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장시호 ‘묘한 삼각관계’

주범-공범-행동대장 머리싸움? “메가톤급 폭로 쏟아질까?”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7/01/20 [09:27]

박근혜·최순실·장시호 ‘묘한 삼각관계’

주범-공범-행동대장 머리싸움? “메가톤급 폭로 쏟아질까?”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7/01/20 [09:27]
▲ 장시호(오른쪽)가 이모 최순실(왼쪽)의 태블릿 PC를 제출하면서, 둘 사이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졌다.     © 주간현대

 

‘박근혜 게이트’의 주범 및 공범 격인 최순실과 장시호 간의 입장이 틀어지면서 치열한 법정공방에 돌입했다. 장시호가 ‘최순실 태블릿 PC’를 제출한 후 틀어진 관계는 법정에서도 삼성 후원금 등의 인정 여부로 설전을 벌일 정도로 악화됐다. 상반된 진술을 하는 양측은 서로의 혐의를 부인하며 상대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 하는 모양됐가 됐다. 그야말로 ‘의상한 삼촌지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씨 일가의 브레인 역할을 해왔던 장시호의 위치상, 상황에 따라 최순실의 각종 비밀을 폭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결국 수사의 칼 끝은 대통령 박근혜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 <김범준 기자>

 


 

 

[주간현대=김범준 기자] ‘박근혜 게이트’ 국정 농단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최순실과 조카 장시호가 나란히 법정에 선 이후부터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엇갈린 주장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때 경제적 이익을 나누며 기업들을 압박하던 사이였지만 처벌이 달린 형사재판에서는 둘 사이에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에서는 ‘진실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상한 최씨 일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지난 1월17일 열린 장시호와 최순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첫 공판에서 최순실 측 변호인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도와달라고 (김 전 차관에게) 부탁했을 뿐 장시호와 공모해 직권을 남용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최순실 측 변호사는 “장시호와 스케이트 선수 김동성 씨가 은퇴한 선수 재능 기부와 동계스포츠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해보겠다고 하는 취지에 공감해 설립을 도와준 적이 있다”며 “실제 영재센터 운영진을 보면 스키 선수 출신 박재혁 씨, 스케이트 선수 출신 이규혁 씨, 이진성 씨 등 스포츠스타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설립 절차를 조언해주고 도와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종 전 차관 등에게) 기업 후원을 알아봐달라고 한 적은 있지만 삼성이나 GKL을 특정해서 한 적은 없다”며 “장씨, 김 전 차관과 공모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는 부인한다”고 밝혔다.


최순실 본인 역시 “같은 입장”이라며 “좋은 취지에서 동계스포츠가 금메달을 향하고 있기에 도와준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조언하고 돕거나 알아봐 달라고 말했을 뿐 기업에 강요하거나 직권남용 범죄에 가담·공모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반면 장시호 측 변호인은 최순실과 공모해 삼성그룹과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압박해서 영재센터에 후원하게 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가 “삼성과 GKL에 영재센터 후원금을 강요한 혐의를 자백하는 것이 맞느냐”고 되묻자 장시호는 직접 “맞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영재센터가 자부담할 것처럼 속여 국가보조금을 가로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속여서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두 사람과 함께 법정에 출석한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측은 “김 전 차관이 GKL 대표에게 영재센터 후원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얘기한 것은 사실이나 스포츠영재 육성 목적으로 하는 센터 후원을 검토하도록 한 것은 직권남용이나 강요에 해당한다고 볼 게 아니다”면서 “오히려 GKL 대표 등이 영재센터가 대통령 관심인 걸 알고 적극적으로 후원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한 “김 전 차관은 GKL 배드민턴과 펜싱선수단 창단에 관해 GKL 대표를 만나 규모를 줄여서 가능하면 두 종목 정도 팀을 만드는 걸 긍정적으로 검토해보라고 조언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은 대통령과 최순실이 주도해서 매년 80억원 상당 업무대행 용역계약을 체결하라고 요구받은 상태이던 GKL의 부담을 덜어줄 대안으로 제시한 만큼 직권남용이나 강요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최순실이 김종 전 차관을 기업들을 압박해 영재센터 후원금을 내게 강요했고, 이 과정에서 장시호가 최순실의 지시를 받아 사업계획서를 급조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장시호가 영재센터 후원금 관련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최순실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데 한층 어려움을 겪게 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김종 전 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장씨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사기, 횡령 등의 혐의로, 최순실을 이들과 공모한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최순실과 김종 전 차관, 장시호와 함께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삼성그룹 프로스포츠단을 총괄하는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총괄사장에게 압력을 행사해 장시호가 운영하는 센터에 16억2800만원을 후원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함께 공모해 문체부 산하 공기업 GKL이 해당 센터에 2억원을 후원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도 받았다.


