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식품 비평가가 고발하는 건강식품의 기만, 그 위험한 이야기

“보험회사는 왜 건강식품을 새로운 위험으로 판단할까?”

김보미 기자 | 기사입력 2017/01/07 [13:45]

바야흐로 건강이 대안 종교가 된 세상이다. 과거에는 치료의 이념 아래 환자를 돌보는 것이 핵심이던 의학 또한 이제는 건강한 사람들의 건강에 집중한다. 더 나은 삶과 더 아름다운 인간에 대한 비전을 전파한다. 아름다움, 건강, 영원한 젊음은 새로운 우상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식물성 스테롤과 합성비타민, 효모추출물, 오메가-3, 프로바이오틱 유산균. 다국적 기업에서 생산하는 최첨단 첨가물과 건강식품, 영양제들은 그러한 새로운 세계를 약속한다. 그렇지만 건강한 섭생, 더 오래 지속되는 아름다움, 영원한 젊음을 약속하는 묘약들의 신세계에는 분명 숨겨진 위험 요소들이 있다. 세계적인 식품 비평가 한스 울리히 그림이 그 위험한 약속의 세계를 파헤치고 있다.


 

대형마트 진열된 최신 식품 소비자 병들게 하고 생명단축

다국적 식품기업 메커니즘과 소비자 위협하는 전략 고발

 

 

[주간현대=김보미 기자] 대형마트에 진열된 최신 식품이 소비자를 병들게 하고, 심지어는 생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비타민 보충제들은 때 이른 죽음을 초래하고, 심장 강화 마가린이 오히려 심장병을 촉진시킨다. 저지방 요구르트가 비만을 부르는가 하면, 심리와 생식력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비타민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아졌다. 보험회사들은 이미 건강제품을 새로운 위험군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비타민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아졌다. 보험회사들은 이미 건강제품을 새로운 위험군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

 

 

서구식 섭생과 산업화된 생산으로 완전히 새로운 요소가 인간의 먹이사슬 안으로 들어왔다. 그로 인해 인간의 몸은 변화된 식품 성분들과 이제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물질들을 접하게 되었다. 인간은 새로운 가능성의 제물이 되었다. 세상은 더 현대적으로 변하겠지만 더 건강해질지는 미지수다.

 

지금의 건강지식 진실한가?

 

이제껏 이러한 변화를 주목하고 여러 책을 통해 탐사 저널리스트로서 감시자 역할을 해온 독일의 저널리스트이자 프리랜서 저술가다 한스 울리히 그림은 <위험한 식탁>(페이퍼백)이란 책에서 건강식품이 우리를 어떻게 병들게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주목을 끌고 있다.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서 약을 복용하고, 기름진 육류와 달걀을 포기하거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새로운 기능성 식품을 먹는 사람은 가족의 평화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고,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경우에도 우울증과 공격성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단점이 있다. 심지어는 살인이나 자살을 저지를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노르웨이에서 환자 2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경우, 폭력과 자살 충동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성비타민은 유전자 결함이 없는 아이들에게도 고통을 야기할 수 있다. 미국 소아과 의사들은 800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멀티비타민제 복용이 알레르기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일찍 복용할수록 위험도 더 높아졌다. 그것은 합성비타민이 면역세포의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으로 설명된다.”

 

한스 그림은 산업적으로 생산되는 건강식품과 기능성 식품의 작용 메커니즘과 소비자들을 위협하는 정교하고 치밀한 전략을 고발한다. 네슬레와 크노르, 크래프트, 켈로그, 유니레버, 다논, 바스프, 하인츠, 씨밀락, 아지노모토, 다니스코, 허벌라이프 등 이미 우리에게도 익숙한 기업의 유명제품이 모두 그 대상으로 등장한다. 이들 기업들이 건강을 약속했던 제품들이, 반드시 하루 섭취량을 채워야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각각의 영양소들이 우리 몸에서 어떤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살펴볼 수 있다.

 

그 심각성은 또한 우리가 은연중에 옳다고 믿고 있는 저지방 식사, 유기농 편향, 저콜레스테롤의 유지 관리, 비타민 필요량 섭취 등의 생활 습관이 오히려 건강을 심각하게 손상시킨 사례들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된다.

