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패러다임의 변화 ‘도시 재생에 주목하다’

문재인 정부 '도시재생 뉴딜 사업' 성공 조건은?

한동인 기자 | 기사입력 2017/11/09 [14:30]

지역발전의 불균형, 부동산 경기의 침체 등의 문제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그 풀이법을 제시한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핵심은 과거 ‘강제 철거’라는 행정적 절차에서 벗어나 노후지역의 주민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해당 지역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도시재생’이다. ‘서울로 7017’, ‘다시 세운 프로젝트’ 등 서울시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도시재생은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또한 서울시의 도시재생 성적표는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 변화하고 있는 도시혁신사업 ‘도시재생’을 주목해본다. <편집자주>


  

뉴욕 ‘하이라인 파크’의 성공 벤치마킹한 ‘서울로 7017’

서울시 도시재생사업 성적표, 문재인 정부 ‘성공의 조건’

 

강제철거의 온상 벗겨낸 박원순 식 ‘주민 공간 재창출’

도시재생 뉴딜사업 성공조건 ‘지역특성 맞춤 재생사업’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 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노후화지역을 활기있는 공간으로 재창조했다.     © 서울로 7017 공식홈페이지

 

지난 5월 개장한 서울역 고가공원 ‘서울로 7107’과 지난 2009년 공원으로 재탄생한 미국 뉴욕시의 ‘하이라인 파크’는 공통점이 있다. 두 개의 공원 모두 ‘도시재생’이라는 패러다임 속에서 탄생했다는 것이다. 

 

이중 ‘하이라인 파크’는 뉴욕시 맨해튼의 로어 웨스트 사이드에서 운행됐던 2.33km의 도심철도 고가 도로에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꽃과 나무를 심어 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들은 해당 위치의 역사성과 독창적인 면모를 갖추기 위해 철로의 1/3을 남겨 산책로를 조성하고 구역별로 정원과 각종 벤치, 수변 공간을 배치했다. 시민이 만든 ‘하이라인 파크’는 이후 변화를 만들어냈다. 공원을 장심으로 프랭크 게리, 장 누벨, 시게루 반 등 유명 건축가들의 빌딩과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휘트니 미술관이 들어섰다는 점이다. 잘 조성된 공원 하나라 주변 부동산 개발과 상권의 활성화, 각종 문화시설의 유입이 이루어진 사례다.

 

‘서울로 7017’의 경우에는 하이라인 파크를 비롯해 세계 각지의 도시재생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서울로 7017 프로젝트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차량길’에서 ‘사람길’로 재생했다는 것에 그 의의가 있다. 경제성장의 상징이었던 서울역 고가도로는 1990년대 말부터 안전성 문제가 매년 제기됐으며 서울시는 정기적인 안전점검 및 정밀안전 진단을 통해 매년 보수공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2006년 심각한 안전문제 제기로 차량운행을 전면 통제하고 철거 수순을 밟기까지 8년이 흘렀다.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도로에 대해 철거가 아닌 재생을 선택했다. 이렇게 ‘서울로 7017’은 국내 도시재생의 대표적 예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하이라인 파크’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하나의 공간을 창조했고 이후 상권과 문화시설의 유입을 이루어 냈다. 서울시의 경우 지자체의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되긴 했지만 ‘하이라인 파크’의 사례를 통해 침체된 주변 상권을 살리고자 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는 남대문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자 했다. 건물의 노후화와 공실률 증가, 업종변경 증가 등의 문제를 드러낸 남대문 시장은 차량의 유입이 많음에도 침체는 계속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로 7017’을 통해 보행자를 늘리고 이를 통해 시장 상권의 활성화를 노리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서울 도심의 경제 활력을 이끌 새로운 시작이라 할 수 있다”며 “서울역 고가가 서울의 동서축을 연계·통합하는 보행로로 재생되면 그동안 양극화됐던 서울의 동서 지역, 철도로 분리·단절됐던 서울역 인근의 가치가 재발견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박 시장은 “서울로는 관광 네트워크의 거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서울로 인근에 남대문교회·약현성당·명동성당 같은 주요 역사문화 자원이 산재해 있고, 서울로를 연결하는 3개 테마(역사·건축·야경) 도보관광 프로그램도 개발해놓았다. 주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권역별 맞춤형 특화사업도 추진해 궁극적으로 서울역 일대를 복합 재생공간으로 조성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서울로 7017’은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했다.     © 서울로 7017 공식홈페이지

 

정부의 ‘도시재생’

문재인 정부 역시 세계적 추세로 꼽히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배경에는 노후주거지역에 대한 문제 해결에 대한 고민이 자리 잡고 있다. 