또한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GKL에 압력을 넣어 영재센터 후원금 2억원을 받아낸 혐의도 있다.

 

▲ 지난 1월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게이트'관련 재판에 장시호와 최순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재판에 참여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주간현대

 

최순실의 브레인


이처럼 최순실과 장시호가 사이가 틀어지면서 이들이 행한 문화 스포츠계 농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각종 언론 등지 보도에 따르면, 장시호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연예계와 체육계 등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고, 본인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협박도 거침없었다. 


장시호가 이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순실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 한다. 일각에서는 ‘문화대통령’으로 불린 차은택도 장시호가 최순실에게 소개시켜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순실을 등에 업은 장시호는 동계 스포츠 육성 사업과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사업에도 개입한 정황이 쏟아지고 있다. 


장시호는 겨울스포츠 어린이 유망주 양성이라는 명목으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라는 재단을 만들었는데, 사실 이 스포츠영재센터는 영재 양성보다 평창올림픽과 관련된 각종 잇권사업을 따내기 위해 설립된 유령재단으로 강력히 추정되고 있다.


장시호는 이 재단으로부터 7억 원의 국비를 지원 받아서 이중에 1억원 가량만 재단 운영에 사용하고, 나머지 6억원은 본인이 착복하기도 했다. 


또한 이외에도 삼성전자와 정부가 거액의 지원을 했다는 사실까지 수 많은 언론사의 보도와 검찰 및 특검의 수사로 드러났다. 


그리고 이를 뛰어넘는 각종 이권을 챙기기 위해 김종 전 문체부 차관과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사업을 진행해왔다고 하는 등 각종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


장시호는 평창올림픽을 ‘비리올림픽’으로 만들 뻔한 행위는 물론, 차명으로 스포츠마케팅 업체인 ‘더스포츠M’을 설립하고 K스포츠재단으로 하여금 ‘더스포츠M’에 용역을 주게 한 혐의도 동시에 받고 있다. 


‘더스포츠M’은 전혀 실적이 없는 신생회사였음에도 쟁쟁한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대기업으로 부터 수백억의 돈을 뜯어낸’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사업을 따냈다.


더스포츠M의 초대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A씨가 이런 사실들을 폭로했는데, 이 A씨는 장시호가 주도해 만든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직원이기도 했다.

 

박근혜 게이트 폭탄


이처럼 장시호의 ‘최순실 태블릿 PC’ 제출 이후 양측의 사이가 완전히 틀어진 가운데, 그간 최씨일가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장시호는 최순실의 각종 범죄행위에 주요한 브레인이자 행동대장으로 활동했던 행적이 밝혀지고 있다.


박근혜 게이트의 공동정범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서 이 문제를 오랫동안 추적해 온 주진우 기자 등에 따르면 장시호가 최씨 집안의 브레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최순실에 대한 각종 비밀들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장시호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출산에 대해서도 크게 간섭했고, 아이 양육 문제에 관여하며 '막무가내'로 행동해 이모 최순실까지 당황하게 만들었다는 보도도 나올 정도로 최순실 일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또한 젊은 시절 이모 최순실과 그의 딸 정유라와 함께 강남구 압구정동의 압구정 현대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한 목욕탕에 자주 들렀다고 한다.


세신사의 증언에 의하면 “8살 정유라가 세신사의 빰을 때린 후, 같이 온 사촌 언니가 자랑이랍시고 밖에 나가서 ‘유연이가 아줌마 때렸대요’ 라며 떠벌리고 다녔다”고 하는데 이 사촌 언니가 바로 장시호라는 것이다. 정유라가 8살이었다면, 당시 장시호는 25살이다.


물론 실제 사촌 관계라는 명백한 확인을 들었다는 증언도 없고, 장기간 자주 가던 목욕탕에 매번 꼭 정해진 가족만 빠짐없이 데려가고 다른 사람은 항상 배제했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첫째로는 최순실이 정유연을 만 40세, 즉 꽤 늦게 낳은 편이므로 아마 장시호가 아니라 최순실의 여동생인 최순천의 딸일 가능성도 있다.


