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을 살피면 병이 보인다

“경락과 장부에 질병 생기면 배꼽이 즉각 반응”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01/13 [14:16]

▲ 경락의 흐름으로 볼 때 배꼽에는 임맥이 관통하면서 독맥(督脈)의 기(氣)가 뒤에서 호응하고 있다. <사진출처=Pixabay>  

 

배꼽은 임맥(任脈)의 중요한 혈로서 신궐(神闕)이라 한다. 신궐이란 말 그대로 신()의 궁궐(宮闕)이란 뜻으로서, 배꼽은 모든 신기(神氣)와 진기(眞氣)가 왕래하는 문호(門戶)라 할 수 있다. 모태(母胎)에서는 영양분(營養分)과 정기(精氣)를 받아들이는 탯줄이 연결되어 있던 곳이기도 하다.

 

경락의 흐름으로 볼 때 배꼽에는 임맥이 관통하면서 독맥(督脈)의 기()가 뒤에서 호응하고 있다. 임맥과 독맥은 각기 음경(陰經)과 양경(陽經)의 바다로서 인체의 모든 경락을 통솔하는 역할을 한다. 또 배꼽 주위에는 충맥(衝脈)이 순행하고 있는데, 충맥은 경맥(經脈)의 바다이다

 

따라서 배꼽은 능히 음양(陰陽)에 적응하고, 인체의 모든 경락과 100가지 맥()에 연계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해부학적으로 볼 때 배꼽은 인체의 가장 중앙 부위에 위치하여 안으로는 오장(五臟)과 통하고, 밖으로는 전후좌우 사방으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복강 내의 장기 질환은 모두 배꼽에 그 반응이 나타난다. 이런 점에서 배꼽을 일명 복안(腹眼)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렇듯 인체의 경락과 장부는 배꼽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리고 경락과 장부에 질병이 생기면 배꼽에 즉각 반응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배꼽을 진찰하면 장부 및 경락의 병리 변화를 알 수 있다.

 

배꼽을 진찰하는 방법 중 팔괘(八卦) 진찰은 배꼽에 팔괘 이론을 적용하여 인체의 각 장부를 배속시키고, 이것의 변화에 따라 인체 각 부위 및 장부의 질병을 예측하는 진단법이다. 배꼽은 복부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여기에 팔괘를 배치하면 흉복부뿐만 아니라, 전신의 질병을 팔괘 이론에 근거하여 판단할 수 있다.

 

팔괘 진단을 함에 있어 팔괘도는 2종류가 있다. 그 하나는 선천 팔괘도이고, 다른 하나는 후천 팔괘도이다. 팔괘도를 배속하기 위해선 우선 배꼽을 중심으로 하여 수평선과 수직선을 그은 다음, 다시 좌우의 시선을 그어 자형의 가상도를 만든다. 여기서 선천 및 후천 팔괘를 배치하면 상응하는 장부의 위치가 확정된다.

 

선천 팔괘에는 인체의 외부가 배속된다. 가령 수직선의 상단인 건괘(乾卦)는 머리 부위에 해당하고, 하단의 곤괘(坤卦)는 다리 부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수평선의 왼쪽 끝인 이괘(離卦)는 귀 부위에 해당하고, 오른쪽 끝의 감괘(坎卦)는 눈 부위에 해당한다.

 

또 왼쪽 사선(斜線)의 상단인 태괘(兌卦)는 입 부위에 해당하고, 하단의 간괘(艮卦)는 손 부위에 해당한다. 또한 오른쪽 사선의 상단인 손괘(巽卦)는 이마 부위에 해당하고, 하단의 진괘(震卦)는 복부에 해당한다.

 

한편 후천 팔괘에는 주로 오장육부가 배속된다. , 수직선의 상단인 이괘에는 심장이 배속되고, 하단의 감괘에는 신장이 배속된다. 그리고 수평선의 왼쪽 끝인 진괘에는 간이 배속되고, 오른쪽 끝인 태괘에는 폐가 배속된다. 또 왼쪽 사선의 상단인 손괘에는 담이 배속되고, 하단의 건괘에는 대장이 배속된다. 또한 오른쪽 사선의 상단인 곤괘에는 비장이 배속되고, 하단의 간괘에는 위가 배속된다.

 

이상과 같이 선천 팔괘와 후천 팔괘는 배속된 의미가 상이하므로 진단과 응용에 있어서도 그 내용을 달리한다. 선천 팔괘는 주로 각종 동통과 종양의 병증에 응용하고, 후천 팔괘는 장부에서 발생하는 잡병에 많이 응용한다.

 

그리고 임상에서 배꼽의 팔괘 진찰은 주로 촉진을 많이 활용한다. 촉진하는 방법은 시계침의 운동 방향에 따라 배꼽 주위를 서서히 안압하며 이동한다.

 

이렇게 하는 과정에서 동통(疼痛) 혹은 불쾌감이 확인되면, 질병이 발생하였음을 의미한다. 배꼽 주위의 촉진 범위는 직경 2센티미터의 둘레를 초과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소아의 경우는 촉진 외에 망진에 의한 색상·요철(凹凸형태·혈락(血絡반점 등의 유무를 참조하여 진단에 활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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