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좋은친구 ‘마봉춘’은 누구?

성혜미 기자 | 기사입력 2017/11/14 [17:15]

 

▲ 김장겸 MBC사장이 해임됐다.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완기)는 13일 8차 임시이사회를 열고 MBC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건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돌아와요 마봉춘

돌아와요 고봉순

 

마봉춘고봉순은 도대체 누구이기에 이토록 애타게 기다리는 걸까. 마봉춘과 고봉순은 각각 MBCKBS의 애칭이다.

 

마봉춘은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나경은 아나운서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목소리 방송을 하던 것에서 유래됐다.

 

당시 나 아나운서가 여기는 MBC 사내방송입니다라고 소개하자 네티즌들은 이니셜을 따 마봉춘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개그맨 유재석씨도 프로그램 진행 중 혹시 이름이 마봉춘?”이라고 질문하면서 MBC에게 마봉춘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고봉순 역시 KBS 약자를 따 붙인 애칭이다.

 

애칭의 바탕에는 신뢰가 있었다. <시사in>이 조사한 언론사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2009~2010년 당시 응답자의 30%“MBC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전체 언론사 중에서도 신뢰도가 가장 높았다.

 

MBC는 <PD수첩> <뉴스데스크> 등으로 황우석 사태, 미국산 쇠고기 협상, 4대강 사업 등을 끝까지 취재, 보도하고 뉴스 클로징 멘트를 통해 정권의 감시견 노릇도 제대로 했다.  

 

그런 MBC가 추락하기 시작한 건 170일 총파업 이후 경영진의 인적 물갈이가 본격화된 2012년 이후부터다. 2012년 조사에서는 단 6.9%만이 MBC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이후 MBC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한 번도 10%를 넘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시사in의 여론조사에서 MBC는 가장 불신하는 언론사 중 1위로 꼽혔다.

 

시청자들의 MBC 신뢰도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가 지난해 촛불집회다.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23번 열렸을 때 광화문 광장에는 수많은 언론사들이 있었다. 대다수 방송사가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인터뷰할 때 MBC뉴스에는 시민인터뷰가 없었다. 짐작컨대 인터뷰를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현장에서 MBC기자들은 시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한 영상에 의하면 세종문화회관 근처에서 리포팅 중인 MBC취재진에게 한 시민이 물러가라고 하자, 옆에 있던 시민들은 "엠빙신(MBC를 비하하는 말)“이라는 구호를 합창했다.

 

이 외에도 배터리 아깝게 왜 찍으려 하느냐. 어차피 방송으로 내보내지 않을 것 아니냐등의 비아냥은 물론이고 집회 내내 취재진을 쫓아다니며 여기는 MBC 기자들이니 인터뷰 하지 말아라고 막아서 MBC로고를 뗀 마이크를 들고 취재했다고 전해진다.

▲ <뉴스데스크>의 웃지못할 보도들.ⓒ 마봉춘세탁소   

 

정상화의 첫 신호탄 

이러한 가운데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이 최종 의결됐다. MBC노조들도 총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라디오와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부분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바라는 이들은 가장 최우선 과제로 새 경영진 구성을 꼽는다.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곧 사장 인사 공모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새 사장 선임 때까지는 현재 백종문 부사장이 사장대행을 맡게 된다.

 

현재 MBC 사장을 선출하는 방문진 이사회는 이사가 모두 9명으로 여권추천 이사 6, 야권추천 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여권의 입맛에 맞는 사장을 임명할 수 있는 구조다. 김재철, 안광한, 김장겸의 MBC는 이 구조 속에서 탄생했다.

 

이용마 해직기자는 난파선 선장을 바로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새 경영진을 중심으로 현업에서 쫓겨난 직원들을 정상화하고, 뉴스·시사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도 지난 113일 한국방송학회 미디어제도개선 특별위원회 세미나에서 지배구조 개편도 중요하지만, 인사가 잘못되면 소용없다라고 말했다.

 

MBC를 지배했던 권력이 무너졌다. 신뢰받는 언론사 1위라는 영광을 되찾을 기회가 왔다. ‘만나면 좋은 친구 MBC 문화방송’이라는 그들의 캐치프레이즈가 실현되길 바란다. 

 

ahna10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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