둘째로 아버지 정윤회 쪽 친척인 언니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그냥 그날따라 혹은 특정기간 중에만 사정상 최순실의 가까운 지인 딸 정도되는 아이를 데려오고 나서 설명하기 귀찮아서 ‘유연이 사촌언니’라고 설명했다면, 세신사가 사촌 언니로 기억했을 수도 있어서 사실 알 수 없다.


물론 마지막 가능성은, 대학도 나온 25살 여자가 진짜 저런 개념없는 행동을 했을 수 있다는 것. 집안 내력을 보아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같은 최순실과 장시호의 과거 사이가 좋았던 수많은 정황들과 행동대장으로 활동했던 이력덕분에 장시호가 입을 더 많이 연다면 ‘박근혜 게이트’ 비밀의 중추에 다가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월호 7시간’으로 크게 촉발된 박근혜 대통령의 약물설 등이다.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에 따르면, 장시호와 그 모친인 최순득은 주사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암환자용 진통제’ 를 직접 주사하기도 했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암환자용 진통제는 대부분 마약성이기 때문에 이들 일가가 약물중독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 특히 이 일가가 충동조절 장애가 의심될 정도로 대인관계에서 안하무인격이었는데, 이것이 단순히 성격문제가 아니라 약물중독의 부작용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MBN>의 단독 보도에서는 이 약물이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이라는 구체적인 보도까지 나왔다. 장시호는 졸피뎀을 장기복용했으며, 최순실과 마찬가지로 대리처방까지 받았다는 정황이 있다.


장시호가 복용한 약은 구체적으로 스틸녹스, 자낙스 등 수면 유도제로서 이 약들의 주성분은 제2의 프로포폴이라 불리는 ‘졸피뎀’이다.


장시호가 졸피뎀을 장기 복용한 이유는 환각효과를 즐기기 위해서 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장시호의 측근은 “수면 유도제 복용 후 종종 음주를 했다”고 말했다. 이는 수면 유도제를 복용한 뒤 술을 마시면 정신이 몽롱해지는 등 일종의 환각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음주와 같이 약을 먹게 되면 약의 활성도가 높아져서 환자가 정신 착란이라든지 환각 증상이라든지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고, 드문 경우에는 약이 과다 작용해서 호흡장애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장시호가 한 번에 점차 많은 양의 수면 유도제를 복용하게 된 것도 이런 오용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특히 장시호는 약물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부작용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장시호 측근은 “평소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등 분노조절장애 증상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결국 장시호가 지인을 통한 대리 처방 외에 다른 경로를 통해 수면 유도제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또한 이같은 약물이 지인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등에도 사용이 되었을 가능성도 소수나마 존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 장시호의 모친 최순득(사진)과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가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프라임경제>     © 주간현대

 

박근혜 정조준?


이같은 의심의 시작은 장시호도 최순실과 마찬가지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도 매우 좋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과거 장시호의 어머니 최순득과 장시호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는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바 있기 때문이다.


장시호의 측근은 <채널A>와의 인터뷰를 통해 장시호가 “VIP(대통령)랑 친하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같이 갈 거다. 제주도에 재단을 차려놓고 같이 살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장시호는 2012년 제주도에 고급 빌라를 구입한 후 최순득 등 가족과 함께 이용해 왔으며, 아들은 제주도의 국제학교에 다니고 아버지는 제주도에서 사업을 계획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러 의혹이 제기된 후, 현재는 해당 빌라를 매물로 내놓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과 장시호의 모친 최순득이 매우 친한 사이인 것은 사실로 보이는데, 2006년 박근혜가 한나라당 대표였을 당시 괴한에게 커터칼 피습을 당하고 요양차 일주일간 최순득의 집에 머물렀다고 한다.


또한 수시로 최순득 집에 들렀다는 것도 밝혀졌으며, 박근혜 당시 대표 피습 당시 자택 내부에 감시용 CCTV를 다수 설치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순득의 아들인 장승호 결혼식에 박근혜가 참석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때문에 박근혜 게이트에서 실제로 최순실은 언니 지시대로 움직이던 ‘현장 반장’일 뿐, 진짜 국정을 농단한 실세는 최순득과 장시호라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전혀 반대되는 기사도 있고, 이후의 상황을 비춰볼때 신빙성은 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얼굴 인식 프로그램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장시호의 100% 일치 결과가 나올 정도로 둘이 굉장히 닮아, 그 덕분에 온갖 해괴한 낭설이 나도는 중이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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