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본 '이재용 소환'과 삼성의 경영승계

포천 "삼성이 이건희 사망보다 더 큰 위기 만났다"…블룸버그 "이부진 삼성 경영 맡을 것"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7/01/12 [16:49]
▲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김상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월12일 오전 9시28분 범죄혐의에 연루된 피의자 신분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두해 조사를 받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그룹의 승계구도 변화를 점치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포천>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 통신> <BBC> <산케이> 등 해외 유력 매체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이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앞다퉈 보도하고 있는 것.

 

일부 매체는 이 부회장의 법적 처벌을 예상하고, 오빠를 대신해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삼성그룹의 경영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먼저 미국의 격주간 종합 경제지 <포천>은 1월11일(현지 시간)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이 부회장의 특검 출두에 대해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사망하는 것보다 더 큰 위기를 만났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삼성이 박근혜 대통령 최측근 최순실에게 건넨 돈을 특검팀에서 뇌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으며 이번 조사가 이건희 회장에서 이 부회장에게 삼성가의 경영권이 이양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기업 평가 전문 사이트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의 말을 인용해 “이 부회장이 구속되더라도 삼성전자의 주요 부서들은 잘 운영되겠지만 신규 투자 등 기업의 성장동력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며 “삼성이 이건희 회장 사망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삼성 3세대 후계자(이재용)가 특검팀에서 조사받게 됐다"고 전하면서 "한국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기업(삼성)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끈 정치 스캔들에 깊게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이 부회장의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1996년과 2008년 전직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특검의 조사를 받고 2번이나 구속됐던 사실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켰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부회장에 대한 한국민들의 관심은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 경영권을 승계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10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사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매체는 "한국의 특검팀이 삼성과 다른 재벌 기업이 정치적 대가를 기대하고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뇌물을 줬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한 뒤 "정경유착을 더이상 용인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한국사회에 조성됐다는 점에서 이번 스캔들은 이전의 것들과 다르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부회장이 수사 결과에 따라 수년 동안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매체는 미국의 한국경제연구소 연구책임자 트로이 스타가론(Troy Stangarone)의 말을 빌어 "이 부회장이 기소될 경우 수년 동안 법적 수사를 받을 수도 있어 리더십의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삼성그룹 승계구도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스타가론의 말을 전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의 재벌 총수들이 곤경에 처했을 때 혈연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 경영권을 넘겼다"는 스타가론의 지적을 소개하면서 "이건희 회장과 비슷한 비즈니스 감각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이 회장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런가 하면 영국의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는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이 삼성의 성장 낙관론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 리콜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조2000억원으로 2013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지만 이 부회장이 피의자로 지목되면서 삼성전자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역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의자가 됐다"고 전한 뒤 "삼성 창립자 이병철의 손자이고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사망한 뒤 경영권을 물려받을 확률이 가장 높지만 그의 사업적 능력보다는 혈통 덕분에 계승받는다는 평이 많다"고 세간의 평가를 소개했다.

 

또한 <CNN 머니>는 “삼성이 부패 스캔들에 깊이 연관됐다는 소식은 지난해 갤럭시 노트7 폭발이라는 굴욕적인 참사 이후 회사 이미지를 더욱 실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제지 <산케이>도 12일 "한국의 특검팀이 뇌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 부회장이 입건될 경우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로이터> <알자지라> <아사히> <NHK>  등 외국 주요 언론들도 이 부회장의 특검 조사 소식을 주요 뉴스로 비중있게 다뤄 주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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