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모스 인터뷰 “가공식품 대들보는 소금·설탕·지방”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6/09/30 [17:54]

마이클 모스 인터뷰 “가공식품 대들보는 소금·설탕·지방”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6/09/30 [17:54]

 

▲ 마이클 기자는 최근 펴낸 <배신의 식탁>(명진출판)이란 책에서 가공식품 기업의 음모와 그들이 우리의 입맛을 어떻게 길들여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는지를 낱낱이 고발한다.     © pixabay


 

[주간현대=김혜연 기자] 2010년 해설보도 부문에서 퓰리처 상(Pulitzer Prize)을 수상했고 1999년과 2006년에도 최종 후보에 올랐던 <뉴욕 타임스>의 스타 마이클 모스 기자와 편집자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그는 최근 펴낸 <배신의 식탁>(명진출판)이란 책에서 가공식품 기업의 음모와 그들이 우리의 입맛을 어떻게 길들여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는지를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만든 가공식품에 길들여진 사람들의 몸이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Q. 어떻게 해서 소금, 설탕, 지방에 관한 책을 쓰게 되셨습니까? 왜 이 주제를 선택했나요?

 

A. 마이클모스: 처음에는 소고기를 통해 전파된 대장균 식중독 사건을 조사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취재차 만난 한 미생물학자가 이것 말고 진짜 심각한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가공식품 회사들이 제품에 넣는 성분들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어요. 소금부터 시작해서요.

 

그래서 저는 업계의 고위 임원들과 인터뷰를 하고 내부 문건들을 입수해서 꼼꼼히 읽었습니다. 그랬더니 정말로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더군요. 소금뿐이 아니라 설탕과 지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세 가지는 가공식품을 떠받치는 3대 대들보입니다.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제품을 만들 수 없을 정도로요.

 

이 삼총사는 가공식품의 향미와 중독성을 배가시켜서 사람들이 더 많이 먹게 만듭니다. 그뿐만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쓴맛을 지워주는 효과도 있죠. 또한, 창고나 진열대에 몇 달씩 두어도 제품이 상하지 않게 해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값이 싸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윤 추구를 최우선시하는 가공식품 업계가 이토록 필사적일 수밖에요.

 

Q. 그렇다면 가공식품 산업의 규모가 정확히 얼마나 큰가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겠습니까?

 

A. 엄청나게 큽니다. 식료품은 미국에서만 매년 1조 달러 어치가 팔려나갑니다. 제조업체만 300개가 넘고 직원은 140만 명에 이릅니다. 전체 미국 제조업 종사자의 12퍼센트에 해당하는 규모죠. 전 세계적으로 따지면 매출액이 3조 달러를 넘습니다. 하지만 내가 조사하다가 발견한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바로 대형 수퍼마켓에서 팔리는 식료품의 품목 수가 6만 가지라는 것이에요.

 

Q. 가공식품 산업이 이렇게 크게 성장한 계기가 있습니까?

 

A. 가공식품 산업의 역사는 100년이 조금 넘습니다. 아침 식사용 시리얼을 시초로 본다면 꾸준히 성장한 셈이죠. 하지만 본격적으로 가속도가 붙은 것은 1950년대입니다. 맞벌이 부부를 겨냥해서 디자인과 마케팅에 신경을 쓴 간편식품이 유행하면서부터죠. 바로 이때부터 업계가 급팽창했어요. 고삐가 완전히 풀린 것처럼요. 정부가 식품의 안전성을 엄격하게 규제하면서도 업계에 최고의 조력자 역할을 한 덕도 컸죠. 덕분에 미국 국민은 점점 더 가공식품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Q. 건강을 염려하는 소비자들이 명심해야 할 주의사항을 세 가지만 알려주신다면요?

 

A. 가장 유혹적인 제품은 늘 눈높이에 진열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런 제품에 소금, 설탕, 지방이 제일 많이 들어 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아래칸 위주로 살펴보면서 플레인 오트밀 같은 제품을 찾아야 합니다. 건강에 좋은 제품은 보통 맨 위나 맨 아래에 있으니까요.

 

식품 회사들은 포장에 “100퍼센트 천연”, “전곡”, “진짜 과일즙”, “저지방” 등의 단어를 강조하는 전략을 애용합니다. 진짜 성분 조성을 은근슬쩍 속이는 것이죠. 제품 성분 함량표는 알아보기 어렵게 되어 있어요. 제품의 소금, 설탕, 지방 함량과 칼로리 함량을 영양 성분 표기란에 정확하게 표기하는 의무 규정이 시행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에 불과합니다.

 

지금은 많은 회사들이 1인분 단위로 쪼개서 숫자를 절반 혹은 3분의 1로 줄이는 장난을 치죠. 1인분은 엄청나게 적은 양인데, 과자 제품이 가장 심합니다. 사람들이 일단 봉지를 뜯으면 완전히 비우기 전까지는 멈추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들 그러는 것이죠. 한 번 확인해보세요. 작은 과자 봉지 하나가 과연 몇 인분인지 말이에요.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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