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들어 변한 사법부? 노동자 권익 고려 판결 눈길

1심, 2심 뒤집고 재심리 ‘이례적’ 이남현 대신증권 전 지부장 “사법부의 정상화”

성혜미 기자 | 기사입력 2017/11/18 [18:04]

 

▲ 대법원 제3부는 사측의 이남현 전 지부장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는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다.   ©이남현 전  지부장 

 

이남현 대신증권 전 지부장, 사측 상대로 2년여간의 복직투쟁

대법원, "사측 해고 정당하다"란 원심 파기 후 서울고법에 환송

 

[주간현대=성혜미 기자] 최근 사법부의 노동 관련 판결이 눈길을 끈다. 

 

최근 대신증권 파기환송심부터 과거 하이디스테크놀로지 부당해고 인정, 기아차 정기상여금 통상임금까지 문재인 정부 들어 자본을 상대로 한 노동자들의 투쟁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17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이남현 전 대신증권노조 지부장의 복직을 촉구했다. 대법원이 이 전 지부장에 대한 사측 해고가 정당하다는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기 때문이다.

 

이 전 지부장은 회사 설립 이후 53년간 노동조합이 없던 대신증권에서 20141월 대신증권 지부를 출범시켰다. 이 전 지부장은 대신증권의 전략적 성과관리 프로그램이 사실상 상시적 구조조정 프로그램이라며 폐지를 촉구해왔다.

 

이에 대신증권 측은 해당 프로그램은 직원 성과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며 이 전 지부장을 허위사실유포와 사내질서문란, 회사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201510월 해고했다.

 

이 전 지부장은 회사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1인 시위와 무효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대신증권의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다 올해 대법원 제3부는 원심을 뒤집고 사건을 재심리하라며 서울고법에 해당 사건을 환송한 것.

 

1심과 2심에서 변하지 않은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히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서울고법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까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이러한 반전이 향후 노동운동 관련 재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2년여 기간 동안 복직투쟁에 나선 이 전 지부장도 "문재인 정권 이후 사법부 즉 대법원장이 교체되면서 사법부에도 정상화가 이뤄진 것으로 본다"며 사회 변화를 실감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최근 재판부는 하이디스테크놀로지 부당해고와 기아자동차의 통상임금과 같은 노사갈등 문제에서 노동자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지난 616일 수원지방법원 제13민사부는 하이디스테크놀로지노동자들이 사측이 정리해고 정당성 요건을 갖추치 못했다며 제기한 정리해고 무효소송에 대해 부당해고라고 판결했다. 2015331일 해고된 지 약 23개월만의 결실이었다.

 

재판부는 사측이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노조와의 합의 또는 성실한 협의를 하지 않아 정리해고의 요건을 대부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보았다.

 

사건을 담당한 김기덕 변호사(노동법률원·법률사무소 새날)는 재판부의 부당해고 판결에 대해 정리해고 요건을 엄격히 판단함으로써 사용자가 경영사정을 내세운 정리해고 남용을 막은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지난 83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 제41(재판장 권혁중)는 기아차 노동자들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달라며 사측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그 동안 일정한 간격으로 지급된 점(정기성), 근로자가 제공한 근로에 대해 업적, 성과 등 추가적인 조건 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으로 미리 확정돼 있었다는 점(고정성), 일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됐던 점(일률성) 등 통상임금의 3가지 요건을 갖추었다며 정기상여금과 중식비는 통상임금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통상임금 인정 범위가 중요한 이유는 근로자의 초과근로수당 산정, 퇴직금 액수의 기준이 되는 기초수당에 영항을 주기 때문이라며 재판부의 판결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근로자의 근무시간이 길고, 이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번 법원의 판결로 노동자의 권익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건강한 노사문화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ahna10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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