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의 현대건설 7년, 내실다지기와 미래대비 ‘박차’

조미진 기자 | 기사입력 2017/12/22 [11:33]

정수현의 현대건설 7년, 내실다지기와 미래대비 ‘박차’

조미진 기자 | 입력 : 2017/12/22 [11:33]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 때부터 국내건설업계를 이끌었던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에 소속되면서 정수현 사장 지휘아래 내실 경영에 중점을 주는 양상이다. 양보다 질, 즉 수익성에 중점을 둔 것이다. 지난 66개월 동안 매출이 대체로 증가해왔으며 부채비율도 낮아졌다. 게다가 해외사업 부분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그러면서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이 선 사업 건을 위해 일정이익을 양보하는 과감한 면모도 보인다. 현대건설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의 강남 재건축 최대어 반포주공1단지 수주가 그 예다. 정수현 사장은 이뿐 아니라 IoT 접목을 통한 차별화, 글로벌 시장 확대 등에 신념을 둔 미래시장 대비에 한창이다.


 

현대차그룹 속한 후 6년 여 현대건설 지휘해 온 정수현

이익 보장 가능한 사업 위주로 시행하며 내실 다져오다

 

첨단 기술로 불황 속 국내업계 최초 영업이익 1조 달성

‘10조원 사업비반포주공1단지 수주, 해외수주잔고 1

 

[주간현대=조미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이래 수장을 맡아온 정수현 사장의 지휘아래 현대건설이 내실 경영은 물론 미래대비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IoT 차별화, 글로벌 시장 다각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펼쳐오고 있는 것. 지난 2016년 국내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것은 한 예다.

 

정몽구 회장의 신임 받은 건축 베테랑

 

2011년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된 현대건설은 그해 6월부터 현재까지 7년 가까이 정수현 사장이 이끌고 있다. 평균 임기가 3년 안팎인 현대차그룹에서 장기 집권한 케이스다. 이는 정몽구 회장의 신임이 높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1975엔지니어평사원으로 현대건설에 입사해, 30년 넘게 국내외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이런 정수현 사장은 정몽구 회장의 철학에 발 맞춰 현대건설을 경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2017년 5월25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이 창립 70주년 맞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현대건설>    

 

정 사장은 취임 후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을 펼쳤다.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일정 수준의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공사를 수주하지 않은 것이다. 덕분에 현대건설의 수익성은 2014년부터 개선됐다. 20137040억원에 머물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17.8% 늘었고 2016년에는 1조원을 돌파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정 사장은 한 차례 연임에 성공, 20183월까지 사장직을 맡게 됐다.

 

2017년에는 주택부문의 성과가 돋보였다. 20179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지칭된 서울 서초구 반포 주공 1단지 1·2·4주구(이하 반포 1단지) 수주에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디에이치가 성공한 것이다. 이곳은 총 사업비만 10조원에 이르고 주택 공급 규모가 18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강남을 대표하는 아파트로 웅장한 자태를 드러낼 수 있게 된 것에도 의미가 있다.

 

물론 수주전 당시 경쟁사를 중심으로 이사비 7000만원 무상 지원이 뉴스로 알려지면서 현대건설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정 사장은 형님 리더십으로 극복했다. 이사비 지원은 백지화됐으나 정 사장이 직접 나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주민들의 이익을 지키고 명품 아파트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적극 어필, GS건설이 오래 공들인 이곳의 시공권을 따냈다.

 

이는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삼성물산 래미안이나 GS건설 자이 등에 밀리던 현대건설이 메이저 무대에서 맏형다움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최근 강남권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디에이치를 요구하는 조합들이 늘어나는 등 시장의 호평이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익명의 증권사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반포 1단지 수주 이전까지만 해도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 주공 3단지 재건축)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지만 반포 1단지를 품으면서 내년도 재건축 시장에서 래미안, 자이와 함께 3파전을 펼칠 능력이 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건설 측도 디에이치와 더불어 현대차그룹의 숙원사업 서울 삼성동 GBC(글로벌 비지니스 센터)를 필두로 현대가의 자존심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까지 깃발을 꽂는 등 강남 H라인 구축을 반드시 일궈내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GBC를 첨단 기술과 혁신적 디자인이 융합해 지을 예정이다. 지상 105, 지하 7층의 이 건물이 완공되면 현재 국내 최고높이의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14m 더 높으며, 서울의 새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언급한대로 현대건설은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디에이치를 앞세우고수도권 요지에서는 힐스테이트를 내세워 수주를 따내며 GS건설대우건설 등과 함께 국내 주택공급 빅체제를 구축했다. 2017년 3분기까지만 총 9곳의 도시정비사업을 따냈다수주액 규모로는 46467억원으로 건설업계 1위다. 25972억원을 수주한 대우건설보다 1.8배 많다.

