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기 미래 대비 한창 ‘한화그룹’

단기적 살림꾸리기에 장남 중심으로 승계준비도 '열심'

조미진 기자 | 기사입력 2017/12/01 [12:47]

한화그룹이 당장 코앞에 온 내년도 사업 준비는 물론 미래를 위한 경영 승계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8년 사업계획을 조기에 수립하기 위해 한화로서는 이례적으로 3인 부회장 체제를 확립한 것. 이들은 그룹 경영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이며 김승연 회장의 아들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의 경영 승계 수업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동관 전무의 경우 그룹에 입사한지 7년여에 불과하지만 그룹의 기대 분야인 태양광 사업에서 과감하고 굵직굵직한 족적을 남기며 이익 증대, 위기 대응 면 에서 능력을 발휘했다는 호평이 많다.


 

하버드 출신 국제적 감각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아마존과 1조원대 태양광 계약 등 경영 성과 뚜렷해

 

미국의존도 줄이기 노력해와세이프가드해결 노린다

3인 부회장 체제 확립으로 내년 사업계획 조기수립·대비 

 

[주간현대=조미진 기자] 한화그룹과 김승연 회장은 2018년도 사업계획을 조기에 수립, 준비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3인 부회장 체제를 선택했다. 이와 동시에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를 중심으로 경영 승계준비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김동관 전무는 향후 그룹의 태양광, 에너지 뿐 아니라 방산 부문을 맡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일선에 있는 김승연 한화 회장을 뒤이어 향후 경영 승계의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사진출처=한화>   

 

 

경영 수업 2년여 만에 태양광 사업 이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그룹의 가장 유력한 경영권 승계자로 국내외에서 왕성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 등 여러 국제행사에 참석,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그룹이 태양광사업을 주력하기 시작할 때부터 경영에 관여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전무는 1983년생으로 미국의 명문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3년간 공군 통역장교로 군 복무를 마치고 20101월 한화그룹 회장실 차장으로 입사했다. 입사 이듬해인 201112월 한화그룹의 태양광 계열사인 한화솔라원에서 근무하기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태양광 사업에 발을 들였다.

 

한화그룹의 현재 태양광 담당 계열사인 한화큐셀은 태양광 셀 생산 세계 1, 모듈 기준으로는 세계 5위권에 올라있다. 한화큐셀은 한화그룹이 2010년 인수한 중국 솔라펀파워와 2012년 인수한 태양광의 원조격 독일기업 큐셀을 합병해 재출범한 회사다. 2년여 전 한화솔라원과 합쳐지며 한화큐셀은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는데 위에서 언급한 과정들에 모두 김동관 전무가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 결과 한화큐셀은 생산력뿐만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2011년 퀀텀 기술로 다결정 셀 효율에서 세계 1위에 올랐으며 2015년에는 다결정 모듈 효율 부문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퀀텀 셀은 일반 태양광전지보다 전력 생산량이 8% 이상 높은 고효율 태양광 셀이다. 한화는 셀 뒷면에 반사막을 삽입하는 퍼크(PERC) 기술을 도입해 발전 효율을 더욱 끌어올렸다.

 

또한 김동관 전무는 한화큐셀의 흑자전환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큐셀은 2011년부터 20151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내다 20152분기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고 3분기에 당시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6년에도 243000억 달러의 매출과 27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34.8%, 영업이익은 226% 증가한 실적이다.

 

김 전무는 삼성그룹의 방산·화학계열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4년 삼성그룹의 방산부문계열사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화학부문 계열사인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하버드 동문인 점이 거래 성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김 전무는 프랑스 탈레스와 토탈을 방문해 삼성그룹과의 빅딜 취지를 설명하고 파트너로서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美 2위 전력회사와 1조원 이상 계약

 

김동관 전무의 공으로 언급되는 것은 이외에도 여럿이다이 중 하나가 미국 유력 전력회사와 1조원 대 계약을 성사시킨 것이다한화큐셀은 2015년 4분기부터 2016년 말까지 1.5GW(기가와트규모의 태양광모듈을 美 넥스트에라에너지에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이는 250만 명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태양광업계에서 단일공급계약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계약규모는 약 1조 원 이상으로 이는 국내 태양광시장 전체와 맞먹는 수준이다넥스트에라에너지는 한화큐셀로부터 공급받은 태양광모듈을 미국에서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에 사용했다김 전무는 해당 협상성사를 위해 수차례 미국을 방문넥스트에라에너지 고위층을 만나 직접 세일즈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2015년 12월에는 미국 태양광주택용 토탈솔루션을 제공하는 썬런과의 장기 모듈 공급계약을 성공시켰다.

 

 

이러한 결과들이 그룹의 위기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김 전무에 대한 평가는 더욱 높다. 2012년 8월 김승연 회장이 법정구속으로 자리를 비우자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의 이라크사업과 태양광사업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김 회장이 한화건설의 이라크 대규모 정유시설 건설업황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태양광을 그룹 주력신사업으로 강력한 힘을 실어주고 있었기 때문.

 

이때 김 전무는 그룹에 입사한지 2년여한화솔라원에 입사한지도 8개월에 불과했다그런 그가 독일의 태양광셀제조기업인 큐셀을 인수해 한화솔라원과 합병하며 한화큐셀로 사명을 고치면서 태양광사업과 관련해 굵직굵직한 투자를 지휘한 것이다.

