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 내막

“강직하고 청렴한 판사, 법원 개혁 최전선 나서다”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7/08/23 [17:42]

지난 8월22일 차기 사법부 수장으로 지명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서초동 대법원에 방문하면서 “31년 5개월 동안 법정에서 당사자와 호흡하며 재판만 한 사람. 그 사람이 어떤 수준인지, 어떤 모습인지 보여 주겠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포부를 밝혔다. 그간 보수적인 양승태 대법원장 하에서 사찰 및 탄압 논란이 있었던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초대회장을 지냈던 김 후보자에 대해 일각에서는 ‘진보 편향’이라고 비판하지만, 상당수의 법조인들은 ‘적임자’라고 입을 모은다. 위기의 빠진 사법부를 개혁할 인재라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연구관 3년 제외하곤 30년간 재판 담당

춘천지법 법관들의 사무분담 토론으로 정한 ‘춘천실험’ 유명

우리법연구회·인권법연구회 출신…강도 높은 권한분산 주장

법관의 ‘독립성’ 줄곧 강조…관료화된 사법행정에 각 세워와

 

▲ 문재인 대통령이 법원개혁을 이끌 대법원장으로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을 지명했다. <사진=YTN 뉴스 캡처>

 

[주간현대=김범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21일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한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58·사법연수원 15기)은 위기의 빠진 법원개혁의 적임자로 꼽힌다.

    

청렴하고 강직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는 지난 1986년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로 임관한 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3년을 제외하고 줄곧 일선 법원에서 재판업무만을 맡아 재판 실무에 정통하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주요 법원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시절 민사재판을 맡는 법관과 법원 직원들의 실무지침서인 법원실무제요 민사편 발간위원으로 참여해 원고를 집필했고, 대법원 재판연구관 시절에는 민사조장을 역임하는 등 민사재판 전문가로도 정평이 나 있다.

 

일부 언론의 소개에 따르면, 법원 내에서 청렴하고 강직하며, 법과 원칙대로 공정한 판결을 내리고, 온화하고 포용력 있는 성격의 소유자로 평가 받고 있다. 진보성향 판사들의 연구단체로 알려진 우리법 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리고 인권법 전문가로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 당시 유엔 국제인권법 매뉴얼 한국어판을 첫 발간하며 활발한 행동을 보였다. 그리고 당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와 함께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첫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인권법 분야 법률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1년 서울고법 민사재판장을 역임할 당시 일명 5공 시절 전 현직 교사들이 시국토론을 하자 이적단체라고 조작한 사건 피해자와 가족 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2심에서 국가가 위자료로 150억여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리고 2015년 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 처분이 부당하다며 전교조가 낸 효력정지 신청 사건에서 “노조법 여러 조항에 다툴 여지가 있는 쟁점이 상당수 남아있다”며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는 자신만의 신념를 보여줬다. 노조 지위 유지를 결정하는 등 법원장 업무를 맡기 직전까지도 일선에서 진보 성향 판결을 여러 차례 내렸다.

 

올해 춘천지법에서 ‘법원을 향한 열린 지성, 캠퍼스 100인 토론회’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전관예우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법조계의 낯 부끄러운 법조비리를 토론회의 주제로 올리며 가감 없이 국민들의 질책을 받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당시 김 후보자는 “법원은 국민이 다른 사람이나 국가로부터 부당하게 권리를 침해당했을 때 이를 바로잡아 주는 곳”이라며 “때문에 어느 한쪽의 편에 서지 않고 독립해 판단해야 할 것이고, 그 내용도 현재 사회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내다보는 현명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명수 후보자는 지난 2월, 의례적으로 법원장과 수석부장판사가 결정하는 법원 내 사무분담(어느 판사가 어느 재판부를 맡을 것인지를 정하는 것)을 춘전지법에서 근무하는 20 여명의 판사들의 회의로 결정한 적이 있다.

