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민원 1호는 현재 표류 중

한동인 기자 | 기사입력 2017/09/01 [15:12]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제1의무이며 국가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28일 재난안전시스템의 근본적 개혁을 주문하면서 한 발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민원 1호’인 스텔라 데이지호에 대해선 이렇다 할 진척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사고 발생 5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실종 선원들의 생사는 알 수 없는 상태이며 실종 선원을 찾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아직 발견되지 못한 구명벌 한척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원론적인 발언이 아닌 실질적인 정부의 행동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편집자주>


 

 

세월호와 스텔라 데이지호, 골든타임 놓쳤다

심해수색 장비 투입 필요성, 구명벌 확인해야

 

▲ 지난 2017년 3월30일 스텔라 유니콘호 침수사진     © 스텔라 데이지호 실종자가족대책위원회 제공

 

지난 3월31일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 해역에서 한국인 선원 8명과 필리핀 선원 16명이 탑승한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호’가 침수 사실을 알린 뒤 연락이 두절됐다. 당시 외교부는 “3월 26일 브라질에서 출발해 우루과이 인근 해역을 항해 중이던 마셜제도 선적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 호’가 한국시간 3월 31일 오후 11시 20분경 한국 선사 폴라리스 쉬핑에 선박 침수 사실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발신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고 전했다.

 

다음날인 4월1일 오후 외교부는 재외국민보호대책반을 긴급 가동, 국민안전처 등 국내유관부처와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주우루과이대사관을 통해 우루과이 해경 당국에 긴급구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후 3월31일 스텔라 데이지호가 당일 마지막으로 선사 측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됐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선사 측에 긴급상황을 알렸다. ‘긴급상황입니다’, ‘본선 2번 포트 물이.샙니ㅏ’, ‘포트쪽으로 긴급게’, ‘ㄱ울고ㅣㅆ습니다’. 스텔라 데이지호가 마지막으로 긴급하게 알린 카카오톡 내용이다. 이러한 카카오톡 내용은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알린다. 하지만 선사 당직자가 보낸 답에는 확인을 못한 채 연락이 두절됐다. 

 

4월2일 남대서양에서 연락이 두절된 스텔라 데이지호의 24명 승선원 중 필리핀 국적자 2명이 구조됐다. 하지만 나머지 생존자를 찾는 작업에 대해선 난항을 빚었다. 한국시간 4월2일 오전 6시 30분 30인승 구명정(동력원이 있는 보트) 2척과 16인승 구명벌 4척 가운데 구명정 2척과 구명벌 3척이 각각 발견됐다. 이 가운데 구명벌 1척에서 필리핀 국적 선원 2명이 구조된 것이다.

 

결국 스텔라 데이지호가 보유 중이던 탈출 장비 중 16인승 구명벌 1척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침수 당시 선원들은 전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고 한국인 8명과 필리핀인 14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달라진 것 없는 정부

 

사건 발생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침몰사고에 대한 초기대응과 수색에 대한 정부, 선사 측의 명확한 근거는 제출되지 않았다. 실종 선원의 피해자들은 구명벌 1척에 모든 희망을 걸며 정부의 정확한 대처를 기다리고 있지만 제대로 된 설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민원 1호인 ‘스텔라 데이지호 침몰사고’는 취임 초기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를 밝혔음에도 여전히 진전이 없다. 명확한 컨트롤타워가 없던 정부는 해수부와 외교부 간 책임전가로 제대로된 대처를 내놓지 못했다. 세월호 침몰 사건의 교훈이 있었지만 우리 정부의 관료주의는 재난에 대처하지 못했다. 결국 스텔라 데이지호의 실종자 가족들은 여전히 우두머리는 바뀌었지만 수족(手足)은 바뀌지 않은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

 

스텔라 데이지호 실종 선원들은 찾기 위한 수색에 3척의 배가 필요 했지만 선사 측에서 한 척을 정부에서 한척을 지원한 것이 전부였다. 특히 외교부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예산의 범위를 핑계로 2척의 배가 아닌 1척의 배만 지원했다. 이마저도 실종자 가족들은 예산 범위인 10억과 외교부가 지원한 배 1척간 가격의 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 이로 인해 제대로 된 수색은 이뤄지지 못했으며 불과 몇 주간의 수색마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수색범위를 줄인 명목상 수색의 결과이다. 이러한 정부의 안일한 대처는 개선의 필요성을 상기 시킨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 다를 바 없는 ‘침몰과 그 직후 초기대응과 수색 과정’을 보여주었다.

 

별다른 대책과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에 스텔라 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는 정부에 몇가지 사안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초계기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라는 것이다. 침몰 직후 초기 대응 과정에서 미국의 해군 당국 초계기의 수색과정에서 공식적으로 나온 결과는 '구명벌(뗏목)과 기름띠'가 확인 된다는 것이었다. 지만 뚜렷한 과정도 없이 초계기의 자료는 '기름띠'로만 알려져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는다. 이 때문에 스텔라 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는 “만일 초계기나 타국 선박이 보고한 것과 같이 구명정과 기름띠가 동시에 존재했음에도 기름띠가 구명정으로 오인된 것이라며 흘러나온 언론보도의 배경에 혹시라도 은폐의혹이 있는지 철저한 진상규명도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한미군사정보보호 협정에 따라 초계기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구명벌 한 척의 확인 여부가 가장 중요한 만큼 정부는 미국 당국으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아 구명벌 수색 대책에 협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심해수색장비가 도입돼야한다는 것이다. 가족대책위는 “남대서양에 침몰 한 스텔라데이지호는 적재 중량만 수십만톤에 달하기 때문에 그 침몰지점의 수색 좌표는 명확하여 심해수색 장비를 도입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나 예산상으로나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스텔라 데이지호가 침몰 당시 미발견 된 구명벌과 함께 침몰했다면 가족들로써도 희망의 끈을 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침몰 상태와 함께 이러한 사실 확인을 위해선 심해수색 장비를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여전히 예상과 권한이 제한되어 있다는 이유로 어렵다고 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 초계기에서 구명벌의 존재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던 만큼 실종자 가족들은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배에 탄 선원들이 비상상황에 대비해 훈련을 받았던 만큼 생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실제로 지난 2012년 멕시코인 살바도르가 홀로 438일간 대서양에 표류된 것, 구명뗏목에서 117일간 태평양에 표류됐던 생존사례가 있는 만큼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구명벌에는 낚시도구 등 생존장비가 탑재되어 있으며 기상상황역시 나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이들이 인근 섬과 무인도에 생존하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에 가족대책위는 섬수색이 현재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와 필요한 점검과 지원사항은 무엇인지 외교부가 나서 후속 점검대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월호 참사와 다를 바 없이 일어난 스텔라 데이지호의 침몰은 국가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후 대책에 대해서라도 명확한 조치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 현재 민원 1호 조차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실종자 가족들은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치 못한 채 대통령의 명확한 대책수립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bbhan@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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