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말단 행원에서 신한은행장까지 오르다

조미진 기자 | 기사입력 2017/03/10 [16:42]

위성호, 말단 행원에서 신한은행장까지 오르다

조미진 기자 | 입력 : 2017/03/10 [16:42]

업계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신한은행에 위성호 신임 은행장이 부임했다. 말단 행원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온 그가 신한카드 사장으로서 카드업계 실적1위를 이끄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것이 이유인 것으로 평가 된다. 신한은행은 이미 신한금융그룹 내에서도 독보적인 영업이익과 영향력을 가진 핵심 계열사다. 때문에 그에게도 향후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위 은행장은 최근 취임식과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과 글로벌 환경에서 신한만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또한 한 살 차이인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의 영향력 싸움에 대한 우려에 대해 잘 해나갈 자신이 있고 문제가 생긴다면 내 잘못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며 각오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국내 초()격차의 월드클래스 리딩뱅크 위상 확립 목표

디지털·글로벌 환경에서 신한만의 새길 만들자취임사

 

경쟁했던 조용병 차기 금융지주 회장과 갈등 우려 일축

위성호 만약 문제 생긴다면 내 잘못, 대화 힘쓸 것이다

 

 

[주간현대=조미진 기자] 한정된 국내 고객을 놓고 뺏고 뺏는경쟁이 치열한 은행 업계에서 신한은행은 업계 영업이익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1982년 점포 세 개로 출범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신임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지난 2년간 신한카드 사장으로 일하며 업계 1위 영업 실적을 내는 등 능력을 인정받아 신한금융그룹 내 독보적 영업 이익과 영향력을 가진 신한은행의 수장이 됐다.

  

▲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3월7일 은행장 취임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신한카드 사장으로서의 성공적 임기

 

위성호 신임 은행장은 20138월 취임해 지난해 8월 신한카드 사장 연임에 성공했다. 이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의 뒤이어 신한은행장이 됐다. 그는 신한은행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고 신한금융 부사장으로서 뛰어난 조율능력을 발휘한 바 있다. 최근 2년간은 신한카드 수장으로서 업계 순익1위의 실적을 내며 일찌감치 은행장후보 0순위로 꼽혀왔다.

 

1958년생인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 지난 1985년 신한은행 본점 영업부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해 내내 신한금융 계열사에서만 몸담아 왔다. 신한은행 반포터미널지점장, PB사업부장 신한금융지주회사 통합기획팀, 부사장 신한카드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 대표이사 사장 등의 요직을 거쳐 행장에 올랐다. 특유의 전투적 기질은 은행 내부에서 정평이 나 있지만 부하 직원들과 소통과 의견 수렴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8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위 행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선임했다. 당시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디지털과 글로벌은 신한금융의 미래가 달린 핵심분야라며 위 내정자는 신한카드 사장으로 일하면서 두 분야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는 점이 행장 선임 과정에서 결정적 요인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장으로 내정된 직후 간편결제 등 카드업계가 디지털금융의 최전선에 있었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덕분에 신한카드 사장을 하면서 금융권에서 화두가 된 핀테크와 디지털 금융에 대해서 많은 공부를 했다고 밝혔다.

 

위 행장은 신한카드 사장을 지내며 가맹점 수수료율과 대출금리 인하 등 잇따른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71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앞서 밝혔듯 카드업계 선두자리 수성에 대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그의 디지털 경영이 성과를 거둔 것이라는 게 신한금융그룹 안팎의 평가다.

신한카드 모바일 플랫폼 신한FAN()의 성공이 대표적이다. 해당 플랫폼은 고객 수 700만 명, 지난해 취급액 56000억원에 달했다. 위 은행장이 일찌감치 빅데이터에 주목했고, 2014년 당시 국내 카드사 최초로 2200만 명에 달하는 고객 카드사용 내용을 분석한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했다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해외법인 1호인 카자흐스탄 신한파이낸스를 열고, 인도네시아 살랑그룹과의 합작으로 자동차 할부리스 전문기업인 신한인도파이낸스를 설립했다. 지난해는 미얀마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획득한 바 있다.

 

물론 카드사에서 이 같은 업적을 세웠다지만 은행 수장이 되서는 새로운 승부를 시작해야 한다. 위 은행장의 향후 과제는 국내 리딩뱅크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것과 미래 먹거리 찾기로 생각할 수 있다.

 

▲ 취임식 중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위성호 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제공>   

 

 

2010년 이후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업계 당기순이익 1위를 지켜온 명실공히 리딩뱅크. 그러나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경쟁사들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또 올해는 카카오뱅크, K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한다. 인터넷 전문은행에 참여하지 않은 신한은행으로서는 다른 방식으로 핀테크 시장을 주도할 방안이 필요하다.

 

취임식에 드러난 위성호의 청사진

 

최근 그는 은행장으로 부임하며 기존의 신한은행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임직원들을 독려 했다

 

신한은행은 37일 주주총회를 열어 위 행장을 신임은행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은행 측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한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위 은행장 취임식을 열었다

 

이날 취임사를 통해 위성호 은행장은 지난 33년간 신한의 일원이라는 것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여겨 왔는데, 조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주어져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원을 보내주시는 고객님과 주주님들, 각자의 자리에서 열과 성을 다하시는 국내외 22000임직원 여러분, 신뢰와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들어 온 유주선 위원장을 비롯한 노동조합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족한 저에게 중책을 맡겨 주신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님과 지난 2년간 은행의 성장을 이끌어 오신 조용병 행장님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고 덧붙였다.