 

노후주거지역에 대한 문제는 통상적으로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 사업 등으로 진행되어왔다. 과거 재개발은 아파트 값의 상승으로 부동산 자산의 이득을 볼 수 있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러한 수익을 얻기 힘들어졌으며 재개발지역 내 찬반으로 인한 주민갈등은 심각했다. 뉴타운 사업의 경우에도 본격적으로 지정된 2002~2007년 까지만 하더라도 땅값과 분양가가 연일 상승하던 시기였던 만큼 뉴타운으로 지정되기만 하면 집값이 상승했다.

 

이처럼 초기 뉴타운 사업은 집값 상승과 맞물리면서 토지 소유주들이 엄청난 개발 차익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에 사업 대상 지역 주민들의 뉴타운 선정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범뉴타운이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기도 전에 2차 · 3차 뉴타운이 대규모로 지정됐고, 특히 2005년 지방선거, 2008년 총선 등에서 여야 후보들의 선심성 뉴타운 지정 공약이 쏟아지면서 사업 지구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사업 지구가 남발되면서 뉴타운의 가치는 떨어졌고, 더욱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주택 경기가 급격히 가라앉으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집값 하락에 따라 주민들의 추가 분담금 액수는 늘어나기 시작했고, 여기에 정부가 2009년부터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지은 보금자리주택이 나오면서, 개발 이익에 기댄 뉴타운은 사업성에 위기를 맞게 됐다.

 

결국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문제로 유명무실해진 뉴타운 사업을 대체하는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 대안으로 제시된 것은 ‘도시재생 사업’이다. 도시재생 사업이란 신도시 위주의 도시 확장에 따라 발생하는 도심 공동화를 극복하고 침체된 도시 경제를 개선하기 위해 물리·환경적으로뿐만 아니라 산업·경제적, 사회·문화적으로 도시를 다시 활성화하는 것이다. 다만 도시재생 사업은 지역 특성에 따라 도시 경제 기반형과 근린형 재생 등 2가지의 대표적 재생사업으로 구분돼 추진된다. 

 

문재인 정부 역시 균형발전 카드로 도시재생 사업에 주목했다. 문재인 정부의 5개년 국정운영계획인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의 키워드인 ‘균형발전’에 도시재생뉴딜 추진이 포함됐다. 우선 정부는 전국적 도시재생뉴딜 사업 추진을 공공중심으로 지원하고 도시재생과 연계해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도시재생뉴딜사업 발굴과 지원을 위해 구도심과 노후주거지 등을 포함해 정비가 시급히 필요로 하는 곳을 우선으로 선정해 지역특성에 맞게 지원한다는 것. 이를 위해 2017년까지 뉴딜 사업 추진방안 및 부처협업 TFT를 구축하는 등 추진기반을 마련해 매년 도시재생뉴딜 사업지역을 선정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또 지역역량 강화를 위해 지역 중심 뉴딜사업을 추진한다. 이때 지자체, 지역전문가 등 추진주체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주민, 청년 등 지역주체 주도로 사회적 경제조직을 설립 혹은 운영할 수 있도록 초기부터 사전기회,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문재인 정부는 2017년까지 도시재생 연계형 공공임대주택 공급 방안을 마련하고 2018년부터 본격적인 공급에 들어가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는 결국 ‘도시재생 뉴딜 사업’ 추진을 통해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 생활 여건을 개선해 이들 주민에 대한 삶의 질을 개선하고 쇠퇴지역을 혁신공간으로 재창출한다는 계획이다.

 

▲ 서울시는 세운상가의 활성화를 위한 ‘다시 세운 프로젝트’를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돌입했다.     © 서울특별시 제공

 

서울형 ‘도시재생’

‘서울로 7017’, ‘다시 세운 프로젝트’ 등은 서울시의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례이다. 물론 서울시는 ‘서울로 7017’과 ‘다시 세운 프로젝트’를 통해 침체된 지역의 상권을 되살리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도시재생사업의 효과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로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의 증거’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2014년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됐던 전국 13곳의 사업지에 대해 지난 성과와 개선점 등을 반영한 백서를 올해 내로 만들 계획이다. 이들 지역은 규모 및 사업 성격에 따라 지역별로 60억~250억원의 국비를 들여 재생사업을 벌여왔다. 특히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동 사업은 서울시가 별도로 자체 평가 작업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해당 지역의 도시재생사업 성공여부가 정책 추진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결국 서울형 도시재생은 정부의 정책 추진에 있어 가장 큰 힘이자 로드맵이 될 수 있다.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 살펴보면 서울시는 도시재생에 대해 “사람이 소외되었던 철거중심 개발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주민과 이웃이 주체가 되는 사람 중심의 따뜻한 재생”이라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서울전체와 각 동네가 가지고 있던 역사, 문화, 인적 자산을 활용 해 이웃 간의 공동체를 활성화 시키고 지역의 가치를 새롭게 향상시키겠다는 것. 또한 서울시는 새로운 창조거점을 조성하고 쇠퇴되는 기존산업을 활성화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서울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재생에 있어 주목할 만한 점은 계획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시민과 함께 추진하고, 장래에는 주민이 직접 기획, 제안, 사업을 추진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서울형 도시재생은 “함께 만들고”, “함께 잘살고”, “함께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기본방향을 가지고 있다. 