 

2013년 8월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독일에 상주하면서 한화큐셀을 안정화에 힘을 기울였다한화그룹 관계자는 “2010년 인수한 한화솔라원은 김 전무의 노력이 크게 작용해 사업이 안정화됐다며 한화큐셀도 조기 안정화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자리를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한화그룹 인수 당시 큐셀의 임직원들은 침체돼 있었다고 한다그러나 김동관 전무는 큐셀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면담과 상황설명회를 열고 셀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모듈 중심으로 생산구조를 재편했다이런 노력이 파산직전의 큐셀을 재무적으로 개선시킬 뿐 아니라 직원 사기진작에도 큰 효과를 발휘했다는 후문.

 

또 김 전무가 한화솔라원으로 자리를 옮기며 태양광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2011년은 사실 태양광 분야가 세계적 침체기였다국제유가 하락으로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태양광 시장도 위축된 것이다그렇기에 독일 큐셀마저 파산 직전까지 갔고국내 대기업들도 점차 태양광에서 손을 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한화그룹과 김승연 회장은 태양광에 한화그룹의 미래가 있다고 판단하고 오히려 공격적으로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다장남 김동관 전무도 뜻을 같이 했다.

 

지난 2014년 1월 다포스포럼에서 김 전무는 한화그룹은 태양광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태양광 등 에너지 사업에 꾸준히 투자할 것이다단순한 태양광 관련 셀이나 모듈 제조뿐 아니라 태양광발전소까지 운영하고 투자하면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다태양광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동관 전무는 경영 외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오랜 유학생활과 각종 국제행사 경험 등으로 세련된 매너를 갖췄다는 칭찬이 많다또 깍듯하면서도 업무에 열정을 쏟는 워커홀릭으로 알려져 있다아울러 웨이트 트레이닝과 브라질 무술 주짓수 등의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 한화그룹이 코앞에 온 2018년도 사업 준비는 물론 미래를 위한 경영 승계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발 위기도 있다, 해결은 어떻게?

 

물론 항상 탄탄대로는 아니다. 1030일 재계 및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9월 한국과 중국산 태양광 모듈이 자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다며 태양광전지에 대한 세이프가드 필요성을 만장일치로 판정한 것이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 급증으로 해당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봤을 경우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량을 일정기간 제한하는 조치다.

 

이미 한국산 태양광모듈에 최대 35%의 관세를 부과하고 최대 4년간 수입 쿼터를 설정해야 한다는 권고안이 확정돼 있다. ITC는 세이프가드 권고문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12일까지 최종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문제는 한화큐셀의 국가별 수출 비중에서 미국이 가장 높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한화큐셀 수출에서 미국의 비중이 30~40%일 것으로 추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권고문을 받아들일 경우, 한화큐셀뿐만 아니라 태양광사업 전체에 타격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KB증권에 따르면 매출 1조원, 영업손실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세이프가드가 미국 산업에 결과적으로 피해를 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높은 반덤핑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내 태양광설치 원가 상승과 이로 인한 수요 감소로 25만 명의 관련 일자리가 사라진다미국 내 태양광모듈은 반드시 수입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물론 김동관 전무는 미국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해 2월 태양광 신흥 시장 인도에서 50MW의 모듈 공급계약을 이끌었다.

 

또 지난 5월 중국 다롄(大連)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뉴챔피언 연차총회에 참석해 터키를 비롯한 중동시장을 확장하는 한편 스타트업과 협업을 통해 미래 에너지 발굴에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미 실행되고 있다. 최근 한화큐셀은 터키 최대 태양광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의 첫 단계인 현지 태양광 잉곳·모듈 생산 공장을 연내 착공한다고 밝힌 것.

 

한화큐셀은 지난 3월 터키 건설업체인 칼리온 에너지와 5050 비율로 컨소시엄을 이뤄 터키 코니아주 카라프나르 구역에 짓는 1GW 규모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따냈다. 이 사업은 태양광발전소와 제조설비를 조성하는 복합형 민자발전 형태로 사업 규모가 150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터키 태양광 사업은 통상 태양광 발전소를 짓고 전기를 판매하는 프로젝트와는 달리 태양광 잉곳·모듈 생산공장까지 짓는 형태다. 따라서 공장 착공은 프로젝트의 1단계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터키 생산공장은 연간 500MW 이상의 태양광 잉곳·모듈을 생산하며, 완공은 내년 말, 본격적인 상업생산은 2019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큐셀은 사업 수주 당시 21개월 내인 2018년 말까지 제품 생산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터키 공장이 완공되면 한화큐셀은 진천과 음성 공장, 말레이시아, 중국 공장에 이어 5번째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터키 공장에서 나오는 제품을 새로 건설하는 태양광 발전소에 투입, 30년 동안 현지에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올릴 예정이다. 이미 한화큐셀은 지난 2015년 말 터키에 8.3MW급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한 데 이어 지난해에 10MW급 발전소를 추가로 건립해 현지 태양광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상태다.

  

▲ 2017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맨 오른쪽)와 김희철 한화토탈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독일 5대 화학기업인 랑세스 사의 마티아스 자커트 회장(왼쪽)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출처=한화>   

 

 

내년 계획은 베테랑들이 나선다

 

그렇다고 현재 한화그룹 전체가 김동관 전무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은 전혀 아니다. 김승연 회장이 건재하며, 김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미래혁신담당 상무는 향후 그룹의 금융 부문을 맡기 위해 경영수업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무처럼 경영활동과 더불어 다보스포럼 등 다양한 국내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한화그룹은 지난 1117일부로 3인 부회장 체제를 갖추었다. 지난해 자리에 오른 금춘수 부회장과 더불어 김창범 전 한화케미칼 사장, 차남규 한화새명 사장이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들이 김동관 전무와 김동원 상무의 경영권 승계수업을 도울 것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내년 그룹의 사업계획을 조기에 수립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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