 

다국적 식품기업 공세 시작

 

식이요법 규정을 둔 오늘날의 건강 종교는 학술 연구 결과에 따라 청정한것을 정해 정확한 식사 계율을 발표한다. 거기에는 보통 저지방 식사, 표준 혈액 수치, 영양소 수치가 포함된다.

 

이른바 건강에 유익하다는 새로운 건강식품들, 비타민 영양제, 콜레스테롤 강하제, 철분이나 칼슘 같은 모든 첨가제는 그 기준치를 토대로 하며, 그 수치는 역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새로운 위험의 토대가 되었다. 그것을 무기로 다국적 식품 기업들은 인간의 원초적인 건강염려증을 일제히 공략하기 시작했다.

 

원래 영양학이라는 학문은 불필요하다. 지구상의 어떤 생물도 먹고사는 것에 관한 학문이 필요하지 않다. 독수리든 원숭이든, 벌레든 말벌이든, 영양이든 누든, 모두가 아무런 문제없이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스스로 알아서 먹고살 수 있다. 오직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만이 조언자가 필요하고 영양에 관한 학문이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올바른 영양에 대한 끝없는 걱정은 강박관념으로,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환자들은 자기 관리를 못해 병에 걸린 상황을 변명해야 하는, 건강한 사람은 병에 걸리지 않게 예방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더 건강하게 먹고살아야 한다는 지속적인 조언은 사람을 더 건강하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병들게 한다. 질병 예방과 건강한 섭생에 관한 수많은 권고 사항들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어쩌면 의학적으로 모르는 것이 아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가 되는, 지금처럼 이상한 시대를 살아가자면 영양에 관한 어떤 권고도 따르지 않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의 조언이 항상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 어떤 물질이 건강에 매우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모든 의사들이 권장했는데 나중에야 부정적인 측면이 드러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광고가 곧 시장을 만든다

 

음식물 중에는 분명 더 건강하고 덜 건강한 것이 있다. 분명한 사실은, 자연 식품은 경작지에서 멀어질수록, 산업적으로 가공될수록 건강에 미치는 장점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전 세계 학자들은 인공적으로 만든 신제품들을 연구한다. 국가의 연구 기관들도 인공 건강식품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세계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그 분야를 감독하는 게 아니라 비타민 생산자와 다국적 식품 기업, 소프트음료 기업들과 협력해 관련 분야를 지원하는 일에만 신경 쓴다.

 

다국적 기업들은 그렇게 내놓은 신제품을 팔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광고가 곧 시장을 만든다. 그들은 기업의 관심사를 소비자 마음에 심기 위해 천문학적인 액수의 광고를 전 세계에 투하한다. 그렇게 강력한 광고로 무장한 새로운 합성 제품들이 얼마나 약진했는지는, 우리의 마트 진열대만 보아도 실감할 수 있다. 이제 문제는 정말로 건강에 유익하고 더 좋은 것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누가 더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부어 더 교묘하게 대중에게 ○○ 결핍에 대한 불안을 깊이 심을 수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기업과 결탁한 영양 전문가들의 캠페인은 건강에는 그다지 쓸모가 없고 심지어는 건강을 해치기까지 한다. 그래서 그들의 조언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산다. 저지방 식사 캠페인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에 달한다. 정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육체적 고통을 겪는 사람도 많다. 그들은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광고의 조언을 따랐다가 정반대의 결과에 부딪힌 사람들이다.

 

어느덧 우리 식탁에 올릴 음식들은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풍요로워졌지만, 음식 문화의 진화를 거치면서 성취한 것들은 무시되고, 세계 곳곳에서 발달한 귀중한 음식 문화는 경시되며, 먹는 즐거움보다는 건강을 우선한 탓에 저지방과 통밀의 세계만 남게 되었다.

전 세계 어디에나 똑같은 색채, 똑같은 향료와 화학물질, 똑같은 건강 첨가물을 넣으려는 기업들을 위한 공간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각 유력 기관과 그 핵심 멤버들의 실명이 낱낱이 공개됨으로써, 출간 당시 현지에서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한스 그림의 책은 해당 제품들의 공세가 우리 시장에도 진행 중인 현재를 감안한다면 비단 남의 일로만 읽을 사안이 아닐 것이다. 소비자로서 각성이 필요한 때다. 진정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식생활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 성숙하고 깨어 있는 소비자가 되기 위한 지침으로 삼아볼 만하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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