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친박 청산 분수령 될까

한동인 기자 | 기사입력 2017/11/21 [09:53]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친박 청산 분수령 될까

한동인 기자 | 입력 : 2017/11/21 [09:53]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임기가 오는 12월15일을 끝으로 1년의 시간을 마친다.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와 2018 지방선거라는 중대사를 놓고 전략을 재정비해야 할 위치에 놓여있다.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들은 이미 계파갈등 속에 던져졌다. 친박청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홍준표 대표 역시 원내대표 경선에 개입하고 있다. 김성태·홍문종·이주영 3자구도로 좁혀지고 있는 차기 원내대표 경선의 스토리가 주목받고 있다. <편집자주>


  

‘2018 지방선거를 잡아라’…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홍준표계vs친박계 갈등 점화…‘캐스팅보트’ 중립

 

 

▲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홍준표 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상문 기자

 

바른정당이 원내교섭단체의 지위를 잃으면서 국회는 다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의 3당 체제로 재편됐다. 이중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바른정당 탈당파의 합류로 116석이 돼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단 5석 차이로 그 격차를 좁혔다. 하지만 정치권 상황은 의석수와 별개로 움직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보수정당의 대표 격으로 청와대와 집권여당을 견제하고 있지만 힘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수치로도 드러나는 사실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1월 13일~17일 전국 유권자 25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지지율에서 더불어민주당은 51.3%, 자유한국당은 18.3%를 기록했다. 집권여당과 제1야당에 대한 여론이 극심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이러한 양상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자유한국당은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라도 반전의 계기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성태 의원은 홍준표 측근으로 통한다. ©사진공동취재단

 

 

원내대표 경선 3자구도

 

오는 12월 자유한국당은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정우택 원내대표 체제가 12월을 끝으로 1년의 임기를 마무리 짓기 때문이다. 약 한달의 시간을 앞두고 차기 원내대표로 거론되는 후보들은 5선의 이주영 의원, 4선의 나경원, 유기준, 홍문종, 조경태 의원, 3선의 김성태 의원이다. 자유한국당의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그 중요성이 높게 평가된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중요성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는 2018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2018년도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를 맞아 그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또한 당 대표와 호흡을 맞춰 지방선거 전략을 명확히 짜내야한다. 따라서 차기 원내대표와 홍준표 대표와의 관계 역시 중요하게 작용한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 중 강력한 당선 후보는 두 명이다. 친박의 홍문종 의원과 홍준표 계의 김성태 의원 간 맞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친박과 홍준표 대표간의 계파싸움이 될 전망이다. 사실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을 결정하면서 ‘친박청산’을 동시에 진행하고자 했다. 하지만 홍 대표의 ‘박근혜 지우기’ 작업은 최경환, 서청원 의원의 반발에 따라 실패로 돌아갔다.

 

 

▲친박계는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홍문종 의원을 밀고 있다.    ©주간현대

 

 

이번 원내대표 경선도 마찬가지다. 12월 경선에서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 될 경우 홍 대표는 그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반면 홍준표계의 김성태 의원이 당선된다면 ‘친박지우기’는 탄력을 받게 된다.

 

이를 고려해 홍 대표 역시 차기 원내대표로 김성태 의원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홍 대표는 방미 기간 기자들에게 “야당 원내대표는 야성을 가진 싸움꾼이어야 한다”며 정치보복대책특위 단장을 맡은 김 의원을 거론했다. 김 의원은 친무(친김무성)계로도 알려져 있다. 김 의원의 경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몸을 옴겼던 만큼 친박계와는 그 거리가 멀다.

 

홍 대표가 김 의원을 차기 원내대표로 밀고 있긴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역시 높다. 김 의원이 홍준표계이기 때문이다. 당 운영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원내대표에 당 대표의 측근을 놓게 된다면 당이 홍준표 대표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특히 홍 대표는 최근 복당파 관련 논의 의원총회 후 만찬에서 김 의원에서 ‘성태 인마’라는 표현을 쓴 것은 단적인 예다. 결국 홍 대표의 이러한 태도는 향후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 의원에게 악수로 작용할 수 있다. 또 김 의원이 복당파라는 점은 친박계 공세의 핵심이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반면 친박계는 홍문종 의원을 중심으로 결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준표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4선의 홍문종 의원 외에는 딱히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홍문종 의원의 선전은 친박계에 중요한 문제다. 계파의 생존을 위해선 원내대표 경선의 결과가 중요하다.

 

현재 자유한국당의 상황을 고려할 때 김성태 의원과 홍문종 의원은 명확한 색채를 지니고 있으며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약점 또한 명확하다. 따라서 두 의원의 양강구도 외에서 새로운 원내대표가 등장할 가능성 역시 농후하다. 바로 중립성향의 이주영 의원이다. 

 

이 의원 역시 최근 복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 리더십이 지금 이 시기에 꼭 필요하다고 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그게 제게 엄청나게 가혹한 시련이 된다 하더라도 나를 희생시켜가면서라도 그 역할을 맡아서 해나가야 하는 것이 5선 국회의원까지 만들어준 당에 대한 의원으로서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부에 경종을 울리고 정책 추진을 막아야 할 부분이 있고, 국민이 보기에 야당이라도 적극 협조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그런 (협조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까지 무조건 발목을 잡는 인상을 줘서는 자유한국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어나가기가 어렵다”거 현 상황을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전체 116명의 의원 중 친박계와 홍준표계로 확실히 분류되는 50여 명을 제외하면 약 60명의 의원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60명의 표로 원내대표 경선이 결정난다고 가정했을 경우 중립성향의 이주영 의원이 가진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친박청산 돕는 檢

 

한편 친박계는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위기에 처했다. 지난 11월 20일 검찰은 친박계의 핵심인 최경환 의원의 사무실과 자택 등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최경환 의원이 박근혜 정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에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여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조사 중에 있다. 따라서 검찰은 최 의원 사무실의 각종 내부 문서와 장부, 컴퓨터 하드 디스크 등 증거 자료를 이미 확보했다. 국정원이 청와대에 특활비를 상납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친박계의 핵심인 최경환 의원의 목을 조인만큼 당 내에서도 친박계의 입지는 점차 줄어 들 전망이다. 결국 친박계가 계속해서 힘을 잃고 있는 가운데 원내대표 경선에서의 계파전쟁이 친박계에 득이 될 수있을 지는 의문이다.

 

bbhan@hyundaenews.com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포토뉴스
3월 둘째주 주간현대 1244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