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운전 종용’ 졸음운전 버스 업주에 ‘첫’ 영장 신청

성혜미 기자 | 기사입력 2017/08/08 [12:03]

 

▲ 승용차 버스 추돌사고     © 오산소방서 제공


[주간현대=성혜미 기자]
수사당국이 대형 교통사고의 책임이 운전기사뿐만 아니라 무리한 운전을 종용한운수업체 경영진에게도 있다고 보았다. 노동계는 대형 교통사고에 경영진을 공동정범으로 분류한 것은 환영하나, 일회성 조치가 되서는 안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대는 8일 지난달 경부고속도로에서 버스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발생한 7중 추돌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고 버스업체인 오산교통의 최모(54)대표와 전무급 임원 2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이 운전자의 사고에 대해 운수업체 경영진을 공동정범으로 묶은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경찰은 사고 버스차량의 디지털운행기록계와 근무일지 등을 압수, 분석한 결과 사측이 버스운전자 김씨(51·구속)에게 무리한 운전을 종용한 정황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수업체는 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버스운전자가 운행을 마치고 다시 운전대를 잡기 전 최소 8시간 휴식을 보장해야한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 의하면 오산교통은 김씨가 6시간 반만 쉬고 다시 운전할 수밖에 없도록 시간표를 짰다.

 

해당 업체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기 전 지자체로부터 근무여건 개선 지적을 받았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도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운수업체의 잘못된 운영 행태가 사고 원인으로 작용했다면 업체 대표에게도 직접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5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조사한 버스노동자 실근무시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버스노동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연장근로시간 한도(60시간·휴일근로 포함)를 초과했다. 예전부터 지적됐던 300시간 이상의 장시간 운전환경도 개선되지 않았다.

 

노동계 한 인사는 “2시간 운행, 15분 휴식이란 원칙은 빚좋은 개살구다. 이틀 연속으로 19시간 운전대를 잡기도 한다졸음운전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한 휴게시간 등 운송사업자가 의무사항을 이행하는지 지자체가 확인하기 어렵고, 근로기준법 위반이 적발된다하더라도 100만원 정도의 과징금만 부과한다회사입장에서는 벌금 조금내고, 버스 회전률을 높이는게 더 이득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공공운수노조 측은 이번 수사당국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일시적인 조치가 되지 않을까 우려를 표했다.

 

정찬무 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국장은 <주간현대>와의 통화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의하면 사용자처벌조항이 대단히 미미하다이번 사건과 같이 시의성에 따라, 별도의 조치 등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사후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처벌조항이 단순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과 연동되야 한다고 말했다.

 

ahna10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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