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쌍팔년도? 대낮부터 죽은 개 토막 낸 70대 노인들

성혜미 기자 | 기사입력 2017/12/10 [17:27]

여전히 쌍팔년도? 대낮부터 죽은 개 토막 낸 70대 노인들

성혜미 기자 | 입력 : 2017/12/10 [17:27]

 

▲ 장유유서를 강조하고 동방예의지국이라는 한국에서 노인은 어쩌다 ‘어르신’에서‘틀딱’이 되었을까.  ©무료 이미지 사이트(pixabay.com)

 

"공공장소에서 저런 미개스런 행동을 하다니. 신구세대의 다른 생각을 잘 표현한 행동이다

 

노인 분들이면 동네에서 개잡는 것이 흔했던 시절을 사셨을 겁니다. 시대가 변했으니까 보기 힘든 광경이지만

 

 

저 분들은 우리나라 수준이 지금의 캄보디아나 방글라데시 수준일 때 가치관이 형성되신 분들

 

한 중학교 인근 공터에서 개를 토막 낸 70대 노인들이 경찰에 입건됐다는 기사에 네티즌들은 이같이 반응했다.

 

댓글은 노인들의 행동이 과거에는 용인될 수 있었으나 시대가 바뀌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는 세대 갈등이 심화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앞서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불구속 입건된 A(70)씨와 B(76)씨 등은 여자중학교 인근 공터에서 점화기와 흉기를 이용해 죽은 개의 사체에 불을 붙이고 토막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개소주를 만들어 먹으려고 토막 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이 논란이 된 까닭은 70대 노인들이 동물학대를 했기 때문이 아니다. 이미 개는 숨져있었기 때문에 애초에 동물보호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문제는 공공장소에서 혐오스러운 장면 연출과 사체를 잔인하게 훼손했다는 점이다.

 

이 사건을 먼저 알린 인물은 한 여중생이다. 이 여중생은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제발 동물 학대 처벌을 강화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노인들의 처벌을 요구했다.

 

해당 글에서 여중생은 오늘 학교 점심시간에 한 할아버지가 강아지를 많은 학생이 보고 있는 가운데 아주 잔인하게 죽였다잔인한 짓을 해놓고도 그 할아버지는 죄책감 하나 느끼지 못하고 달랑 헝겊 하나만 덮어두고 사라졌다. 이 학대범이 꼭 법에 따라 정당하게 처벌받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개소주를 먹기 위해 죽어있는 개를 토막 낸 노인들의 행동은 과거라면 굳이 문제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개에 대한 인식이 가축에서 가족으로 바뀐 지금이라면 이는 충분히 논란거리다.

 

복날이면 손님들로 문전성시인 보신탕집은 해가 갈수록 문을 닫고 있다. 가치관과 시대가 예전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세대 갈등이 심화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만 65세 이상 노인은 일부 젊은 세대들에게 틀딱이라고 불린다. ‘틀니를 딱딱거린다의 줄임말이다. 주로 공짜로 지하철 타면서 어른 대접해달라고 고집부리는 노인들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장유유서를 강조하고 동방예의지국이라는 한국에서 노인은 어쩌다 어르신에서 틀딱이 되었을까.

 

전문가는 우리 사회가 도시화와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근홍 한국노년학회장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인 고령화 사회에서 14%인 고령사회로 가는 데 우리는 17년이 걸렸다. 세계 신기록이라며 서서히 고령사회에 진입해 노인 정책과 인프라 구축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우리는 시간도, 준비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압축·고속 성장 속에 전통적인 가치였던 존중감·사명감·의무감이 퇴색됐다. 경제적 효과와 개인주의만 추구하다 보니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라며 노인을 왜 존중해야 하는지 젊은 세대들은 잘 이해 못 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세대 갈등 해법으로 노인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짐 같은 존재, 귀찮은 존재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사회적 인식 개선 운동과 함께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의무적으로 인성교육을 반영해야 한다교육을 통한 의식 개혁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ahna10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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