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구본무 회장의 혁신·인재경영 리더십 분석 ①

‘신성장 동력 육성’과 ‘연구개발 경영’으로 ‘영속기업’ 토대 마련

조미진 기자 | 기사입력 2017/02/20 [10:24]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혁신·인재경영 리더십 분석 ①

‘신성장 동력 육성’과 ‘연구개발 경영’으로 ‘영속기업’ 토대 마련

조미진 기자 | 입력 : 2017/02/20 [10:24]
▲ 인재발굴을 위해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구본무 LG그룹 회장 <사진=LG 제공>   

 

 

올해로 70년을 맞은 LG그룹은 국산 첫 라디오, 흑백TV, 냉장고, 음성다중컬러TV 등을 개발하고 플라스틱·화학 공업 분야에서도 개척자 역할을 했다. 이렇듯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창업정신을 가진 LG그룹의 3세대 경영 주인공이 구본무 회장이다.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그의 행보는 거침없고 그룹의 변화와 혁신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성급한 성과주의와는 다르다. 1990년대 초 2차 전지 사업을 연구를 시작해 수년간 성과가 없음에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임직원들을 꾸준히 독려해 현재 이 분야에서 세계적 입지를 구축했다. 구 회장은 또 혁신의 중심에 연구개발이 원천임을 강조한다. 지난해 성과를 낸 연구개발 인재들에게 대규모 포상을 실시하는 등 보상에도 공을 들였다. 연구개발 분야 외 임직원들에게도 일정 기간의 기회를 줄 때가 많은 편이다. 인재를 중시하는 구 회장의 철학은 최근 LG가 이공계 입사선호 1위 기업으로 꼽히면서 증명 되는 듯 하다. 이런 LG에게도 고난은 있다. 최근 몇 년간 성장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그러나 자동차 전자정비 분야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설정,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산 첫 TV, 냉장고등 구인회 창업주 회장의 개척정신 보인 LG

3세대 경영자 구본무, 선대 못지않은 광폭 행보로 신사업 육성 

 

 

[주간현대=조미진 기자] LG70년 발자취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무수히 만들어 내며, 한국의 제조업 발전사와도 궤를 같이 했다. 1947년 내놓은 럭키크림동동구리모라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으나 용기 뚜껑이 자주 파손되는 문제가 있었다. 구인회 창업회장은 이를 해결하고자 국내 최초로 사출성형기를 도입, 화장품 용기 생산에 성공하며 한국 플라스틱 공업을 개척했다.

 

▲ 2017년은 LG그룹의 창사 70주년이다. <사진=LG 제공> 

 

 

한국 최초의 제품들을 만들다

 

이후 구 창업회장은 1958년 한국 첫 전자업체 금성사를 설립, 이듬해 국내 최초로 라디오 개발과 양산에 성공한다. 1965년에는 자체 기술로 국산냉장고를, 1966년에는 국내 최초로 흑백TV(19인치)를 조립·생산했다. 1967년에는 GE와의 제휴로 첫 국산 에어컨을 생산하는 등 연구개발의 신화를 쓰며 급성장했다.

 

이어 창업회장의 장남 구자경 명예회장이 취임한 1970년 후에도 LG는 공냉식 에어컨, 전자식 VCR, CD플레이어, 슬림형 냉장고, 음성다중컬러TV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며 국내최고의 가전 회사라는 입지를 다져갔다.

 

화학분야에서도 전남 여천 석유화학단지에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정유부터 석유화학 기초유분 및 합성수지까지 석유화학 분야의 수직계열화를 완성, 수입에 의존하던 원료를 직접 생산하며 석유화학 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현재 LG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다. 창업 첫해인 1947년에 3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약 150조원을 기록했다.

