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의 저서 <변명>을 보면 그의 사형 선고 이유는 “그리스가 믿는 신을 믿지 않고 청년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목이다. 당시 그리스는 다신교 사회였음에도 불구, 아테네가 소크라테스에게 이 같은 죄목을 쓴 이유는 바로 ‘관습법’ 때문이다.
아테네는 직접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많은 사건을 겪은 도시국가였고 이는 종교적 의미와 비슷하게 강력한 시스템으로 자리했다. 하지만 페르시아와 스파르타와의 전쟁을 겪으면서 직접 민주주의가 아닌 스파르타 식의 강력한 왕이나 정치세력이 다스리는 정치를 요구하는 세력이 일어난다. 이 세력 중에 중요한 인물이 바로 소크라테스다.
이는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말로 알려진(사실은 소크라테스의 말이 아닌 것으로 전해지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로 설명된다.
“너 자신을 알라”는 ‘자신을 돌아보라’는 반성적 의미의 구절로 알려져 있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계급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직접민주주의로 시민의식이 발달한 아테네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이에 대한 자질이 없다’면 이행을 하면 안된다는 말이다. 즉 플라톤의 말을 인용하자면 신발을 만드는 사람은 신발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세상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고, 종이를 만드는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를 넓혀보면,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이를 통해 세상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다. 즉 신발을 만드는 사람은 신발만을, 종이를 만드는 사람은 종이만을, 정치를 하는 사람은 정치만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민주주의처럼 모든 사람이 정치에 참여하면 안되는 주장이다.
결국 본질을 깨닫기 위해서는 이 같은 계급적 ‘나눔’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한 소크라테스는 재판정에서 ‘민주주의’를 부정, 아테네의 전통을 무시한 죄목을 받게 된다.
청년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목은 이 소크라테스의 주장을 받아들여, 아테네-스파르타 전쟁에서 그의 제자들이 적의 편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의 제자들도 직접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강력한 정치세력을 원했던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목소리를 빌려 민주주의가 우매하다고 주장한다.
결국 소크라테스의 죄목이 ‘그리스의 신을 믿지 않고, 청년들을 타락시켰다’는 점은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이 세력을 형성해 스파르타의 편에서 전통적인 정치시스템을 파괴하려 했다는 죄목이었다. 결코 대중의 몰기로 사형이 당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