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애경·LG생건…이번엔 방향제 유해 논란

녹색소비자연대, 시중유통 차량용 방향제 15종 시험결과 알레르기 유발향료 검출

문혜현 기자 | 기사입력 2018/02/02 [11:09]

가습기살균제 애경·LG생건…이번엔 방향제 유해 논란

녹색소비자연대, 시중유통 차량용 방향제 15종 시험결과 알레르기 유발향료 검출

문혜현 기자 | 입력 : 2018/02/02 [11:09]

LG생활건강 '아우라·해피 브리즈' 제품 유발향료 4.54%, 4.23% 검출

한국PNG '페브리즈' 차량 방향제에선 리모넨과 리날룰 11.51%나 검출

애경에스티 제조 '홈즈에어후레쉬 라인프렌지' 2가지 향료 4.15% 검출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대표되는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는 현재진행형이다. 안방의 세월호라는 수식어가 붙은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절실히 느끼게 했다. 하지만 화학물질에 대한 안전관리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차량용 방향제에서 알레르기 성분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이들 제품 가운데 제조사 일부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당시 피해자들이 사용한 살균제 생산업체다. LG생활건강이 공급하는 차량용 방향제 2종에서는 4.54%, 4.23%의 알레르기 유발향료가, 한국PNG와 애경에스티의 제품에서는 11.51%, 4.15%가 검출됐다. 이들 제품에 모두 포함되어 있는 리모넨과 리날룰은 눈 자극과 습진 등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방향제에는 물질명과 주의표시가 적혀 있지 않아 표시 기준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편집자주>


 

▲ 차량용 방향제에서 알레르기 유발 향료가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 정보는 제품에 표시되어 있지 않아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사진출처=Pixabay>

 

‘이 제품은 알레르기 유발성분(난류, 메밀, 땅콩, 대두, 밀, 복숭아)을 사용한 제품과 같은 제조 시설에서 제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유제품의 제품표시성분 칸에 쓰여 있는 문구다. 제품에 알레르기 반응 주의사항을 표시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생활화학제품 중에서는 세정제류에 한해서만 알레르기 유발향료가 0.01%가 넘을 경우 제품에 성분 및 기능을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차량용 방향제를 비롯한 탈취제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향기로운 냄새를 뿜어내고, 악취를 가려주는 방향제와 탈취제에는 인공적으로 향을 내기 위해 첨가된 화학 향료가 들어있다. 이중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향료는 파악된 것만 해도 스물여섯 가지다. 이들은 일부 소비자들에게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와 함께 정보 표시가 필수적이지만,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 

 

전 제품 알레르기 향료 검출

녹색소비자연대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차량용 방향제 15종을 시험한 결과, 모든 조사대상제품에서 알레르기 유발 향료가 검출됐다. 시험은 「위해우려제품 지정 및 안전‧표시 기준」에 의해 세제류 의무 표시 대상인 알레르기 유발향료 26종을 기준으로 실시됐다. 제품마다 2개 이상 최대 9개의 알레르기 유발 향료가 검출됐다.

 

검출된 향료 가운데는 EU에서 특별관심대상물질로 분류한 12개 향료(리모넨, 리날률, 신남알, 시트랄 등)에 포함된 것도 있었다. 알레르기 유발 향료는 유해물질은 아니지만 개인에 따라 면역반응을 일으켜 심각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차량용 방향제 15종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7종, ▲프탈레이트가소제 6종 ▲알레르기 유발물질 26종에 대해 안전성 테스트를 실시했다. 시험 결과 제품 당 최소 0.40%에서 최대 27.06%의 알레르기 유발향료가 검출됐다. 가장 많이 검출된 성분은 리모넨과 리날룰이다. 리모넨은 11개 제품에서, 리날룰은 12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리모넨은 감귤향을 내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물질로 액상 리모넨은 눈을 자극시키고 섭취 시 위장관 자극을 유발한다. 리모넨을 포함한 제품 또는 강한 감귤 냄새가 나는 제품을 사용할 때는 꼭 환기를 해야 한다. 리날룰은 합성 방향물질의 일종이면서 비누, 세제, 샴푸, 로션 등 방향성 제품의 향으로 사용되고 있는 물질로, 산소와 접촉 시 서서히 분해돼 산화형부산물을 생성한다. 이는 습진 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위험하다. 리모넨과 리날룰은 EU 집행위원회 산하 자문기구인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 보고서에서 특별 관심대상으로 분류된 알레르기 유발향료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소비자가 본인에게 안전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알레르기 유발 향료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화장품의 경우 표시기준이 권장사항으로 되어 있다. 생활화학제품 중에서는 세정제류인 세정제, 합성세제, 표백제, 섬유유연제에 한해 2018년 6월 30일 이후 생산되는 제품부터 알레르기 유발향료가 0.01%를 넘을 경우 제품에 성분 및 기능을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유럽의 경우 방향제에 대해서도 농도 0.1% 이상의 과민성 물질을 함유하는 혼합물은 소비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물질명과 함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음’이라는 주의사항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알레르기 유발 향료에 대한 정보는 소비자의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보이다. 때문에 소비자 스스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세제류 이외에 방향제 등 생활용품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 방향제의 경우 충분히 환기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사용해야하지만 겨울철에는 차량 내 환기가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차량용 방향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환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방향제 사용 중 눈이나 피부에 자극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제품의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 

 

한편 방향제와 탈취제는 엄연히 다른 용도이므로 구분이 필요하다. 현재 「위해우려제품 지정 및 안전‧표시 기준」 상으로 방향제는 냄새를 발산시키는 제품이고, 탈취제는 악취를 제거하는 용도로 품목이 나누어진다. 이에 따라 사용용도와 안전기준이 상이하지만 조사대상 제품 가운데 방향제로 품명이 되어 있음에도 냄새제거라는 문구를 사용한 경우가 있어 용도에 대한 소비자의 오인 소지가 있다. 특히 ‘향균’이라는 표시는 소비자들에게 세균과 미생물 등을 제거하는 살생물 제품 용도로 오인할 여지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한 예로 ‘요니라이트 차량용방향제’는 향균과 탈취를 뜻하는 마크가 표시되어 있다. 요니라이트 차량용방향제는 방향제로 안전성 검사를 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향균 마크는 소비자가 제품의 용도를 잘못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업체에서는 탈취제로 판매하고자 할 경우 탈취제 안전기준 적합 여부를 확인한 뒤에 품명을 탈취제로 변경해야한다. 

 

가습기살균제 업체, 일부 방향제 생산

알레르기 유발향료가 검출된 차량용 방향제 15종 중 일부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 당시 살균제를 공급한 업체들에서 제조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는 LG생활건강, 애경에스티, 한국PNG로, 각각 아우라 차량용 방향제와 해피 브리즈 차량용, 페브리즈 차량용, 홈즈에어 후레쉬 라인프렌지 차량용 방향제를 시중에 유통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공급하는 차량용 방향제 2종(아우라 차량용 방향제, 해피 브리즈 차량용)에서는 각각 5가지와 6가지 알레르기 유발향료가 4.54%, 4.23% 검출됐다. 한국PNG의 페브리즈 차량용 방향제는 리모넨과 리날룰 두 가지 향료가 11.51%나 검출됐다. 애경에스티에서 제조하고 있는 홈즈에어후레쉬 라인프렌지 차량용 방향제는 2가지 향료가 4.15%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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