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식품기업으로 미래도약…참치원조 ‘동원그룹 이야기’

조미진 기자 | 기사입력 2017/12/11 [12:57]

종합식품기업으로 미래도약…참치원조 ‘동원그룹 이야기’

조미진 기자 | 입력 : 2017/12/11 [12:57]

 

▲ 공격적인 M&A와 투자로 사업군 재편을 하며 미래를 대비하는 동원그룹.   

 

동원참치 캔으로 유명한 동원그룹이 향후 수산전문기업으로 국한되길 원치 않음을, 거침없는 사업군 재편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원양어선 선장으로 국내외에서 이름을 날렸던 창업주 김재철 회장이 세운 모태기업 동원산업은 국내에 '캔 참치'라는 새 먹거리를 알리며 성장을 거듭했다. 이후 점차 관련 분야로 영역을 넓혔고, 근래까지 수산, 식품, 유통분야의 사업을 영위해왔다. 최근에는 포장재 사업에서 급성장을 이뤘을 뿐 아니라 국내외 M&A와 투자로 각 계열사의 몸집과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상황. 이러한 광폭 행보에는 김 회장뿐 아니라 차남 김남정 부회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업주 김재철 회장, 참치 잡는 원양선장으로 이름 날려

10년 만에 동원산업 창업국내 생소한 참치 알리며 성장

 

동원그룹 근래 9M&A 성사시키며 다각화 광폭 행보’ 

인수 기업들과 기존사업 시너지 위해 투자 등 작업 활발

 

[주간현대=조미진 기자] 원양어선 선장으로 유명세를 떨친 김재철 창업주 회장이 일군 동원그룹이 이제는 참치캔 회사를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고 하고 있다.

 

김재철 회장의 히스토리

 

참치는 지금은 흔히 먹을 수 있지만 30여 년 전만 해도 우리 식탁에서 보기 어려웠던 음식이다한국 원양어업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원양어선 선장 출신 기업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참치를 통조림에 담아 가공한 제품을 내놓았기에 국민들에게는 친근한 식재료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1969년 동원산업 창업 당시 일본에서 들여온 원양어선 제31동원호 출어식을 기념하며 배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재철 회장. <사진출처=동원그룹 블로그>   

 

 

‘참치라는 말은 19576월 국내 첫 원양어업선 지남호가 부산항을 출발해 약 3개월간 원양어업을 마치고 부산항으로 돌아온 이후에 생겼다. 당시 일본어인 마구로나 영어인 튜나라고 부를 수 없어 참으로 좋은 고기라는 뜻으로 참치’라는 이름을 붙여졌는데이러한 지남호가 다시 참치를 잡기 위해 출항했던 19581월 이 배의 실습 항해사가 바로 김재철 회장이었던 것.

 

원래 김 회장은 농업인으로 진로가 정해져 있었다. 전남 강진 농촌에서 9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당시 풍속에 따라 농사의 가업을 이어받게 돼 있었다. 때문에 강진농고를 다닌 그는 서울대 농과대학 입학을 결정했다.

 

그러나 바다는 무궁한 자원의 보고다. 우리나라가 더 잘 살려면 우수한 젊은이들이 바다를 개발해야 한다는 고교시절 담임 선생님의 말에 인생이 바뀌었다.

 

결국 서울대 농과대학 장학생 입학을 포기한 김 회장은 국립수산대 어로과로 진로를 변경한다. 이후 특유의 성실함과 근면함으로 선장으로서 두각을 나타냈다다른 배보다 만선을 빨리 이뤄내던 그는 지남호 승선 3년 만에 지남2호 선장을 맡게 된다. 김 회장은 참치 잘 잡는 캡틴 킴으로 국내외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고려원양 수산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외국선사들과 거래하며 회사 경영의 노하우를 쌓는다.

 

김 회장 영양의 보고, 참치를 보급한다

 

10여년의 마도로스 생활을 끝내고 김재철 회장은 1969년 동원산업을 창업해 본격적으로 기업가의 길을 걷는다. 동원산업이 처음부터 참치캔을 생산한 것은 아니다. 국내에 생소한 고급어종인 탓에 소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1981 김 회장이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참치 캔의 국내 생산을 결심하게 된다. 당시 LA의 스타키스트사의 참치캔 공장을 시찰한 것이 계기가 됐다.

 

사실 김 회장은 ‘바다의 소고기라 불리는 참치를 우리 국민에게 제공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해 왔다. 또 그 당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도 200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어 참치 수요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김 회장은 전망했다. 그렇게 1982년 국내 최초의 참치 살코기캔 동원참치가 세상에 나왔다.

 

그러나 동원참치 출시 초반참치는 여전히 생소한 어종이었기에 판매가 부진했다. 이에 동원산업은 참치캔 표면에 참치 그림을 넣어 제품 알리기에 힘썼다. 전 임직원이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참치캔 알리기에 발 벗고 나섰고, 전국 매장을 돌며 직접 제품을 진열하고 1일 판매 사원으로 나섰다.

 

주말에는 서울 근교 등산로 등에서 동원참치 시식행사를 펼치고 백화점 길거리 홍보를 했다. 동원참치를 넣어 끓인 김치찌개 시식행사 등 다양한 활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결국 이러한 전사적 노력으로 참치캔의 저변이 넓어졌으며 1984년 추석 명절에 처음 출시한 선물세트는 30만개 이상 팔리며 돌풍을 일으킨다. 동원참치 선물세트는 지금까지도 명절 참치 선물세트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참치는 칼슘, DHA, EPA, 단백질, 오메가6, 비타민 등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다. 특히 참치에 많은 오메가-3 지방산은 치매 예방과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탁월하다.