 

이렇듯 70년 간 이어진 LG의 성장 원동력은 연구개발(R&D) 중시 경영이다. 구인회 창업회장이 새 사업을 할 때마다 남이 안 하는 것을 해라. 뒤따라가지 말고, 앞서가라. 새로운 것을 만들라고 했는데, 여기에 연구개발을 강조한 기업정신이 담겨 있다. 연구개발과 개척정신은 1990년 구자경 명예회장이 LG의 새 경영이념을 정립하면서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로 나아갔다.

 

이러한 경영이념은 다음 3세대 경영자인 구본무 회장이 기술 차별화와 원천 기술 확보, 이를 위한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우수 인력 확보를 지속적으로 주문하면서 LG 특유의 연구개발 중시기업문화로 굳어진다. 구본무 회장도 혁신과 연구개발을 중시하는 면에서 선대회장들 못지않다.

 

구본무 회장, 뚝심의 신사업 육성

 

구본무 회장은 1975년 입사해 차곡차곡 자리를 올라가며 20년 동안 경영수업을 받았다. LG화학에서 과장으로 시작했고, 이후 LG전자 기획심사본부장, 일본 도쿄주재 이사, LG그룹 회장실 부사장 등을 거쳐 1995222LG그룹 3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구본무 회장은 확신이 들면 많은 자금을 투자하고 연구개발에 수년, 수십년을 공들여 끝까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2차 전지사건이다.

 

1991년 당시 그룹 부회장이던 구 회장은 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영국 출장을 떠났다. 이때 한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가 아닌 충전을 하면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2차 전지를 접하게 된다.

 

2차 전지에서 미래 사업으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후문. 구 회장은 2차 전지 샘플을 가지고 귀국해 당시 계열사였던 럭키금속에 이를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리튬전지가 음극재, 양극재, 전해질 등 화학물질로 구성되어 있기에 1996년에는 소재분야 연구에 강한 LG화학으로 전지 연구조직을 이전시켜 연구를 계속 진행시켜나갔다.

 

그러나 성과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LG화학 연구진들이 1997년 소형전지 파일럿을 처음으로 생산했으나 대량 생산하기에는 품질이 역부족이었다. 또한 선발업체인 일본 기업들의 기술력을 따라잡기도 버거웠다.

 

수년간 거액을 투자했음에도 이렇다 할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배터리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그룹 안팎에서 나왔다.

 

그러나 구본무 회장은 임직원과 연구진에 포기하지말고, 길게 보고 투자하고,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하라. 꼭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다시 시작하라며 독려했다.

 

지난 2005년에는 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이 사업은 우리의 미래 성장 동력이다. 끈질기게 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재차 임직원들을 격려 한 것으로 알려진다.

 

구 회장의 끈기어린 지원에 힘입어 LG화학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 등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지난 201512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 리서치가 발표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경쟁력 평가에서는 2013년에 이어 2015년에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LG화학이 그간 글로벌 29개 자동차 업체로부터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 누적 수주한 금액은 36조원이 넘는다. 그러나 이 중 현재까지 발생한 실제 매출은 2조원이다. 이에 대해 LG화학측은 지난 10여 년간 양산된 차량의 절반이 넘는 신규 차종이 향후 1년 남짓한 기간 중에 쏟아질 것이다. 20207조원 매출을 통해 글로벌 1위 배터리 생산업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본무 회장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열정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2010) 충북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2009) 및 준공식(2011) 중국 남경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식(2015) 폴란드 브로츠와프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2016)까지 LG화학의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 기공식·준공식에 모두 참석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차세대 시장선도 사업으로 육성하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참고로 폴란드 공장은 유럽의 첫 대규모 전기차용 리튬배터리 생산기지로 유럽 최대의 생산 능력을 갖게 되며 전극부터 팩까지 모두 생산하는 유럽 최초의 완결형 기지가 된다.투자가 완료되는 2018년 말에는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EV, 32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 기준) 10만대 이상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춘다.

 

penfree@hanmail.net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포토뉴스
4월 둘째주 주간현대 1246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