 

김명수 후보자는 당시 회의를 열어 해당 사무분담표 작성을 안건으로 낸 뒤 곧 바로 자리를 비웠다. 그리고 회의에서 모인 의견이 거의 그대로 반영 됐다고 한다. 이 일화는 내부에서는 ‘춘천 실험’ 으로 불린다고 한다.

이처럼 강직하고 청렴한 성품을 지난 김명수 후보자는 지난 8월2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차기 대법원장으로 지명 됐다.

 

김명수 후보자는 대법관 경력이 없는 만큼 대단히 파격적인 인사라고 평가 받고 있다. 사법연수원 15기로 양승태 대법원장보다 13기수 아래고, 현역 대법관 들 중 9명이 김명수 법원장 보다 윗기수이다. 검찰 정도는 아니더라도 수직적인 법원 문화 상 내부적으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 만큼 이번 정부의 사법 개혁 의지가 강하다고 평가 받고 있다.

    

파격적 임명

 

이런 파격적인 인선에 당초 청와대에서도 개혁 성향이 강한 전직 대법관들(박시환, 김영란 전 대법관)중에서 대법원장을 발탁할려고 했으나 당사자들이 청문회 통과 혹은 사법 개혁에 대한 부담으로 권유를 고사해, 그 대안으로 사법부 독립 의지와 개혁 의사가 강하면서도 법원 내에서 청렴하다고 평가 받고 있는 김명수 법원장을 발탁했다고 알려졌다.

 

지난 3월에는 법관 인사 제도 개혁을 주제로 국제인권법학회가 개최한 학술대회에 법원장 신분으로 유일하게 참석했는데, 이 학회에 법원행정처의 압력을 행사해 규모를 축소하려고 했다는 논란이 판사 블랙리스트로 까지 번져서 일선 판사들의 사법개혁을 요구하는 불씨가 된 만큼 김명수 후보자가 대법원장에 취임할 경우 법관 독립을 위한 개혁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명수 후보자는 이번 임명에 대해 “법원이 처한 현실이나 상황이 대내·외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국민과 법원 구성원의 수준에 맞는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일선 재판 현장에서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례적인 상황이라 걱정이 앞선다”며 “하지만 오히려 이것이 더 큰 장점이라 생각하고 청문회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선의 한 판사는 당사자의 인격과 실력에 상관없이 이러한 기수파괴 임명에 선임 기수들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낼수 있으며, 이것이 추가적인 행동으로 이어질지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법원에서 검찰 마냥 후배가 먼저 승진 했다고 옷 벗고 나가는 용퇴 전통 사라진 지 오래고, 오히려 평생법관제가 필요하다는 분위기인 만큼 고위 판사들의 줄사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고 판사도 있다.

 

이와 별개로 아무리 그래도 수직적 전통이 강하게 남아있는 만큼 통솔력이 필요한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역할 수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기수 파괴 운운 할 시대는 이미 지났고, 20기 대법관도 있는데 15기 대법원장이 빠르다고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엄청난 파격으로 볼 수는 없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원래 차기 대법원장에 가장 유력시 됐던 박시환 전 대법관은 이번 인사를 기수 파괴라는 반응이 많겠지만 국민의 원하는 법원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파격도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인사의 정치권 반응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차기 대법원장은 기존의 제왕적인 대법원장 체계를 개혁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야당은 흠집 내기에 열중 하지 말고 사법개혁 내용을 검증하라고 촉구했고, 자유한국당은 김명수 법원장의 우리법 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재직 경력을 언급하며 우리법 연구회는 적폐 조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사법부의 정치화, 코드화를 노리는 인사라며 비판했다.

 

같은 보수 야당인 바른정당에서도 대법관 경력이 없다는 점을 들어 사법부 장악을 위한 코드 인사 아니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당의 경우에는 파격적인 인사라 평가하면서도 사법부 수장 자리에 맞는지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원론적인 평을 내놓았다.

