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군사위기 밤샘 공방전

양측의 요구사항 첨예한 대립..."확성기 꺼라 VS 먼저 사과해야"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5/08/24 [11:20]
▲ 남북이 군사위기를 타개하기위해 치열한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산적한 의제들로 인해 타결이 쉽지 않아보인다.     ⓒ주간현대

DMZ 생태공원 조성·이산가족 생사확인 요구 南
한미연합훈련 중단·금강산 관광재개 요구하는 北


[주간현대=김범준 기자]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과 포격 이후 최고조에 이른 군사적 긴장을 타개하기 위한 남북 간 '2+2 고위급 접촉'이 총 25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협상이 이처럼 길어지는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확성기 꺼라 VS 먼저 사과해야

24일 청와대와 관련부처에 따르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한 측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는 전날 오후 3시30분쯤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2+2 고위급 접촉'을 재개한 뒤 현재까지 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남북간 협상은 밤을 새우는, 이른바 '무박 2일'의 협상은 다반사였지만 두 번씩이나 밤을 꼬박해가며 사흘째 마라톤협상을 벌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같이 협상이 길어지는 이유로는 기본적으로 북한이 최근 벌인 도발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대북 확성기 방송중단을 줄기차게 요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측은 지뢰도발 사건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없이는 확성기 방송을 중단할 수 없다고 강경하게 나서기에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 것이다.

다양한 의제들

무엇보다 협상이 장기화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의제의 다양성'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가 발표한 브리핑들을 살펴보면 고위급 접촉은 처음에는 현재의 남북간 군사적 대치상황을 풀자는데서 시작해 전반적으로 막혀 있는 남북관계의 숙제들 까지 광범위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새벽 브리핑을 통해 "이번 접촉에서 쌍방은 최근 조성된 사태의 해결방안과 앞으로의 남북관계 발전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며 회담에서 군사 관련 사안 뿐 아니라 대북협력 등 남북간 현안이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그동안 요구해온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과 이산가족 생사확인 등도 회담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연내 이산가족 명단 교환을 추진하겠다며 6만여명의 이산가족 명단을 북측에 일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요구사항

또 북측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정부가 발효한 5.24 조치의 해제를 통한 금강산 관광 재개, 연례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UFG)의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 전문가는 "목함지뢰 도발이나 포격도발에 대한 시인과 '주체가 분명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우리측 입장과 '우선 확성기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북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판을 흔들어 해법을 찾기 위한' 협상전략의 일환으로 '의제 넓히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목함지뢰도발이나 포격도발이 모두 북한 군부에 의해 행해진 것이 확실해 보이지만 '선군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북한이 '확실한 시인'과 '군부라는 주체가 분명한 사과'를 하기 어렵고 우리로서도 '주체가 분명한 사과'없이 '확성기 방송 중단'이라는 카드를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이에따라 양측은 당장 의무나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남북관계의 포괄적 발전방안을 테이블에 올리고 '현안'과 어떻게 조합해 접점을 찾을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력시위로 회담 압박?

한편, 북한은 잠수함등 해군 전력과 육상 포병 등의 육군 전력을 남북 고위급 접촉 제안 이전보다 2배 이상 전개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이틀 전보다 2배나 많은 포를 평소 보관하던 갱도에서 꺼내 진지에 배치했다”며 “명령만 내리면 바로 쏠 수 있도록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kimstory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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