 

캔 참치는 위생면에서도 안전하다. 참치는 잡는 즉시 영하 50도 이하로 급랭함으로써 여름에 자주 발병하는 비브리오패혈증에 자유롭다. 또 조리액으로 면실유, 올리브유, 포도씨유 등 식물성 기름을 사용해 콜레스테롤이 없고 불포화 지방산이 비교적 높게 함유하고 있다.

 

참치 캔은 우리나라 식문화를 풍부하게 만들었다. 김치찌개에 필수 부재료로 사용되고 참치김밥은 김밥 전문점의 인기 메뉴다. 참치샐러드와 참치죽 뿐 아니라 최근엔 참치스테이크도 등장해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동원산업은 서양에서 스테이크로 즐겨먹는 고급 황다랑어 통살에 세라믹볼을 적용해 비린내를 제거해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김재옥 동원F&B 사장은 최근 밥에 바로 먹는 살코기참치인 더참치를 새롭게 선보이는 등 참치캔의 소비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장재 등 종합식품 기업으로 미래 준비

 

이런 동원그룹이 최근 몇 년간은 미래 먹거리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현재 그룹은 김재철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45)이 미래 먹거리 확보 등 경영전반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김재철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사진출처=동원그룹>   

  

 

김 부회장은 김재철 회장의 철학에 따라 말단 직원의 궂은 일부터 시작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이는 김 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그룹 부회장(55)도 마찬가지다. 김남정 부회장의 형이기도 한 김남구 부회장은 지난 2004년 계열 분리를 통해 동원의 금융부분을 받아 한국투자금융그룹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김남정 부회장은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후 동원산업 생산직 노동자로 입사해 동원산업 영업부 사원으로 시내 백화점에 참치 제품을 배달일을 하기도 했다. 또 미국 미시간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동원산업 영업부·마케팅실·기획실에서 근무했다. 그는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에 이어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동원그룹 주요 계열사 요직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04년부터 부친으로부터 지분증여를 받고 식품사업 경영에 참여해왔다. 2013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 부회장은 이후 부친인 김재철 회장과 함께 9번의 공격적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사업군을 재편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수산·식품·포장·물류를 주력 사업부문으로 삼으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물 중심으로 매년 M&A를 꾸준히 하고 있다.

 

2008년에는 미국 참치캔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참치 캔 제조사 스타키스트(STARKIST)를 인수했다. 이로써 동원그룹은 참치 어획량과 참치 가공부문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지난 20159월에는 동원F&B450억원에 온라인 축산물 유통업체 금천을, 포장재 계열사 동원시스템즈가 베트남 포장재 업체 TTPMVP를 각각 인수한 바 있다동원시스템즈는 2012년까지 내부거래에 의존하는 중소규모 계열사였으나 김남정 부회장이 포장재사업을 육성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실제로 동원시스템즈의 매출은 20124200억 원 수준에서 4년 만인 지난해에는 13008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 동원산업 매출의 82%를 차지한다.

 

지난해 12월에는 동원산업이 종합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동원그룹 M&A 역대 최대 금액인 420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또한 올해 3월에는 그룹 계열사 동원F&B가 353억원에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생물자원 지분 100%를 인수했다두산생물자원은 두산이 생물자원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세운 자회사로 사업 범위가 가축사료 공급부터 사육 관리까지 낙농양돈양계 등 축산농업 전 과정에 걸쳐 있다

 

동원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사료 계열사인 동원팜스와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동원그룹 관계자는 두 회사의 연구개발(R&D) 기술력구매력영업력 등 노하우가 더해진다면 미래유망산업인 사료부문 경쟁력이 배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포장재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가 산업 및 위생용 필름과 종이포장재를 생산하는 한진피앤씨 인수를 마쳤으며, 현재 연포장재(얇고 부드러운 포장재)와 페트 포장재를 전문으로 하는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공장 증설에 나서는 등 해외진출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비상장 계열사 동원홈푸드를 통해 국내 최대 가정간편식(HMR) 전문 온라인몰 더반찬을 약 300억원에 매입했다. 동원이 가정간편식 시장에 주목한 이유는 내수 경제 불황속에서도 관련 시장은 1인가구와 맞벌이가구가 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기 때문실제로 농식품유통교육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97100억원에 불과했던 가정간편식 시장은 지난해 23000억원으로 급성장 했다. 연평균 17%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는 2700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이 사들인 더반찬’은 2008년 온라인 주문을 통해 반찬을 배달하는 획기적인 콘셉트로 HMR시장에 진출, 매년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최고 온라인 HMR전문몰로 자리매김했다. 20163월 론칭한 기존 동원홈푸드의 건강식 HMR 전문 브랜드몰인 차림더반찬의 통합이 이뤄진 후 차림의 매출도 이후 3배나 뛰었다. 

 

동원홈푸드는 이후에도 HMR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투자 방향은 채널 확대 R&D 강화 브랜드 강화로 크게 세 가지다. 올해 5월 서울에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대규모 신공장도 지었다. 이로써 수도권 직배송을 통해 동원홈푸드의 가정간편식부문 매출을 연간 1천억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2021년까지는 오프라인 매장 300곳을 열기로 했다

 

이렇듯 동원홈푸드 뿐 아니라 동원그룹 각 계열사들은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니즈에 따라 투자와 계발을 지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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