 

서울형 도시재생의 기본방향에서 살펴보면 서울시는 과거처럼 행정주도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 전문가, 공공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함께 소통하며 주민역량을 강화해 가고 있다. 또한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 성장동력을 확충하고 지역(사회적)경제를 활성화 시키며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지역균형 발전의 도모는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철거형 정비 사업이 어려운 낙후지역에 대하여 주민 공동체를 회복하고 정체성을 강화하며 지역 내 부족한 기반시설을 확충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제고한다는 것이 서울형 도시재생의 현 주소이다.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은 지역특성과 재생목표 및 방향에 따라 도시경제기반형과 근린재생 중심시가지형, 근린재생 일반형의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져 추진된다. 도시경제기반형은 새로운 기능 도입 또는 기존기능의 재활성화를 통하여 일자리 거점 조성 및 신경제 광역중심지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의 파급효과가 큰 철도역세권 주변, 대규모 이전적지 등을 중심으로 지정하며, 현재 서울역 역세권일대 및 창동ㆍ상계 일대의 2개소가 지정되어 서울의 경쟁력 강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근린재생 중심시가지형은 산업, 상업과 역사문화자원 등 지역의 특화요소를 활용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하는데 목표가 있다. 특화산업지역, 주요 역사문화자원 보유지역, 도심지역 등 중심시가지로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하고, 현재는 세운상가, 낙원상가, 장안평 일대의 3개소가 지정되어 거점조성 및 지역활성화를 위하여 지역주민, 상인, 기업, 전문가들과 함께 소통하며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다. 

 

근린재생 일반형은 주거환경이 노후불량하여 정비와 개선이 필요한 곳을 지정한다. 창신?숭인 및 가리봉 뉴타운 해제지구와 낙후된 다세대/다가구 밀집지역인 상도4동, 암사동 등 총 8개소가 지정되었으며, 주민과 전문가, 지역활동가, 청년, 공공 등이 함께 지역의 환경개선과 재생을 위하여 머리를 맞대고 있다.

 

도시재생의 성공조건

문재인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에 초점을 맞춘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몇가지 조건이 뒤따른다. 광주전남연구원 조상필 선임연구위원은 ‘광전리더스 INFO’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 주요 성공조건’에 대해 설명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지역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재생사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특히  “인구감소에 대응한 ‘생활거점형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중소도시형과 농어촌형으로 구분하여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조상필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기존 도시재생사업의 대규모 철거 없이 주민들이 원하는 소규모 생활밀착형 시설을 설치하는 등 지역이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특히, 주민들이 재생효과를 빠르게 느낄 수 있도록 소규모 생활편의시설을  우리 동네 살리기 사업, 주거정비 지원형, 일반근린형, 중심시가지형, 경제기반형 등 5가지 유형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조 선임연구위원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성공조건으로 ▲지역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재생사업 추진 ▲참여주체별 역할 부담을 통해 추진하되 지자체 자율사업으로 추진 ▲도시재생의 유연성 강화를 위해 도시재생 전략계획과 활성화 계획 수립을 탄력적으로 적용 등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그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한 둥지 내몰림(gentrification) 방지를 위해 참여 주체별 역할 분담 등 대응방안 마련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유휴부지의 복합적 토지이용과 국?공유지 활용을 통해 지역 필요시설을 공급하고, 중간지원 조직 및 사회적 경제조직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인 생태계 조성과 협동조합형 중간지원조직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민간참여 확대를 위해 일본, 영국처럼 다양한 유인책 마련 ▲도시재생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공공과 민간의 다양한 재원조달 방안 마련 ▲지자체 개발공사들도 도시재생사업자의 시행자, 조정자, 기획자, 촉진자로 참여하도록 공공 디벨로퍼의 도입과 역할 강화 등을 제안했다. 조상필 선임연구위원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인구감소와 고령화, 전통산업의 이탈 등 쇠퇴 국면에 직면한 도시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도시혁신사업인 만큼 꼼꼼한 검증에 따른 세심한 행정이 펼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bbhan@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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