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이재용 판결로 사회정의 바로세우는 기준 만들어야"

"특검이 결정적 증거 못 내놨다? 청문회 당시 삼성 개입 정황증거 많아"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7/08/08 [11:28]
▲ 정치권 안팎에서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은 박 의원이 국정조사특위에서 질의를 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8월7일 결심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433억 원의 뇌물 등 5가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지난 122일간 53차례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 부회장 측과 ‘법리 신경전’을 벌여온 박영수 특검팀은 이날 서울 중앙지방법원 311호 법정에서 이 부회장과 삼성 관계자들에게 법조계의 예상을 뛰어넘은 중형을 내렸다.


뇌물공여 혐의만 적용했다면 최고 징역 5년에 머무를 수 있었지만 뇌물을 건네는 과정에서 발생한 재산 국외도피 혐의를 보태어 예상을 웃도는 구형을 한 것이다. 특검은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는 징역 10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박영수 특검은 구형량을 밝히기에 앞서 법정에서 최후 의견에 해당하는 ‘논고’를 통해 “(삼성 측이) 권력과 유착해 사익을 추구했고, 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지적해 ‘이례적인 중형’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특검의 구형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삼성 저격수'가 본 특검의 12년 구형
박영선 의원은 8월8일 아침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판결을 계기로 “사회정의를 바로세우는 중요한 기준점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징역 12년이면 이례적인 중형이라는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는 것이 실현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뇌물 공여,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의 횡령,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의 재산 국외도피, 범죄 수익 은닉 규제 및 처벌법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5가지 혐의를 적용했다”고 환기시킨 뒤 “5가지 혐의 중 형량을 보면 재산 국외도피 혐의의 경우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무기징역, 50억 원 이상의 횡령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기 때문에, 특검의 구형은 이러한 혐의를 종합적으로 적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실제로 재판부가 어느 정도의 형을 선고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법원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이냐에 대해 국민들이 굉장한 관심을 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지금까지 법원의 판결, 삼성과 관련된 판결들, 특히 삼성뿐 아니라 재벌 기업과 관련된 판결들을 보면 검찰의 구형을 넘어서는 판결은 거의 없어 형량이 완전히 줄어드는 등 우려되는 부분은 있다”고 털어놨다.


박 의원은 또한 “얼마 전 있었던 블랙리스트 관련 법원의 판단을 봤을 때도 국민적 비판이 상당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면서 “(조윤선 전 장관의)나는 바보다, 라는 전략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 블랙리스트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삼성도 지금 ‘우리 부회장은 아무것도 몰랐고 우리 부회장은 바보’라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재판을 받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그래서 우려 되는 부분이 있지만 또다시 거짓이 승리하는 세상을 만들면 안 된다”면서 “법원이 이번 재판 과정을 통해 특정 개인, 특정 재벌기업에 벌을 준다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정의를 바로세우는 일을 맡는 중요한 기준점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사회정의 바로세우는 기준 만들어야"
박 의원은 그 기준점에서 보는 관점을 두 가지로 설명했다. 하나는 자신의 노력 없이 부모로부터 재산을 상속받을 때, 세금을 정확하게 내고 상속을 받으라는 통상적인 원칙을 세웠으면 좋겠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그 과정이 투명했으면 좋겠다는 점이다.


박 의원은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봤을 때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재산은 15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꼬집으면서 “15조 원가량의 재산을 모으기까지, 10%면 1500억 원이고, 1%면 150억 원인데 (이 부회장이)단 1%의 세금도 내지 않고 15조 원을 모을 수 있었던 과정이 과연 투명했느냐, 하는 사회적 의문점을 법원이 해소시켰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누가 봐도 과정이 투명하고 정의로웠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관여했던 서류들이 청와대에서 무더기로 발견되고, 서류를 작성했던 사람이 삼성에 파견 나가 있다가 현재까지도 국무총리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민적으로 상당히 분노를 일으키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특검, 최순실 준 298억 삼성의 횡령 해석 "
사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재판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 측이 상속 문제나 국민연금 동원 문제보다 뇌물죄 부분에 맞추고 있다는 분석을 많이 했다. 실제로 삼성 변호인단이 ‘정유라를 모른다, 최순실의 압박을 통해서 이뤄진 것이다’라는 논리를 펴 뇌물죄가 성립되지 않을 경우 무죄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다.
하지만 박 의원은 “이번 상황에서 삼성이 다른 재벌기업과 다른 점은 재산 국외도피와 관련된 부분”이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삼성은 최순실씨의 독일 회사인 코어스포츠의 용역비 등 명목으로 78억9000만 원을 지급했고, 이것은 서류로도 뒷받침되고 있는 부분”이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실제로 298억2535만원이 전달됐는데 특검은 이것을 횡령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순실씨의 돈세탁 혐의와 관련해서 삼성이 과연 무관했겠느냐, 최순실씨에게 자금을 넘겨주는 과정에 삼성이 개입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으면서 “이것이 삼성의 주장만큼 그렇게 단순한 사항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특검이 (뇌물공여 혐의와 관련해)결정적 증거를 내놓지 못해 무죄 추정의 원칙을 넘을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해 청문회 당시 노승일 부장으로부터 받은 서류만 보더라도, 삼성이 투명하고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개입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 증거는 굉장히 많았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전날 이재용 부회장이 최후진술에서 국민연금과 관련해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욕심을 내겠습니까. 너무 심한 오해고 정말 억울하다. 이 오해를 꼭 풀어 달라”한 부분에 대해서는 “삼성의 전략이 이재용 부회장은 몰랐고 그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한 것이고 몰고 가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회 상임위에서 장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했고 관련 보도가 다 나왔는데 전혀 몰랐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정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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