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울먹이는 이재용에 징역 12년 때린 내막

박영수 특검 "정의 살아 있음 보여달라" vs 삼성측 "승마지원은 최순실 강요의 결과...뇌물 아니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7/08/07 [18:02]

이재용 부회장 울먹이며 최후진술 "사익 위해 대통령에게 부탁하거나 기대한 적 없다"

"존경받는 기업인의 뜻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돼 만감 교차하고 착잡하다"

▲ 눈물을 흘리며 최후진술을 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는 8월25일 유죄를 받을까, 무죄로 풀려날까? 사진은 지난 2월 이 부회장이 구속 후 처음으로 특검의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는 모습.     ©김상문 기자

눈물을 흘리며 최후진술을 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는 8월25일 유죄를 받을까, 무죄로 풀려날까?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던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는 18일 후 판사의 결단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2일간 53차례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 부회장 측과 신경전을 벌여온 박영수 특검팀은 8월7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311호 법정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12년'을 때렸다.

 

이와 함께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차장(사장), 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10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에 직접 참여한 박영수 특검은 최후 의견진술에서 삼성과 이 부회장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검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인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시급한 과제였기 때문에 정경유착의 고리가 다른 재벌보다 앞서서 강하게 형성된 것”이라며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승계작업을 특검이 만든 가공의 틀이라고 근거 없는 주장이나 변명으로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했다.

 

특검은 "이들은 이 부회장을 살리기 위해 허위 진술과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범행을 전혀 반성하지 않고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기를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마저 저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그러면서 "특히 이 부회장은 이익의 직접적 귀속 주체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임에도 범행을 전면 부인하며 책임을 미루고 있다"며 "법정에서 '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달라"며 중형 선고를 요청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65)과 최순실씨(61)에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특검이 견강부회하고 있다"며 "정황증거와 간접사실을 모조리 모아 봐도 공소사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이런 것들이 헌법상의 무죄추정 원칙을 넘어설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피고인은 대통령에게 어떠한 이익도 제공한 적이 없고, 그럴 의사도 없었으며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바라고 한 것이 아니다"면서 "특검의 주장은 사실관계나 법리 적용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 변호인단은 "국정농단 사건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참으로 불행한 사건이어서 마땅히 진상이 규명되어야 하고 그 사태를 일으킨 당사자들은 응분의 대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법과 원칙을 벗어나면서까지 책임을 묻는 것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잘못을 바로 잡는다는 명분하에, 또 하나의 큰 잘못을 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국정농단 사건에서 기업들은 피해자이고 헌법재판소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관련 재판에서 기업들이 국정농단 사건의 피해자임을 인정했다"고 환기시키면서 "특검은, 삼성은 다른 기업들과 다르게 국정농단 사태에 적극 편승하여 승계작업에 대한 이득을 얻었으므로, 그 경영자인 피고인들을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삼성과 피고인들은 대통령이나 최서원으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은 적이 없고, 받으려고 생각해본 일도 없다. 피고인 박상진은 부탁할 일 없느냐는 최서원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삼성 역시 다른 기업들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특검의 주장은 근거 없는 편견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거론하면서 "피고인들을 사실상 유죄로 추단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피고인들이 무죄임을 밝혀 나가는 과정이 참으로 힘들었지만, 단 한순간도 피고인들이 무죄임을 의심하지 않았다"면서 "부디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여 주시기 바란다"는 말로 변론을 마무리했다.

결론적으로 삼성 변호인단은 "특검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한 청탁'이라 주장하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은 삼성을 표적으로 한 최순실씨의 강요·공갈의 결과이지 뇌물이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평소와 다름없이 곤색 양복에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의 손에는 연두색 노트가 들려 있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3시20분 연두색 노트를 펼친 채 본인의 재판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최후진술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한 가지 꼭 말씀 드려야겠다"면서 "저의 사익이나 개인을 위해서 대통령에게 무엇을 부탁하거나 기대한 적이 결코 없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과 관련한 오해 부분도 말해야겠다"며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우리 국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제 욕심을 부리겠습니까. 정말 억울합니다"라고 하며 울먹였다.

 

이 부회장은 9분간 진행된 최후진술에서 눈물을 참기 위해 종이컵에 담긴 물을 마시거나 헛기침을 하기도 해 최후진술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회장님 뒤를 이어받아 삼성이 잘못되면 안 된다는 중압감에 저도 노심초사하면서 회사 일에 매진해왔다"면서도  “평소에 제가 경영을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한 번 해보자, 법과 정도를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고 다짐했으나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돼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부회장에 이어 최지성 전 부회장, 장충기 전 사장, 박상진 전 사장, 황성수 전 전무 등 나머지 피고인의 최후진술도 차례로 이어졌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눈물과 삼성 임원들의 최후진술은 18일 후 선고공판에서 득으로 작용할까, 실을 불러올까?

 

이날 최후진술이 모두 끝난 후 김진동 부장판사는 "그동안 특검과 삼성 측 변호인단 모두 훌륭히 준비해 수고 많았고 무더위에 질서를 유지해준 방청객들에게도 감사하다"면서 "이것으로 변론을 종결한다"는 말로 재판을 마무리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 등에 대해 오는 8월25일 오후 2시30분 선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은 이 부회장의 1심 구속기한 만료 이틀 전이다. 선고공판을 생중계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재판부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편 삼성 측은 특검이 이 부회장의 433억원 뇌물 제공 혐의 등과 관련해 징역 12년형을 구형한 것에 대해 별도의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한 삼성 관계자는 일부 매체의 입장 확인에 대해 “변호인의 최종 진술을 삼성의 공식입장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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