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에 이어 청(靑)·헌(憲)유착 의혹…핵심은 김기춘 ②

청와대와 헌법재판소의 연결고리?

김경진 기자 | 기사입력 2016/12/07 [17:18]

대한민국 헌법은 입법권은 국회, 사법권은 법원, 행정권은 정부에 속한다고 규정하여 3권분립주의에 입각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반()헌법적·위헌적 행위 등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야기시켜 대한민국 헌법의 근간을 흔들었다. 문제는 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 인물들도 반헌법적 행위를 일삼았다는 의혹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특히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 청와대와 헌법재판소간에 접촉이 있었다는 의혹은 ‘3권분립을 뒤흔드는 반헌법적 행태로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질타를 받고 있다. <편집자주>


 

 

김기춘 완전한 루머다, 있을 수 없는 일, 상상도 할 수 없다

이정희 통진당 해산청와대 계획, 정치보복, 민주 파괴행위

 

▲ 12월6일 참여연대는  故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대해 "만약 박근혜 정권이 헌법재판소 재판과정에 개입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헌법재판소의 존립마저 뒤흔드는 초유의 헌법유린 사태"라고 주장했다.    ©공식페이스북갈무리

 

 

헌재 존립마저 흔드는 사태

 

참여연대는 126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대해 지난 2014년 당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박근혜 정권이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통진당) 해산 사건 결정에 개입한 정황이, 당시 청와대 김영한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통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만약 박근혜 정권이 헌법재판소 재판 과정에 개입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헌법재판소의 존립마저 뒤흔드는 초유의 헌법유린 사태라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무엇을 하는 곳인가. 헌법과 기본권을 보장하는 최고기관으로 무엇보다도 중립성과 독립성이 요구되는 사법기관이라며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히 밝히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통진당 해산 사건 관련해 박근혜 정권과 헌법재판소의 사전 교감 정황을 드러내는 김영한 비망록의 기록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2014104일 수석비서관회의 내용에 통진당 해산 판결-연내 선고이라는 기록이다. 둘째, 20141217정당 해산 확정, 비례대표 의원직 상실, 지역구 의원 상실 이견 소장 의견 조율 중(금일), 조정 끝나면 19, 22일 초반이라는 기록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실제 1017일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판결을 올해 안에 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고 이석기 통진당 의원의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재판이 일사천리로 진행돼 1219일 재판관 81 의견으로 통진당 해산결정을 내렸다실제 헌법재판소 결정은 청와대 보고 후 이틀이 지난 1219일에 발표됐고, 결정 내용 또한 비망록 기록과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단순히 오비이락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또는 일부 주장처럼 대통령 탄핵 시국에 편승한 통진당 관계자들의 일방적 주장으로 치부할 일인가라고 거듭 비난했다.

 

참여연대는 헌법 제 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라며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규정한다. 헌법재판소법 제 4조도 헌법재판관의 독립을 보장한다. 즉 헌법재판을 비롯한 사법의 생명은 사건 당사자나 이해관계인으로부터 철저한 중립과 독립에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통진당 해산결정 사건에서 청구인은 정부였고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그런 사건의 당사자가 헌법재판소와 헌재의 평의 진행 상황을 사전에 공유하고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기로 교감을 나누었다면, 혹은 일부 주장처럼 단순 협조요청차원에서라도 이 같은 일이 있었다면, 박근혜 정권과 헌법재판소는 사건 당사자로부터의 독립성을 명시하고 있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탄핵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참여연대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또는 관련 헌법재판관은 현재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탄핵의 심판대에 서야 할 위치에 있다박한철 소장 등 헌법재판소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청와대로부터 영향을 받거나 협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만한 조사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나아가 헌법재판소가 중대한 의혹을 덮으려고만 한다면, 의혹은 더 증폭될 것이고, 헌법재판소에 대한 신뢰는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헌법재판소는 오직 진실규명만이 자신들의 존립을 지탱해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참여연대는 현재 청와대와 헌법재판소로 향하고 있는 이 의혹은 박근혜 정권의 헌법과 법률 위반 행위로 추가될 가능성이 커졌다. 헌재의 독립성 침해는 대통령의 헌법 수호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그 자체로 탄핵감이라며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에 이어 삼권분립조차 무너진 이 참담한 상황에서 박근혜 씨가 선택할 것은 단 하나밖에 없다. 더 이상 버티기와 궤변으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즉각 퇴진하고 심판을 받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일부 공개된 김 전 수석의 비망록에는 통진당 해산판결-연내 선고외에도 통진당 사건과 관련된 메모가 발견된다. 비망록에는 201479통진당 전 간부 국보법 실형 선고 건-홍보가 되도록 인터넷이라도’, 723이석기 내란 선처 탄원 관련. 염수정(추기경), 자승(조계종 총무원장), 김희중 대주교, 김영주 목사. 국가전복기도세력에 대한 선처 탄원은 곤란. 교황 관련 각종 지원에 불구. 기록으로 남겨야라고 적혀있다. 88일에는 이석기 선처 탄원 반대 관련 기고문 등 헌재 제출, 825일에는 통진당 사건 관련 재판진행 상황, 홍보, 여론, 1118일에는 통진당 재판 관련 서명운동(고영주)’ 등이 기록돼 있다.

 

▲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故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 사진공동취재단

 

김기춘 완전 루머

 

127일 국회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 제 2차 청문회가 열렸다.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그건 완전한 루머라고 생각한다. 그런 일이 없다라며 저희가 그런 걸 사전에 알고 그런 것은 헌법재판소로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최교일 새누리당 의원은 통진당 해산 관련해서 그것을 사전에 알았고 그것이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메모에 적혀있다는 보도를 봤나고 질의했다. 이에 김 전 비서실장은 그런 얘기를 들었지만, 통진당 해산은 아시다시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제소해서 헌재에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127일 청문회에 앞서 125일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전 대표는 박근혜 저격수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김 전 수석의 비망록을 근거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통진당 해산을 지시했다, 청와대의 주문대로 통진당의 강제 해산이 있었다헌법을 유린한 폭거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통진당 해산은 청와대가 계획하고 극우단체부터 집권여당까지 총동원한 정치보복이다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 자백하시라, 대통령 마음에 들지 않는 정당을 없애려고 벌인 민주 파괴행위를 언제까지 감출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춘 헌정파괴 진상조사위원회의 정중규 진상조상위원은 그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 해소에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해주기를 바라지만, ‘나는 모른다라는 닉네임답게 모든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으로 일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국정조사는 물론이고 이어지는 특검을 통해서도 김기춘 헌정파괴범죄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를 바로 세운다는 차원에서라도 엄정하게 대처해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의 주장대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청문회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 역시 김기춘을 구속시키지 않으면 설사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다 하더라도 과거의 김기춘이 헌재에 지시해서 통진당을 해산시킨 전례로 보아 또 다시 헌재를 조작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김기춘 실장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검찰이 나서지 않으니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서 김기춘의 헌정파괴행위를 철저하게 규명해서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검찰의 수사가 사실상 유일무이한 가운데 청문회 및 검찰수사보다는 이어지는 특검에서 청와대·헌법재판소 접촉 여부 등의 의혹이 밝혀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kjin001@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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