 

이러한 야권의 반발 기류에 통과 과정이 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대법원장이 표결을 통과하지 못한 것은 지난 1988년 정기승 전대법관을 제외하고 지난 30여 년 동안 없었으며, 후보 본인이 판사와 사법부 독립을 중요시 하고 있고, 연구회 활동은 엄연히 법원 내 학술 단체 활동이었고, 도리어 우리법 연구회와 정 반대로 폐쇄적인 보수적 엘리트 모임이라고 평가 받는 민사판례연구회에 가입한 대법원장과 대법관들도 잔뜩 있는 마당에 야당의 뚜렷한 반대 명분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 양승태 대법원장 하의 법원에서는 사찰, 기강헤이, 제왕적 대법원장 등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사진=KBS 뉴스 캡처>  

 

보수진영 공세

 

이같은 파격 임명에 김명수 후보자를 겨냥한 야당과 보수진영의 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가 ‘진보’ 법관을 내세운 ‘코드 인사’로 ‘사법부 장악’을 노리고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법조계와 학계, 시민단체 등에서는 “사법부와 재판의 독립을 일관되게 주장해온 김 후보자 지명을 두고 ‘법원 장악 시도’라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것이야말로 해묵은 정치 공세”라고 반박한다. ‘기수 파괴’ 등으로 충격에 빠진 법원 내에서도 ‘사법부 독립은 진보, 보수 어느 한쪽의 지향이 아니다’라는 지적만큼은 일치한다.

 

이에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관계자는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지명했다고 사법부에 관여해선 안 된다는 게 헌법상 원칙”이라며 “김 후보자가 수십년 법관 생활 동안 독립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왔고, 대통령도 독립성을 보장하려고 친분도 없는 그를 지명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 법원행정처의 권한 남용 사태나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이 불거진 상황도 ‘사법부 독립’ 필요성을 키웠다.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수정부 시절 여러 시국사건에서 정권에 우호적인 판결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게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껏) 대법관 제청을 대법원장이 하고, 그 제청을 받은 대법관이 다시 대법원장이 되다 보니 관료화된 사법행정이 전수돼 사법부 독립을 저해했던 것”이라며 “일선에서 재판하면서 사법행정 관료화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을 고민해왔던 이가 법관 독립을 보장하는 데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기존 관성에 워낙 익숙했기 때문에 법원뿐 아니라 정치권 등의 충격이나 반발이 심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제왕적 대법원장’의 권한을 분산하는 방향에서 보면 제대로 된 인사다. 이번 후보자는 ‘대법원장이 중요하지 않은 법원’을 만들 수 있는 인사”라고 말했다. 법원 외부로부터 독립이라는 가치 못지않게, 내부적으로도 ‘윗선’의 눈치를 보지 않게 하는 법원을 만들 적임자란 뜻이다.

 

김 후보자가 법원 내에서 개혁적 목소리를 내왔다는 점에서 ‘균형’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껏 사법부가 지나치게 사회·경제적으로 기득권층에 치우치는 결정을 해왔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정상적인 포지션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전임자보다 10여년을 뛰어넘는 ‘기수 파괴’ 인사와 이에 따른 ‘경륜 부족’을 비판하는 것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임관해서 30년 넘게 아무런 문제나 치우침 없이 한결같이 판결해온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법원장까지 했으면 법원 내부에서도 역량과 전문성, 경륜 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일갈했다.

 

보수적 성향의 법원이 파격적 인사로 충격을 받았을 수는 있지만, 무엇보다 시민들 입장에서 사안을 봐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 법률전문가는 “법원도 지금 개혁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높다. 기존의 안정과 질서를 중시하는 사람이 또 대법원장이 되면 사법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바람을 충족시키기가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 후보자가 ‘촛불’ 이후 개혁을 열망하는 주권자 국민의 일반적인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 김명수 후보자가 스스로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대법원 개혁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기득권 내려놓나

 

일각에서는 개혁의 관건은 김명수 후보자가 대법원장의 가장 큰 힘이자 법원 안팎의 최대 논란거리인 ‘제왕적 인사·사법행정 권한’을 어떻게 행사할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사법개혁의 핵심이자 정점인 이 문제에 대해 김 후보자는 아직 공개적으로 뚜렷한 입장을 낸 적이 없다.

