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대선 미리보기] 다시 '민주주의' 외치는 86세대

이상호 기자 | 기사입력 2017/01/03 [16:50]

2017년은 1987년 민주화항쟁 30주년, IMF 20, 이명박-박근혜의 새누리당 집권 10년 되는 해다. 6월 항쟁 이후 민주화를 이뤘지만 아직도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는 거세다. 특히 최근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정점을 이뤘고, 시민은 다시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이들은 광장에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대선을 외친다.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대선을 요구하는 시민은 “2017년 정치의 틀을 바꿔 훼손된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 세우겠다고 말한다. 그 시민의지 중심에는 대선이 있다. 대통령 탄핵안 결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올 것이라고 여겨지는 가운데, 19대 대선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간현대>는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 이뤄진 뒤 19대 대통령 선거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요구와 주요 화두, 그리고 대선을 준비하는 이들에 대한 내용을 연재하고자 한다. 이번 주제는 대선과 총선 등 주요 선거에서 후보들의 당락을 좌지우지 했던 세대, 민주화를 이룬 50대에 대한 것이다.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는 130만명의 시민이 참석해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외쳤다.     ©김상문 기자

 

지난해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밝혀진 뒤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있는 김명희(57)씨는 나의 삶은 87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말한다. 당시 서울 명동에서 경찰에 연행, 며칠간 구금된 뒤 풀려난 경험이 있는 김씨는 “87년 이전 집회는 암흑 그 자체였다. 무겁게 내려앉은 교정의 분위기, 꽉 닫혀있는 것 같은 사회... 이 공간에서 내가 무엇을 해도 이뤄지지 않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87,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직장인들이, 또 어린 학생들이 심지어 명동 한 복판 정치에 관심 법한 장사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 군사독재에 맞서는 이들을 지지했다. 그러자 정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해 시민의 요구대로 직선제 선거가 이뤄졌다. 직선제 선거 결과 비록 노태우가 대통령이 되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지 못했지만, 당시 항쟁에 참가했던 이들은 우리가 움직이면 정치도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을 강하게 받았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우리는 정치권에 어떤 요구를 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경험한 세대라고 밝혔다.

 

민주화의 결실을 맛본 김씨는 91년 졸업,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3년 뒤 결혼을 했고, 이듬해 아이를 가졌다. 이 시기를 정신없는 생활의 반복이었다고 말한 김씨는 회사생활을 정말 열심히 했다. 돈을 많이 벌어서 집도 장만하고 싶었고, 또 자식 교육에 뒤처지고 싶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렇게 87년 민주화의 결실을 지켜본 이들이 점차 사회 내 기성세대로 자리를 잡아 가는 사이 대한민국 사회는 IMF를 경험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개최했다. 2004년에는 정치권이 대통령 탄핵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바 있고, 같은 해 최초로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원내 입성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2007년이 왔고,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 2012년에는 같은 당 출신인 박근혜 후보가 대선에서 이겼다. 10년 간을 지켜본 김씨는 지금 새누리당(분당 전)은 보수 정당이라고 일컬을 수 없다면서 결국 이 극우정당이 집권하는 동안 그나마 이뤄냈던 민주화의 결과가 무너졌고, 그 절정이 바로 최순실 국정농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순실 사건은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를 담고 있다면서 재벌과의 유착, 교육에 대한 문제, 비선실세를 통해 드러난 권력자들의 민낯, 마지막으로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을 수밖에 없는 선거제도의 미비점등이 그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만에 다시 광장으로 나왔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지난 25년간 나는 내 삶을 살기에 바빴다면서 하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또 다시 집회에 나와야 한다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밝혔다.

 

▲ 1987년 6월26일, 부산 문현로터리 인근에서 진행된 "평화대행진" 행사 도중 한 시민이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는 장    면.    

 

 

이번 대선에서 주목해야할 세대

40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유권자

선거 전문가들은 오는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주목할 만한 연령대가 40대 말에서 50대 초라고 말한다. 이들 세대는 김씨와 마찬가지로 87년을 겪으면서 민주화의 결실을 경험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더 고연령대인 55세 이상보다 정치적이고, 조금 더 진보적이다.

 

 

<19대 대통령>의 공동저자인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정치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세대로 구분할 때 과거에는 20305060, 그리고 40대를 가운데 놓았다. 하지만 최근 그런 현상은 달라진 흐름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와 이번 총선 전까지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고령층 인구 비중이 늘어나고 있으므로 세대 대결 구도에서 보수진영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지난 대선에서 표차가 크지 않았고 지난 총선에서는 보수 여당이 참패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이 대표는 정치적 중간세대(중위세대라고도 표현하며, 현재 대한민국의 중위연령은 47)50대로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86그룹이 주로 50대로 포진됐고 이들은 대학, 사회 초년기에 민주화운동과 직선제 개헌을 경험해 사회적인 가치관이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나이가 들어가면 보수화 되는 경향(연령효과)있지만 이들 세대들은 어떤 시기에 태어나 겪은 사건(세대효과)이 있기 때문에 고연령 세대보다 덜 보수화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대효과만을 강조하는 것은 과거 선거 결과에 반한다는 의견도 있다. 같은 저서의 공동 저자 박시영 원지코리아컨설팅 부대표는 “86세대라고 해서 하나로 묶이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40대 후반에서 문재인 후보를 앞선 것을 지적하면서 “86세대도 하나로 묶이지 않는다. 전대협 세대와 그 이전 세대의 인식과 정서는 다르다고 말한다. 박 부대표에 따르면 60년대 초반 연령대는 지난 18대 대선에서 보수로 이탈한 것이 확인됐다. 문 후보가 박 후보에게 졌고, 그 세대들은 문 후보의 인물경쟁력을 낮게 봤다. 또 인식의 변화인데, 60년대 초반 연령대는 경제를 중시하고 실용적 태도를 보이는 등 진보진영에 썩 호의적이지 않고, 실용적이며 시대흐름의 부합을 잘한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 같은 듯 다른 50대의 표심은 야권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박 부대표는 이와 관련해 “86세대는 배운 세대이고 세계적인 흐름에 민감한 합리적인 세대라면서 그들의 눈에는 지금 현 상황이 비상식적인, 비이성적인 것이다. 권력을 사유화해 부패로 썩어 있고, 국민을 무시하고 이기려는 자세에 염증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밝힌대로 이들은 시대 부합도가 높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10년간 보수정권이 주장한 것들이 근거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지 오래고 진보정권이 더 낫다는 판단을 굳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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