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연대 구축 하겠다는 '김종인'…가능성은 희박

한동인 기자 | 기사입력 2017/04/06 [09:43]

비문연대 구축 하겠다는 '김종인'…가능성은 희박

한동인 기자 | 입력 : 2017/04/06 [09:43]

정치권에서 ‘킹메이커’라 하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를 칭하는 것으로 널리 퍼졌다. 그런 김 전 대표가 이번엔 ‘킹’이 되겠다며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비문연대를 노리고 있는 김 전 대표는 통합정부를 외치며 단일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힘이 미약하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지지 기반이 없는 김 전 대표 입장에서 대선 판도를 흔들만한 힘이 부족한 것이다. 또한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어 김 전 대표의 대선 출마가 ‘화제성’에 불과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편집자주>


 

 

김종인 “각 정파 힘모아 ‘통합정부’ 이뤄내야 한다

”추진력 없는 통합정부론, ‘단일화’ 그들만의 리그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는 ‘통합정부론’을 들고 대선 판도에 뛰어들었다.     ©김상문 기자

 

지난해 413 총선 당시 민주당은 원내 1당으로 부상했다. 당시 총선에서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등공신으로 불리며 ‘킹메이커’라는 타이틀을 확실히 가져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당내 갈등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민주당을 탈당하며 의원직을 상실했다.


그러던 중 김종인 전 대표는 “여러 정파와 인물을 아우르는 최고 조정자로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리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하고 나섰다. 김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의 고리는 ‘통합정부’에 있다. 그의 구상은 비문(비문재인) 단일화 방안이다.

 

‘통합정부’


김 전 대표는 지난 5일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정부로 위기를 돌파하고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자신의 색체를 드러냈다. 각 당의 경선이 끝나면서 대선구도가 명확히 드러나자 더 이상의 ‘킹메이커’가 아닌 ‘킹’이 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는 이날 “이번 대통령 선거에 정당 추천 없이 출마해서 국민의 선택을 받고자 한다. 바로 그 통합조정의 소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며 “여러 정파와 인물을 아우르는 최고 조정자로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리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에 대한 견제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그는 “위기 상황을 수습할 대통령을 뽑는 것인데 지난 세월이 모두 적폐라면서 과거를 파헤치자는 후보가 스스로 대세라고 주장한다”고 견제했다. 특히 문 후보가 ‘3D 프린터’를 ‘삼디 프린터’라고 읽은 것을 놓고는 “잠깐 실수로 잘못 읽었다고 하기엔 너무도 심각한 결함”이라며 “국정 책임자에게 무능은 죄악이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그는 “이미 망해서 과거가 된 정권을 두고 정권을 교체하자는 집단이 판단력이 있는 사람들인가”라며 “과거 집권했던 5년간 국민 사이에 미움을 키운 것 이외엔 별로 한 일이 없는 사람들이 지금 이 마당에 적폐청산을 주장하면 국민에게 뭘 해주겠다는 건가”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민주당 뿐 아니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향해서도 비판을 내놓았다. 그는 “또 다른 후보는 어떻게 집권할지도 모르면서 여하튼 혼자서 해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은 힘을 합쳐보겠다는 유능과 혼자 하겠다는 무능의 대결”이라며 “무능한 사람이 나라를 맡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단일화 없이 독자 노선을 걸으려 하고 있는 안 후보에 대한 지적이다.


이러한 기조에 김 전 대표는 ‘통합정부’를 담고 있다. 그는 “각 정파의 유능한 인물들이 힘을 모으는 통합정부가 답”이라면서 “소임을 위해 마지막 주자로 나선 저에게 힘을 주시면 대통령은 권력자가 아닌 조정자가 될 것이고, 대한민국의 역량을 모두 모으는 정치는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경쟁력으로 나타내고 있는 통합정부는 결국 각 당의 후보들이 서로 힘을 모아 나라를 꾸려가야 한다는 것으로 이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다. 개헌파의 핵심인 김 전 대표의 예상된 발언이었다. 그는 이러한 차원에서 “차기 정부는 통합정부의 정신으로 연대하는 정부여서 어떤 개혁조치도 가능한 국회 의석이 모일 것”이라며 “실제 수많은 개혁입법이 말만 무성한 게 아니라 제대로 실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현가능성 희박


우선 김 전 대표의 이러한 행보는 문재인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그가 말하고 있는 통합정부 역시 문 후보에겐 적용되진 않는 것처럼 비춰지는 부분이다. 결국 통합정부론은 문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주자들을 결집시켜 문 후보의 대세론을 막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결국 권련분점을 통한 협치를 주도할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와야 국가 개혁과제를 풀 수 있다고 주장하는 김 전 대표로서는 문 후보의 ‘독립정부’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김 전 대표의 남은 기간 대선 행보는 소속 정당이 없는 후보들 간의 단일화에 초점을 맞춘다. 수많은 러브콜에도 극구 거부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그 예다. 정운찬 전 총리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에는 국정농단의 위험이 항상있다. 그래서 공동정부 또는 통합정부를 만들어서 나라를 과도기에 공동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 전 총리는 3명의 단일화를 이야기 했다. 이후 행보로는 1차 대상으로 유승민 후보를 향한다는 것. 유 후보와의 단일화를 성공시킨다면 국민의당 차례이다.


하지만 김 전 대표 측의 이러한 단일화 계획이 현실성 있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선 각 당의 후보들은 원내정당이라는 지지기반을 가지고 대선판도에 뛰어들었다. 특히 안철수 후보의 경우 최근 문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며 대선판도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역시 지지율 부진을 겪고는 있지만 보수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김 전 대표의 제안이 유 후보를 제외하고 수용이 될지는 미지수다. 즉 김 전 대표가 꾸리고 있는 비문연대 구상이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다만 보수 진영에서는 김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에 대해선 표현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후보가 지난 총선에서 토사구팽당한 배신감과 평생 염원인 개혁입법을 외면당한 좌절감을 생각하면 안타깝다”며 “그럼에도 노구를 일으켜 국민을 위한 인생의 마지막 과업을 이루겠다는 사명감 때문에 십여 년간 천하를 주유했던 공자와 같은 절실한 마음으로 대선 후보로 나선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또 “한국당과 함께 손잡고 국민이 명하는 시대적 소명인 개헌과 패권주의 청산을 위한 대의를 위해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준표 후보는 김 전 대표의 등장이 대선판도에 변화를 주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김 전 대표가 주장하는 통합정부는 힘을 얻지 못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김 전 대표의 이번 대선 출마 선언을 우국충정을 향한 결단으로 이해한다”며 “김 전 대표의 민주당 탈당에 이은 출마 선언은 민주당 내 친문패권주의가 얼마나 뿌리 깊게 고착화 돼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지했다. 바른정당은 “김 전 대표에게 앞으로 패권주의라는 '뺄셈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이라는 '덧셈의 정치'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당부한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 측 3인과 대선 지지율 꼴등을 기록하고 있는 유승민 후보가 단일화를 이뤄낸다 해다 대선 판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bbhan@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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