 

취임식은 위성호 은행장이 참석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우리가 함께 만드는 꿈·이라는 주제의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위 행장은 취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국내에서는 업계를 주도하는 ()격차 의 리딩뱅크글로벌 환경에서는 해외 유수 은행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누는 ‘World Class Bank’의 꿈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산업 간 진입장벽이 무너지고 전혀 다른 플레이어(Player)들이 금융에 도전하는 격변의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 디지털과 글로벌에서 신한만의 새로운 길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 채널·업종·국경의 경계가 없는 디지털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 변화의 흐름을 먼저 읽고 먼저 결정하고 신속하게 실행하는 속도감 있는 경영을 통해 한계를 과감히 뛰어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 것을 당부했다

 

또한 글로벌(환경) 에서는 국가별 상황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 로드맵을 세워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Organic성장과 함께 아시아 유망 시장 내 M&A 나 지분투자 등 Inorganic 성장 전략을 병행해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위 은행장은 신한 역사상 최초의 행원 출신 (조용병 금융지주)회장·(위성호 본인)행장 듀오 탄생으로 꿈과 열정을 품고 노력한다면 누구나 신한의 리더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행장이 아닌 선배, 보스가 아닌 리더로 걸림돌을 제거하고 디딤돌을 놓으며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신한, 글로벌 신한, 위대한 신한의 꿈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디지털과 글로벌에 대한 적극적 대비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취임사를 마치고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기자들의 질문에 좀 더 구체적인 경영 청사진을 밝혔다. 특히 그는 디지털빅데이터에 대한 언급을 많이 했다.

 

위 행장은 “(현재와 미래의) 디지털 시대는 온라인-오프라인 채널의 경계가 없는, 은행-비은행 등 업종의 경계가 없는, 국내-해외 등 국경의 경계가 없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그동안 유지해 왔던 은행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앞으로도 유효할 것인지 우리는 깊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디지털 시대는 앞선 사람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것이라며 디지털·글로벌 등 거스를 수 없는 흐름에서 초 격차수준의 리딩뱅크가 되지 못한다면 뒤쳐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위 은행장은 은행과 카드사 간의 특징을 비교하며 향후 빅데이터 접목 계획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밝혔다.

 

그는 신한카드 사장 시절 빅데이터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신한 카드의 최대 강점으로 보이는 데이터 축적을 이끄는 등 이 분야에서 역량을 인정받아 왔다

 

앞서 취임사 프레젠테이션 중 그는 이미 디지털과 사람의 콜라보레이션, 은행과 비은행의 시너지, 핀테크 기업과 금융기관의 협업 모델 등이 많은 플레이어들에 의해 시도되고 있다빅데이터와 모바일 플랫폼을 경영에 활용하여 수수료, 금리 등 전통적인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비가격 요소를 적극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자간담회에서는 카드는 지급 결제를 매개로 한 디지털이지만, 은행은 입금·송금·환전·대출상품 등 부수적 업무에 대해 플랫폼을 마련하고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향후 (은행) 각 분야에 빅데이터 플랫폼을 어떻게 설계할 지 좀 더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 위성호 은행장이 취임식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또한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채용 기준과 과정을 도입하고 싶다는 개인적 바램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에는 유사한 스펙을 가진 사람을 몇 백명씩 뽑았지만, 지금은 디지털시대이자 글로벌 시대이자 ICT시대이지 않냐과거의 채용 정책이 유의미할 지는 경영진들과 고민해나갈 것이고 변화를 시도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임 조용병 행장이자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은행에 도입했던 유연근무제는 향후 발전 시켜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직원들의 행복 관점에서 보면 유연 스마트근무제는 직원들이 좀 더 부담 없이 쓸 수 있게 발전시켜나갈 예정이다. 그런 차원에서 휴가 일수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이어 휴가뿐 아니라 근무 시스템 자체도 탄력성 있게 하는 것은 직원 행복과 연관돼 있다. 직원에게 제도가 도움이 되고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활성화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씨티은행 등이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계좌유지수수료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위 은행장은 해외 은행에 비해 우리나라는 은행 이용 수수료가 정말 싼 것은 맞다. 실제 자동화기기(ATM) 관련 비용도 기기 유지비용 및 감가상각 등을 고려하면 기존 수수료가 적정 가격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은행들이 (계좌유지수수료를) 시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부분 또한 (자신이) 은행 쪽에 4년여 만에 다시 돌아온 만큼 여러 가지를 따져볼 것이다. 수익과 고객 이탈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생각한다고 답했다.

 

신임 금융지주 행장과 팀웍 이룰 것

 

퇴임을 앞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조용병 금융지주 회장(60) 내정자-위성호 은행장(59)이 신한이 구상할 수 있는 최강 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두 사람은 고려대 동문으로 은행장과 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경쟁 한 바 있다. 둘의 경영스타일도 달라 일각에서는 불협화음이 날수 있다는 우려를 일각에서 제기했다.

 

또 은행은 대개 금융지주사의 계열사 중 막강한 조직과 인력을 갖고 있어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의 갈등은 드물지 않게 있어왔다. 신한금융도 12개 계열사 중 은행 수익이 전체의 65%이며, 직원 수의 60%도 은행 소속이다. 특히 국내외 1000여개 이상인 영업 네트워크는 모든 계열사를 합친 수보다 많은데, 카드·보험 등의 상품 판매 루트도 은행 영업망을 활용한다.

 

이와 관련해 위성호 행장은 한동우 회장으로부터 그룹 차원에서 만들어진 경영전략에 따라 은행을 경영할 것, 조직을 투명하게 운영할 것,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인사 정책을 쓸 것 등의 세 가지 조언을 들었으며 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아울러 조용병 회장과는 언제든지 서로 대화할 것이다. 많은사람들이 염려하다보니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졌다. 불미스러운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그런 각오를 가졌다면서 염려스러운 부문이 나온다면 전적으로 내가 잘못한 것이라며 비장한 각오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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