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 출연은 웨이브다, 그것도 큰 웨이브”
배우 양동근(46)에게 <오징어 게임 2>가 어떤 의미였느냐고 물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차원이 다르다고나 할까. 어떤 것과도 견줄 수가 없다.”
1987년부터 배우로 살았으니까 삶 대부분을 연기를 하면서 보냈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으로 처음 경험한 게 너무 많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을 이렇게 완전히 겨냥하고 있는 작품은 처음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가서 현지 매체와 인터뷰한 것도 처음이다, 이런 대대적인 홍보 캠페인도 최초였다.
그래서 양동근은 연기부터 시작해 <오징어 게임 2>와 관련된 모든 걸 파티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은 일이다. 그러니까 이게 파티라는 마음 상태, 그런 무드, 이런 온도가 생긴 것이다.”
양동근은 그러면서 <오징어 게임 2>를 자신에게 닥친 새로운 물결로 표현했다. “이건 웨이브다. 큰 웨이브.”
지금은 즐겁게 파티라고 말할 수 있지만 촬영 당시엔 그가 연기한 ‘박용식’은 압박감과 중압감이 상당한 파티 코스튬이었다. 용식은 도박빚을 감당하지 못해 게임에 참가한 인물. 그는 이 게임에서 엄마를 만난다. 용식의 엄마 장금자(강애심 분)는 아들 용식의 빚을 대신 갚기 위해 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이제 두 사람은 반드시 함께 살아서 나가야 한다. 그런데 용식은 또 엄마 말을 듣지 않는다. 목숨을 건 도박에 다시 한 번 베팅을 해보는가 하면 급기야 엄마를 버리고 혼자 살아남으려고 했다는 의심 받을 만한 행동마저 한다. 아무래도 둘 중 한 명은 먼저 탈락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 수밖에 없다.
“캐스팅 됐다는 얘길 듣고 기뻤다. 그런데 막상 내가 해야 할 연기를 보니까 참 괴롭더라. 짝짓기 게임 중간에 내가 엄마를 끌어안고 우는 장면이 있다. 하…오래 연기해왔지만, 울기 위한 감정을 불러오는 게 참 쉽지 않았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괴로운 작업이었으니까. 아주 어릴 때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우는 연기를 해오다 보니까 그것 자체가 고통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해야지 어쩌겠는가.(웃음) 그 장면 촬영 전날엔 내가 정말 몸살이 날 정도였다.”
양동근 노래 중에 ‘파더(Father)’라는 곡이 있다. 그가 2013년 1월에 내놓은 싱글이다. 양동근은 이 노래를 가끔 우연히 듣게 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울컥한다고 했다. 아버지 입장에서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은 곡이기 때문이다.
양동근은 회전목마 짝짓기 게임 장면을 촬영할 때 갑자기 ‘Father’가 가슴을 탁 치고 지나가는 걸 느꼈다. ‘꿈의 동산에서 널 키워주고 싶었어’라는 가사. 그 가사가 갑자기 생각나면서 감정이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회전목마와 꿈의 동산 사이에 비슷한 뭔가를 느꼈던 것 같다. 걱정했던 것보다 용식의 마음이 잘 표현된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양동근은 전작이 2021년 대성공을 거둘 당시엔 보지 못했다고 했다. TV를 아이들과 함께 보기도 하고, 워낙 작품을 분석하면서 보는 버릇 때문에 특히나 긴 시리즈물을 끝까지 못 보기도 해서 안 보고 있었다. 물론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온갖 시상식 상을 휩쓸 땐 부럽고 질투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동경했던 작품에 캐스팅이 된 거다.
“잘 되는 걸 보면서 배가 아프기도 했다.(웃음)”
양동근은 소속된 회사를 통해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에게 얘길 전해 듣고 ‘됐다’고 생각하면서도 최대한 침착하게 입단속부터 했다. 출연이 최종 확정되고, 출연진 기사가 나오기 직전까지도 캐스팅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심지어 아내에게도.
“아내와 10년을 살았는데 말을 안 했다. 어디 가서 무슨 말을 할지 모르지 않는가.(웃음) 와이프를 못 믿기보다는 이 작품과 약속을 지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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