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학과’ 폐지하고 ‘단과대’별로 신입생 뽑는다

구설수 오른 ‘기업식 구조조정’…“대학과 학문의 황폐화를 가져올 것”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5/02/27 [13:22]

중앙대, ‘학과’ 폐지하고 ‘단과대’별로 신입생 뽑는다

구설수 오른 ‘기업식 구조조정’…“대학과 학문의 황폐화를 가져올 것”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5/02/27 [13:22]
▲ 중앙대학교는 두산그룹에 인수된 이후로 '기업식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중대신문


[주간현대=김범준 기자] 중앙대가 올해부터 학과제를 폐지하고 단과대 단위로 신입생을 뽑는 학사구조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중앙대는 2월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6학년도부터 학과가 아닌 단과대별로 신입생을 뽑는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학과별 모집 정원이 정해졌던 기존 방식 대신, 내년부터 단과대학별 모집 정원을 정하는 식이다.

개편안에 따라 내년부터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교양과 전공탐색과목을 들은 뒤 2학년 2학기 때 소속 단과대학 내 희망 전공을 선택한다.

또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으로 배우는 고교생들이 입학하는 2021학년도 이후에는 모집단위를 넓혀 인문·사회, 자연·공학, 예술·체육, 사범, 의·약·간호 등 계열별 모집을 시행한다.

중앙대 이용구 총장은 “기업은 공과계열 분야 전공자를 많이 요구하고 있으나 대학 구조는 인문사회 계열과 자연과학·공학 계열이 반반”이라며 “이 같은 ‘미스매치(mismatch·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학과 체제를 개편키로 했다”고 말했다.

결국, 학과를 없앴다는 점에서 여전히 학과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대학들의 모집단위 광역화와는 차이가 큰 것이다.

이같은 학교 측의 조치에 학내 구성원들은 “학생, 교수와 협의 없는 일방적 구조조정”이라며 반발했다.

2008년 두산그룹 인수 이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비인기 학과를 통폐합하는 등 ‘기업식 구조조정’ 논란을 일으켰던 중앙대가 학내외 반발을 비켜가면서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교수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날 기자간담회에 찾아와 입장을 밝혔다. 김누리 독어독문학과 교수는 “학교가 내세운 구조조정은 밀실에서 진행한 학문에 대한 쿠테타다. 대학과 학문의 황폐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kimstory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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