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국영수'처럼 배우면 망해"

미래인재 육성 청사진 ‘SW교육’…교육현장은 우려

한동인 기자 | 기사입력 2018/01/09 [09:50]

정부는 오는 3월을 시작으로 중학생 신입생부터 SW교육을 필수 교과 과정으로 실시한다. 선택 과목이던 ‘정보’ 교과가 필수 교과로 시행되는 것이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정부의 방침이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선 아직은 낯선 ‘SW교육’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인프라와 교사의 전문성, 수업 시간 등의 문제가 현장에서 아직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공교육에서의 ‘SW교육’이 지금까지의 공교육의 상황처럼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어 정부의 산적한 과제해결이 시급해 보인다. <편집자주>


 

 

미래인재 육성 청사진 ‘SW교육’…교육현장은 우려

2018년도 예산 400억원 투입, 사교육 확장세 커져

 

▲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정부가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카드로 코딩교육을 꺼내 들었지만 현실적 어려움이 아직까진 남아있다.     © pixabay.com 갈무리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산업혁명은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인공지능, 로봇기술은 노동력 부분에 있어 사람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게 된다. 이 때문에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이에 걸맞는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인력양성 교육이 시작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3월 중학교 신입생을 시작으로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미국의 스탠퍼드대학처험 ‘실험실 창업’을 주도하는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5곳이 선정된다. 실제로 대학의 경우 최근 문·이과를 제쳐놓고 코딩을 배우고자 하는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알려진다. 인문계로 진학한 학생들의 경우에도 취업을 위해선 코딩이 기본소양이라고 말하고 있다.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SW교육 필수화 안착을 위해 교원 연수, 인프라 마련, 우수사례 확산 등 종합적인 교육 기반 마련 및 활성화를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의 경우 오는 2019년부터 17시간 이상, 중학교는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34시간 이상 SW교육이 필수화된다.

 

SW교육의 필수화

정부가 추진해 온 SW교육의 필수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우리 세대의 준비이다. 정보통신 기술이 융합된 혁신적 환경, 새로운 환경을 활용해야 하는 시대에서 우리의 교육은 달라져야 했다. 단순 암기에서 벗어나 창의력과 논리력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은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해졌다. 결국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교육’이 선택된 것이다.

 

‘SW코딩 교육’이란 쉽게 말해 컴퓨터와의 의사소통 방식으로 일명 컴퓨팅적 사고를 기르기 위한 노력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코딩교육은 자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과학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과 비슷하다. 매일 사용하고 있는 지금의 인터넷과 스마트폰, 컴퓨터 등의 원리를 가르치기 위해 코딩 교육을 접목한 것이다. 최근 들어 교육 및 기술 전문가들은 협업을 통해 코딩 교육 콘텐츠와 교수법을 개발하고 있고, 정부나 IT 기업들의 지원 폭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코딩 교육에 있어 어린 아이들부터 접하도록 했다. 어린이를 위한 코딩 교육은 프로그래밍 문법부터 기존 교육과 다른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알고리즘 원리를 놀이와 게임 등으로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즉 프로그래밍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반복문이나 연산 원리를 알려주는 식으로 대부분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을 이용하거나 드래그앤드롭 방식 같은 쉬운 방법으로 코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가 내놓은 SW교육 교사 연수 프로그램 예시를 보면 놀이중심 활동의 비중이 높다. 초등과정 SW교육 교사 연수 예시엔 ‘알고리즘과 놀이중심 활동’ 영역이 32시간 가운데 8시간을 배정했다. 또 로봇활용 SW교육 역시 8시간을 배정했다. 중등과정에는 ‘블록기반 프로그래밍과 학생 참여 중심 수업’을 8시간 배정하며 아이들에게 자연스러운 이해를 독려하고 있다.

 

실현 가능한가

하지만 일각에선 공교육 차원의 ‘SW교육’에 대해 물음표를 던진다. 컴퓨팅 사고력 증진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우선 ‘SW교육’과는 동떨어진 시대를 살아 온 현재의 교직원들에게 이를 맡길 수 있냐는 우려다. 비전문 인력인 현재의 교원에게 단순 연수만으로 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체 중학교 가운데 정보·컴퓨터 교과 담당 교사를 확보한 비율은 37.2%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된다. 중학교 10곳 가운데 7곳은 해당 교과 담당 교사도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3월부터 진행 될 ‘SW교육’에 한문·윤리 등 타 과목 교사가 이를 병행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수업시간 부족의 문제도 동반된다. 2015년 교육 과정 개편에 따르면 중학교 3년 동안 ‘SW교육’은 34시간 이상을 필수로 이수하면 된다. 정부의 규정이 3년간 ‘34시간 이상’이지만 교사들은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국·영·수 수업에 치중된 교과과정을 채우기도 부족한 상황에서 ‘SW교육’의 반영은 단순히 필요조건에 그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또한 34시간이라는 필수 시간으로는 기본개념만 수업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대로 된 수업을 위해선 64시간 이상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기반시설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조사한 ‘2016학년도 초·중학교 교육정보화 실태 조사·분석’에 따르면 중학교 전체 학교 가운데 PC(데스크톱)를 보유한 비율은 62%다. 초등학교(80.9%)보다도 비율이 낮다. 중학교 10곳 가운데 4곳은 올해부터 진행되는 SW 교육을 제대로 받기 어렵다. PC도 노후됐다. 중학교가 보유한 PC 가운데 절반가량(45%)이 구입 시기 4년 이상된 구형 제품이다. 학생 1인당 PC 보유 대수도 0.53대 수준이다. PC 한 대를 두 명이 함께 사용해야 한다. 학원에서 최신 노트북과 3D 프린터 등 첨단 기기를 활용해서 수업할 때 공교육은 PC조차 제대로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W교육’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교육부의 입장은 이러한 우려를 바탕으로 형성돼 있다. 지난해 교육부의 설명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SW교육 필수화 안착을 위해 교원 연수, 인프라 마련, 우수사례 확산 등 종합적인 교육기반 마련 및 활성화를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2018년도 SW교육 활성화와 교원 역량 향상을 위한 예산 177억원, 학교 무선망 및 디지털 인트라 확충 관련 예산 200억원 등 377억원이 편성돼 지원 예정에 있다. 교원의 SW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선 2018년도 30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초등교원의 30%(6만명)이상의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며 교원양성대학에 대한 SW교육과정 강화에 26억원을 투입해 예비교원의 역량 증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에서의 SW교육의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고 있다. 지금까지의 공교육이 그래왔듯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사교육 시장만을 키워왔다. SW교육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이미 강남구 등을 일대로 해 SW교육 학원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오는 3월부터 시작 될 초·중학생 교육의 선행과정이자, 공교육보다 한발 앞선 SW교육인 것이다. 오히려 사교육 시장의 활성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SW교육이 공교육에서 빛을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bbhan@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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