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혼다와 손잡고 개발한 최초 전기차 ‘아필라 1’을 최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 선보였다. 이 차량은 소니 기술력과 혼다의 안정적인 제조 역량을 결합한 결과물로, 오리진(8만9900달러)·시그니처(10만2900달러) 두 가지 모델로 시중에 출시될 예정이다. 소니와 혼다의 협력은 자동차 제조의 전통 틀을 깨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됐다. 지난 2022년 소니는 엔터테인먼트와 기술력을 자동차 산업에 접목하겠다는 목표로 혼다와의 합작법인 ‘소니 혼다 모빌리티(SHM)’를 설립했다.
전자의 소니, 자동차의 혼다 ‘크로스’···최초 전기차 ‘아필라 1’ CES 출동
샤오미 올해 6월 두 번째 전기차 출격···화웨이, 완성차와 협력 전기차 출시
▲ 소니와 혼다의 합작사 소니혼다모빌리티는 ‘CES 2025’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브랜드 첫 전기차 ‘아필라’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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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오랫동안 게임, 영화,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차량에 통합하려 했고, 혼다는 전통적인 제조 공정을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신뢰성 높은 차량을 생산하는 데 기여했다.
소니와 혼다의 합작법인은 단순한 전기차 생산을 넘어 새로운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혁신에 중점을 두고 전기차 개발을 시도했으며, 지난 2023년 CES에서 ‘아필라’ 브랜드를 처음 발표했다. 이후 다시 2년 만에 첫 양산 모델 아필라 1 개발에 성공했다.
아필라 1은 엔터테인먼트 기술과 모빌리티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차량 전면부에 장착된 ‘미디어 바’는 자동차에 표정을 부여했다. 단순한 정보 제공 디스플레이를 넘어, 차량과 사람, 그리고 주변 환경 간의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혁신적인 기능을 담고 있다. 특히 날씨와 충전 상태 등 실시간 정보를 표시할 뿐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만의 디지털 스티커를 통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창구로도 활용된다.
차량 내부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은 소니의 강점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파노라마 스크린은 차량 내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영화, 게임,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소니의 360도 공간 오디오 기능은 차량 내부를 생생한 음향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돌비 애트모스 같은 첨단 오디오 기술을 결합하면서, 사용자가 마치 콘서트홀이나 영화관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인공지능(AI) 기반 개인 비서는 사용자의 취향과 습관을 학습해 차량 기능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음악 재생이나 온도 조절 같은 단순 명령을 넘어,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며 편안한 여행 동반자 역할을 수행한다.
기본에도 충실한 전기차
아필라 1은 전자업체가 주도해 만들었지만, 차량의 기본에도 충실하다. 40개의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고속도로 주행, 차선 변경, 주차 등 다양한 주행 보조 기능을 제공하며, 실시간으로 차량 주변 상황을 감지하고 시각화해 직관적인 주행 경험을 지원한다.
또한 테슬라 슈퍼차징 네트워크와 호환돼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으며 1회 충전으로 최대 482㎞를 달릴 수 있다. 내부 인테리어는 70% 이상 재활용 소재로 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는 아필라 1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새로운 경험의 공간‘으로 정의하고 있다”며 “앞으로 소니 같은 전자업체가 만든 전기차가 전통적인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車가 콘서트홀로 바뀐다
소니가 ‘아필라 1’이라는 전기차 개발에 나선 이유는 단순하다. 자동차를 이동 수단이 아닌 새로운 경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고 했기 때문이다. 소니는 기존에 강점을 가진 엔터테인먼트 역량과 자동차를 결합해 차별화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이 목표다.
소니는 ‘모빌리티를 창조적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만든다’는 비전 실현을 위해 아필라 1을 시작으로 무인 자동차, 다목적 차량, 드론, 로봇 등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아필라 1을 시작으로 다양한 모빌리티를 통해 영화, 게임, 음악 등의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할 수 있는 시스템과 독창적인 서비스를 통합할 방침이다. 예컨대 사용자가 소니가 만든 자율주행차에 탑승해, 소니의 오디오 시스템으로 클래식 콘서트를 즐길 수 있다.
소니의 모빌리티 비전은 ▲안전 ▲엔터테인먼트 ▲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우선 세계 최고의 이미지 기술을 활용한 ‘세이프티 코쿤’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이는 인간의 눈을 능가하는 CMOS 이미지 센서와 다양한 감지 장치 및 센서 융합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주행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다. 아필라 1에도 차량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며, 차선 변경 안전 제안과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인텔리전트 드라이빙 시스템을 탑재했다.
또한 소니는 대형 파노라마 스크린을 활용해 영화와 음악 스트리밍, 게임 콘솔 연동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에 차량 내부는 음향 기술로 몰입감을 극대화하며, 고품질의 영화 스트리밍과 음악 서비스 통해 운전자와 승객 모두에게 즐거운 이동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차량 주요 인테리어는 친환경 소재로 제작하며,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차량 기능과 소프트웨어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으로 차량 생명주기를 더 연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의 아필라 1은 단순히 전기차에 그치지 않고,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향한 새로운 도전의 서막이 될 것”이라며 “이런 시도가 소니를 모빌리티 산업의 강력한 주자로 자리매김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샤오미·화웨이도 전기차 만든다
글로벌 전자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가운데, 이미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중국 전자업체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샤오미와 화웨이 같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전기차 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들의 약진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 전자업체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업체로는 샤오미와 화웨이가 꼽힌다. 샤오미는 2021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후 지난해 3월 첫 자체 개발 모델인 준대형 전기 세단 SU7을 중국 시장에 출시했다. 출시 첫날부터 약 8만9000대의 계약이 이루어지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SU7은 지난해 3분기 동안 4만 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기준 18위를 기록했다. 샤오미의 지난해 전체 판매량은 약 13만 대에 달했으며, 올해 판매 목표는 30만 대로 설정돼 있다.
샤오미는 올해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6~7월에는 첫 전기 SUV 모델 YU7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출시 준비가 속도를 내고 있다.
화웨이 역시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화웨이는 직접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고 중국 주요 완성차업체들과 협업해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주요 파트너로는 세레스그룹, 체리자동차, 베이징자동차그룹 등이 있다.
화웨이는 이들 협력을 통해 아이토, 루시드, 스텔라토, 마에스트로 등의 전기차 브랜드를 구축했다. 자체 소프트웨어 기술과 솔루션을 활용해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중국 전자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데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빠른 성장세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침체(캐즘)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중국 전기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50%를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전자업체들이 이러한 자국 시장의 성장을 발판 삼아 전기차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이 점점 향상되고 있는 점이 중요한 강점으로 꼽힌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으로, 중국 업체들이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전기차 시장 진출이 더욱 용이하다는 것이다.
김창환 현대차 부사장은 1월 1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미래모빌리티위원회 출범식에서 패널 발표를 통해 “중국은 다양한 소비자층과 환경, 그리고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을 갖추고 있어 배터리 기술 발전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