 

 

▲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현대건설 디에이치 ‘반포주공1단지’   <사진 출처=현대건설>    

 

 

이와 관련해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 언론을 통해 “(현대건설이) 국내 재건축 시장 수주 전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3분기까지 주택부문 신규 수주액이 6조원에 이른다재건축을 비롯한 도시정비사업에서 빼어난 수주경쟁력을 발휘함으로써 2018년 이후에도 경영실적이 탄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74분기 고덕아르테온과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핵심 단지 분양에도 성공했다. 이와 관련해 송유림 한화증권 연구원은 “201718000가구 공급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고 부진했던 해외부문도 점차 회복 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밝힌 바 있다.

 

고덕아르테온과 힐스테이트 클래시안은 20174분기를 겨냥한 현대건설의 야심작. 201712월 중순까지의 분양 결과 고덕아르테온(일반 분양 1397가구)’은 누적 계약률 95%를 달리고 있고 힐스테이트 클래시안(일반 분양 701가구)’80%를 넘어섰다.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20171122일 청약 실시 당시 최고 경쟁률 145 1을 기록하면서 실수요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이 같은 관심이 정당 계약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2018년에 컨소시엄 단지 2개를 선보이면서 주택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20181월에 대우·포스코·태영건설과 손잡은 하남 포웰시티GS건설과 함께 짓는 개포 8단지 재건축의 분양 일정을 잡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 감일지구 B6, C2~3블록에 들어서는 하남 포웰시티는 지하 4~지상 30, 24개동, 2603가구 규모다. 특히 C3블록에 전용면적 90의 테라스하우스 4가구로 구성된 별동을 짓는다.

 

개포 주공 8단지도 20181, 분양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최고 35, 1996가구 규모다. 특히 디에이치GS건설의 자이가 한 단지에 들어섬에 따라, 큰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69조 원, 독보적인 해외수주잔고

 

해외에서도 현대건설은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 중 이다. UAE 원전,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교량 공사 등 국내외 대형 현장에서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향후 중남미 등 대형 공사 현장에서의 매출도 기대되고 있다.

 

세계 크레인의 3분의 1이 카타르에 모여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형 인프라 공사가 활발한 카타르에서 현대건설은 루사일 고속도로 건설, 신항만 공사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이 중 2017년 내 준공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세계 건설업계가 주목하는 프로젝트다. 16개의 원형 패널을 사용해 건물 전체가 꽃잎을 포개 놓은 듯한 형상인데 이는 중동 사막의 모래장미를 모티브로 한 현대건설의 첨단 공법이기에 가능했다.

 

 

▲ 현대건설이 카타르 도하의 코니시 해변에 짓고 있는 카타르 국립박물관의 외형. 중동 사막에서 볼 수 있는‘모래장미’를 모티브로 한 비정형 건축물이다. 세계 건축사에 유례없는 것으로, 현대건설의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다. <사진 출처=현대건설>   

 

현대건설은 해외 수주잔고 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69조원에 해외수주잔고를 보유해 업계 1위를 달라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 이는 2GS건설(39조원)이나 3위 대우건설(35조원), 4위인 삼성물산(32조원)에 비해 약 2배 많은 것이다.

 

현대건설은 2017년에도 해외에서 지역별로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공종에 집중하고 수익성 중심의 경영에 초점을 맞춰 안정적인 실적 유지를 꾀했다. 2017년 수주는 그 전 해보다 14.5% 증가한 243000억원, 매출은 2016년보다 1.4% 상승한 19조원을 목표로 했다. 특히 2017년 해외 신규수주 목표를 전년대비 57.6% 증가한 133724억원(1162800만달러)으로 잡고 수주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해왔다.