 

대법원장은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을 가진다. 헌법과 법원조직법에 따라 법관 3000여명의 임명권과 승진·전보 권한을 갖고 있으며 재임용 여부도 결정한다. 대법관 13명을 임명 제청하고 헌법재판관 3명,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3명, 중앙선거관리위원 3명에 대한지명권도 행사한다.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장을 임명한다. 1만5000여명의 법원공무원 인사까지 결정한다.

 

사법부 전체를 관리하는 사법행정권도 집중돼 있다.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인사, 조직, 예산, 회계, 시설관리 등 모든 행정작용을 결정한다. 이와 관련한 일부 권한을 법원행정처장과 각급 법원장 등에게 위임할 수 있다. 중요한 사무는 대법원장이 대법관회의의 의결을 거쳐 처리한다.

 

김 후보자가 회장을 맡았던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는 이 같은 과도한 권한 집중에 대해 끊임없이 비판했다. 이들의 주장을 보면 향후 ‘김명수 대법원’의 개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법연구회가 2005년 펴낸 논문집 등에 따르면 회원들은 현행 사법부 인사제도에 대해 강한 비판의식을 드러내며 ▲ 고법 부장 승진제 폐지 ▲ 근무평가제도 개선 ▲ 대법원장 인사권 축소 등 개혁안을 다수 제안했다.

 

판사들이 승진이나 보직 배치 권한을 가진 상급자에게 목을 매며 “심하게 표현하면 그 인사의 방향에 따라 법관들의 성향이 변화할 정도”(‘법관 근무평정제도에 대한 소고’ 논문)로 재판 독립이 훼손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법관의 꽃’이라 불리는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행정부 차관급으로 전용차량 지급, 근무평정 대상 제외, 명예퇴직 대상 제외 등의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연수원 동기 판사 중에서도 3분의 1 이하만 될 수 있는 좁은 문인 데다 기수가 내려갈수록 승진 확률이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젊은 판사들을 중심으로 개선 요구가 빗발쳐왔다.

 

연구회 회원들은 대법원장에게 승진 등 일선 판사의 인사권뿐 아니라 동료 대법관, 헌법재판관을 임명제청할 수 있는 권한도 줘선 안 된다며 인사권을 일선 법원장에게 분산하거나 외부 기구가 견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고법 부장으로 승진하는 코스와 승진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 근무하는 코스를 따로 운용하는 ‘이원화’ 방안을 추진했지만, 후반기 들어 유야무야 되면서 판사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됐다.

 

우리법연구회의 개혁 구상은 그 후신 격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사실상 그대로 계승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들은 지난 3월 학술대회에서 “대법원장의 인사권 등 사법행정권 행사에 민주적 통제장치가 전혀 없는 상태”(‘법관의 독립 확보를 위한 법관인사제도의 모색’ 논문)라며 인사권 등 권한을 민주적으로 분배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고법 부장 승진제 폐지를 계속 추진하고 법원 내 주요 보직 분담도 법원장 결정이 아닌 판사들 간 협의·선거로 결정하는 한편,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창설해 대법원장의 ‘손발’인 법원행정처를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대회 당시 “우리나라 사법부의 인사제도가 완벽하다고 볼 수 없다”며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발언하는 등 개혁 주장 취지에 동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 후보자가 춘천지법에 부임해 법원장과 판사 사이의 가교 구실을 맡는 ‘기획법관’을 선발할 때 지명하지 않고 판사들이 뽑도록 하는 등 실제 적용한 사례가 있다.

 

다만, 실제로 대법원장의 인사·사법행정 권한을 얼마나 분산하고 어떤 단계를 거쳐 실천에 옮길지는 예단이 쉽지 않다.

 

또 평소 ‘법관 독립’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김 후보자가 법관들의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청사진을 제시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의 구상은 국회 청문회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실제 대법원장이 된 이후 이 같은 급진적인 개혁안을 수용할지, 점진적으로 자신의 권한을 내려놓으려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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