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배 오른 비트코인, 범죄수단으로 전락

임대현 기자 | 기사입력 2017/04/28 [09:37]

100배 오른 비트코인, 범죄수단으로 전락

임대현 기자 | 입력 : 2017/04/28 [09:37]

비트코인은 4년 만에 100배가 오른 화폐이다현실에서 사용하는 것을 거의 보기 힘들지만인기는 날로 오르고 있다오르는 인기만큼 부작용도 크다해킹을 당해 비트코인을 모두 도둑맞는 사례도 생겼다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이유로 범죄에도 악용된다테러단체의 지원금으로 쓰이기도 하고북한도 비트코인을 모으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편집자 주>


 

변동 폭이 높아 투기 세력 많지만, 손실 보전해주지 못해

테러단체의 지원금으로 활용되는 비트코인, 북한도 활용

 

▲ 비트코인은 온라인 가상화폐로 최근 투기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PIXABAY>

 

[주간현대=임대현 기자]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많이 사용되면서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비트코인에 위험한 투기를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게다가 익명성이 보장되는 비트코인을 통해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화제의 비트코인

비트코인이란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온라인 가상화폐의 한 종류이다. 지난 2008년 일본의 프로그래머 나카모토 사토시에 의해 창안됐다. 비트코인 가맹점이라면 전 세계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

 

중앙은행에서 돈을 유통하거나 시중은행에서 관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화폐와 다르다.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서는 암호화된 프로그램을 해독해야 하는데, 개인용 컴퓨터로는 접근하기 힘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트코인을 광산업에 빗대어 비트코인 해독하는 사람을 마이너’, 해독하는 과정을 캔다라고 부른다.

 

현재 비트코인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은 일반인들은 비트코인 거래소를 통해 수수료를 지불하고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있다. 국내에는 상위 3개 비트코인 거래소인 빗썸’, ‘코빗’, ‘코인원이 전체 점유율 99.02%를 차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거래 프로그램 지갑을 통해 개인과 개인의 직거래가 가능하며,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다면 장소나 시간 제약 없이 거래 가능하다.

 

비트코인은 2145년까지 총 2100만 개까지만 캘 수 있도록 통화량이 한정돼 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약 1600만 개가 채굴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너가 많을수록 암호는 자동으로 어렵게 변환돼 캐기가 더욱 어렵다.

 

비트코인 매매 시, 소수점 8자리까지 나눠서 거래 가능하다. 예를 들면 1비트코인을 쪼개서 0.1비트코인에서 0.00000001비트코인 단위로 거래할 수 있다. 만약 1비트코인(BTC) 가격이 150만 원이면, 0.1BTC15만 원이 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비트코인 수요량이 많아져도 소수점 8단위까지 나눠서 거래가능하기 때문에 공급량은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비트코인은 거래 시 절차가 복잡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이용 가능하며, 장소나 시간 제약 없이 매매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계좌개설 시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각국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아 환율에 따른 금전손실의 부담이 없으며, 전 세계 비트코인 가맹점 어디서든 사용 가능하다는 점도 주요 장점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구매자들은 비트코인의 가장 큰 매력으로 가격 상승을 꼽고 있다. 비트코인은 현재 투자자들 사이에서 각광받는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비트코인은 빠르게 가격이 상승하면서 화폐 수단을 넘어 투기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2013111BTC14137원으로 시작했던 비트코인은 수많은 가격 등락을 반복하며 지난 4월 기준 1BTC에 약 144만 원을 기록했다. 수치로만 보면 4년 만에 거래 가격이 100배 이상 상승한 것. 이 때문에 비트코인은 투기의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의 상승에는 중국이 한몫을 했다. 2016년 초 중국 위안화 가격이 하락하면서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외화 유출을 제한하기 위해 국외송금 한도제한’, ‘국외직접투자 한도제한과 같은 정책을 시행하자 중국인들의 투자처는 외화에서 비트코인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중국인을 중심으로 비트 코인 수요량이 다시 급증하면서 비트코인 거래 가격은 대폭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인도 정부의 화폐개혁실시로 인도인의 비트코인 투자 역시 급증하자, 중국인의 수요 증가와 맞물려 비트코인 가격상승 속도는 더욱 가속화됐다. 지난 341BTC에 약 153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300% 가격상승 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1온스당 표준 금 거래 가격을 추월해 역대 최고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비트코인의 가치가 꾸준히 상승곡선을 나타낸 것은 아니다. 지난 20131214일 비트코인이 1BTC121만 원이라는 최고가를 경신한 직후, 국내외 가상화폐의 위험성이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거래 가격은 다시 폭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42월 일본에서 한 비트코인 거래소가 해킹으로 고객의 비트코인을 소실하고 파산 신청한 사태가 발생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지난 20141월 비트코인의 투기 위험성을 경고했다. 칼 루트비히 틸레 분데스방크 이사는 독일 일간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보증하는 국가가 없어 투자자가 돈을 전부 잃을 수 있다분데스방크는 이 같은 위험성에 대해 단호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은 변동이 심하며 투기성이 높다고 전했다. 유럽 중앙은행과 금융규제기관이 지금까지는 비트코인이 지닌 투기 위험성만 경고했지만, 점차 비트코인 현상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해킹과 같은 피해 발생 시 정부 기관으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범죄에 악용된다

비트코인은 투자상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돈세탁이나 불법 활동에 활용될 여지가 있어 세계 금융 규제기관에서 비트코인 거래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자는 나날이 증가하는 가운데, 비트코인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집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트코인은 계좌를 만들 때, 주민번호나 실명 같은 개인 정보는 입력할 필요가 없으며 모든 거래는 부여된 코드로 진행된다. 익명성이 철저하게 보장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이 범죄 수단의 창구로 이용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이버범죄를 일으킨 해커가 몸값을 요구하면서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한, 테러 지원금을 비트코인으로 모으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음란물사이트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비트코인으로 광고료를 받는 사례도 많다.

 

지난 2015년에는 유럽의 해킹 그룹 ‘DD4BC’가 국내 지방은행에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국내 지방은행에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전력이 있는 DD4BC는 비트코인을 보내지 않으면 대규모 디도스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실제로 디도스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해킹을 막는 대가로 달러 등 실물화폐가 아니라 비트코인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세계적인 테러단체 IS의 경우도 비트코인을 통해 자금을 모으는 정황이 드러났다. 계좌가 동결돼 금융활동이 제한된 북한의 경우도 비트코인을 모으고 있다. 북한이 매달 87400달러(1억원) 이상을 비트코인으로 확보해 왔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414일 보도했다.

 

인터넷 보안전문업체인 하우리는 지난 20134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직후 북한이 해커를 동원해서 한국의 비트코인을 강탈해 간 사건 이후, 2015년까지 북한의 비트코인 관련 해킹 활동을 추적했다. 하우리 측은 지난 2013년 당시 북한은 2주 만에 35000달러(4000만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한국에서 빼갔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 해킹 사건을 저지른 해커도 1030만 명의 회원 정보를 유출하겠다고 협박하며 30억 원어치의 비트코인을 요구했는데, 당시 우리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수사 끝에 북한 정찰총국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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