 

이에 더해 현대건설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상생의 협력 관계로 해외건설 수주업계 1위를 달리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이지만 현대차그룹과의 관계로 정수현 사장과 성상록 사장이 협업으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시공을 맡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설계를 맡고 하는 형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같은 관계로 서로 경쟁하는 듯 하면서도 협업하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고 평했다.

 

아울러 정수현 사장은 해외사업에서도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중동 지역 중심 수주에서 과감히 탈피해 중남미·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등 신흥 시장에도 역량을 집중해오고 있는 것. 기존의 중점 시장인 중동 지역에서는 고부가가치 수주를 확대하는 한편 신흥 시장에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신규 진출 지역에 생산과 판매 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현지 인지도를 적극 활용해 베네수엘라·칠레·우즈베키스탄에서 신규 수주를 일궈내고 있다. 이렇게 지난 5년간 꾸준히 신흥시장 개척에 힘쓴 결과 현대건설은 2011년 이후 중남미·CIS·유럽 지역 등 11개국에 새롭게 진출하며 시장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45억 달러 규모의 송변전·복합화력 발전사업을 공동수행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20175월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손잡고 말레이시아에서 약 1조 원 규모의 현지 최대 발전소 공사를 따냈다.

 

이렇듯 국내외에서의 활약으로 증권가의 현대건설에 대한 평가가 높다. 2018년에도 신규수주가 늘어나 실적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 분양이 호조였던 데다 현대자동차의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도 조만간 착공하면서 다른 건설사보다 견조 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 원가율의 하락에 따른 이익 증가세도 굳건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712“(현대건설의) 최근 3년 동안의 수주 증가와 주택사업 강화를 감안하면 현재 2018년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는 너무 낮게 평가됐다해외수주는 저점을 통과한 뒤 회복할 것으로 보이고 국내도 건축과 주택사업의 성장과 견조한 수익성이 뒷받침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연결기준으로 신규수주 22조 원 규모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가 올라 발주환경도 우호적으로 조성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시아 등의 토목과 플랜트 수주가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IoT 등 현대건설만의 신 주거 트랜드준비

 

그렇다고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이 단기적 수익성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정 사장은 현재 스마트 기술 공부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아파트 같은 주거 상품에도 사물인터넷(IoT) 등 커넥티드 기술이 적용됨에 따라 현대건설만의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내놓기 위해서다.

 

201710월 현대차그룹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기업 전략경쟁 부문 최고권위자 마이클 포터 교수의 연사와 관련해 정 사장은 ‘IT와 인간 사이의 인터페이스로서 이를 활용한 차별화 전략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 밖에서 에어컨 켜고, 끄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시스템. <사진 출처=현대자동차그룹 블로그>     © 주간현대

 

또한 2016년부터 현대건설은 국내 최대 통신업체인 SK텔레콤과 손잡고 스마트홈 사업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기존에 제공하고 있는 세대 에너지 관리·절감 시스템, 원터치 절전·보안 시스템, 유비쿼터스 안전시스템 등 힐스테이트 홈네트워크에 SK텔레콤의 스마트홈 플랫폼을 연동해 통합 IoT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2016년 하반기부터 이미 수도권 입주 아파트를 대상으로 기술 적용에 나섰다. 힐스테이트 입주민들은 현대건설이 제공하는 홈 네트워크 시스템에 연동된 조명·냉난방기기·가스차단기 등 빌트인(built-in)기기들과 SK텔레콤 스마트홈에 연동된 냉장고·청소기·에어워셔 등 입주자들의 가전기기들을 하나의 앱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스마트홈 서비스에 힐스테이트 입주민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해 기존 가전제품이나 냉·난방기 등에 개별적으로 제공되는 IoT 기술들을 하나로 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수현 사장은 첨단 미래 주거생활을 실현하고 나아가 건설·정보통신 업계의 시장 경쟁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현대건설은 아파트뿐만 아니라 주택사업 전반에 걸쳐 첨단기술력을 적용해 주택시장 IT기술을 선도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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