설비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 첸나이공장은 지난해 도장라인 신설 및 추가 설비 투자를 집행해 기존 77만 대에서 82만4천대로 생산능력이 증대됐으며,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도 올해 상반기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혼류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연간 43만1천대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푸네공장까지 완공되면 총 150만 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충분한 생산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인도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생산과 판매의 최적화를 통해 고객 만족과 수익을 동시에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에 유연한 제품 라인업 전략도 추진한다. 시장 변화를 면밀히 예측하며, 다양한 차급, 파워트레인에 걸쳐 최적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SUV를 선호하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인도 시장에 특화된 SUV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파워트레인도 기존 내연기관 위주에서 EV, HEV 등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특히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내년부터 EV 볼륨모델을 본격 양산한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초 첫 현지 생산 EV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아도 내년 인도 공장 첫 전기차 생산을 시작으로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EV 등 2030년까지 4종을 출시한다. 한국산 수입과 현지 생산을 병행해 고객에게 다양한 전기차를 공급할 예정이다.
신용등급 ‘트리플 크라운’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글로벌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적으로 미국 무디스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영국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신용등급 ‘A’를 받은 것이 대표 사례다.
‘정의선 시대’의 현대차와 기아는 판매 대수 기준 글로벌 톱티어Top-tier·최상위) 기업으로 도약했을 뿐 아니라, 재무 건전성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A등급을 받았다는 사실은 완성차 업계에서 상당한 신뢰를 준다는 평이다.
업계에 따르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등급을 받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메르세데스-벤츠, 토요타, 혼다에 이어 현대차와 기아뿐이다. 연간 생산 대수가 현대차·기아보다 많은 독일 폭스바겐의 S&P 신용등급은 ‘BBB+(안정적)’에 그친다. 이는 현대차·기아(A-)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이다. 미국 완성차 ‘빅3’로 불리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받은 신용등급은 B등급에 머물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신용등급 상향은 특히 올해 가파르게 이뤄져 주목된다. 두 회사는 올해 2월 무디스와 피치에서 A등급을 받은 지 6개월 만에 S&P에서도 신용등급 ‘A-(안정적)’를 획득했다.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비롯한 각종 재무 지표와 함께 유연한 생산 능력이 신용등급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