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컨슈머’의 선택 노브랜드…상생까지 챙긴 ‘이마트’

상생스토어 개장 이후 전통시장 평일 기준 평균 주차대수 40% 가량 증가

문혜현 기자 | 기사입력 2018/02/06 [18:00]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라는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를 내걸고 나선 이마트의 노브랜드가 출시 4년을 맞았다. 처음 이마트 내에 입점한 노브랜드는 저렴한 가격과 좋은 품질로 소비자들에게 ‘가성비 갑’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과자, 디저트, 즉석식품 등 식품군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며 SNS 상에서 ‘노브랜드 베스트’ 목록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노브랜드는 화장지, 칫솔 등 생활용품 부문에서도 두각을 보이다가 최근에는 TV 등 대형 가전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꾸준한 인기 속에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이마트 노브랜드가 앞으로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마트의 노브랜드가 골목상권과의 상생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이마트몰 갈무리

 

 

생활용품 이어 TV‧에어프라이어…‘생활가전’ 출시

골목상권 침해 비판…‘상생 스토어’ 확대로 극복

 

‘최적의 소재와 제조방법을 찾아 가장 최저의 가격대를 만드는 것 이것이 노브랜드의 이념과 철학 당신이 스마트 컨슈머가 되는 길’. 노브랜드의 모든 제품 전면에 쓰여 있는 문구다. 이마트의 주력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노브랜드’는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각인됐다. 처음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가성비’와 ‘가심비’ 합격점을 받은 노브랜드는 전문 매장까지 출점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 이마트 노브랜드가 43인치 풀HD TV를 판매하면서 대형 가전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출처 = 이마트 노브랜드 제공>

 

 

가성비 甲 상품, 생활가전까지 확대

최근 노브랜드는 대형 가전에까지 영역을 넓혔다. 이마트는 8일부터 전점에서 노브랜드 43인치 풀HD TV를 29만 9000원에 판매한다. 노브랜드 TV는 지난해 9월 출시한 32인치 TV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32인치 제품은 HD사양이었지만 이번에는 풀HD로 사양을 업그레이드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는 좋은 TV를 가장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제조사를 찾아 8000대 대량 주문함으로써 가격을 낮췄다. 이마트가 직접 기획하고 중국 OEM 전문 가전기업이 생산했다. 주요 상품 스펙은 178° 광시야각 디스플레이를 채용해 어느 위치에서도 동일한 색감과 선명한 화질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USB 메모리를 이용해 사진, 동영상, 음악을 즐길 수 있으며, HDMI 포트도 3개로 주변기기와 편리한 연결이 가능하다. 아울러 직하방식 LED 패널로 에너지 소모율을 줄여 에너지 효율등급 1등급을 획득했다. 사후 서비스는 TGS의 100여개 전문 서비스센터에서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 무상 서비스 기간은 1년이고, 이후 7년 간 유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마트가 4개월 만에 노브랜드 TV 2탄을 선보인 이유는 많은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가전 선택기준으로 삼으면서 실속형 서브 가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른 거다. 2015년 전기포트와 1000원짜리 이어폰으로 시작했던 노브랜드 가전은 2018년 2월 현재 32인치 TV, 에어프라이어, 드라이어 등 총 30종으로 상품이 확대됐다. 매출 역시 2016년 대비 2017년 연 신장율이 26%, 2018년 1월의 전년 동기 대비 월 신장율이 53%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노브랜드 가전은 소비자 구매빈도 수가 높은 ‘생활 밀착형 가전’을 선택해 실제로 소비자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고기능들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본래의 용도’에 충실한 상품을 가장 저렴하게 만드는 것을 콘셉트로 삼고 있다. 버튼이 2개짜리였던 제품은 버튼을 1개로 ‘다운 튜닝’하거나, 디지털 방식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바꾸는 등의 ‘기능 다이어트’를 통해 가격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전자레인지는 버튼 대신 다이얼을 넣고 복잡한 기능 대신 해동과 데우기 등 핵심기능만을 담아 4만9800원에 출시하면서 1만 6000대가 팔려나가는 등 싱글족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토스터와 스팀다리미, 전기밥솥, 커피메이커 등 생활가전을 비롯해 최근에는 ‘가전의 꽃’이라 일컫는 TV, 가장 ‘핫’한 가전인 에어프라이어까지 가세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19만 9000원에 출시된 32인치 노브랜드 TV는 1차 발주 물량 5000대가 3주 만에 완판된 데 이어 11월 2차 물량이 입고되어 현재까지 7000여대가 팔려나갔다. 

 

에어프라이어도 마찬가지다. 기름없이 뜨거운 고온의 공기로 바삭한 튀김요리를 만들어내는 조리기기인 에어프라이어는 간편식과 냉동식 소비의 증가에 따라 1가구 1기기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시중 가격이 8만원부터 30만원까지 형성돼 가격 부담이 컸다. 이마트는 이 점을 공략해 디지털 기능 없이 기본 기능만 담아 진입 문턱을 낮춘 소용량의 에어프라이어를 지난해 9월에 출시했고, 총 5000대를 판매하는 등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이마트는 디지털/생활/주방가전 등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종류의 가전제품군을 선보여 실속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이미 지난 1월에는 테이블 블렌더를 출시했고, 2월에도 전기면도기와 오븐 토스터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을 내비쳤다.

 

골목상권 침해, ‘상생’으로 극복할까

그러나 노브랜드의 고속질주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노브랜드는 골목상권을 잠식하는 거대한 공룡”이라며 “동네 수퍼와 골목상권을 고사시키는 모든 대기업은 골목에서 떠나라”고 덩치를 불려가는 노브랜드를 비판했다. 중간 유통마진을 제거해 시중 제품보다 저렴하게 판매되는 노브랜드 때문에 골목 수퍼가 경쟁력을 잃는 탓이었다. 

 

이에 이마트는 ‘상생 전략’을 통해 사태를 극복하고자 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출점 시 인근 전통시장과 협의를 거쳐 신선식품 등 전통시장과 명목이 겹치는 상품은 매장에 들여놓지 않기로 했다. 노브랜드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노브랜드에는 없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전통시장을 방문하게 되면서 상생을 도모한다는 거다.

 

이마트와 전통시장의 합작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2016년 처음 개점에 최근까지 5개로 늘어나며 전통시장 방문객과 매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와 전통시장상인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3호점이 입점한 전통시장 매출이 최대 50%까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1호점인 당진점은 공실로 방치돼있던 충남 당진어시장 신축 건물에 들어섰다. 상생스토어 개장 이후 평일 기준 평균 주차대수는 40% 가량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당진전통시장 상인회장의 말에 따르면 오일장이 서는 날에 300대가 주차장을 이용했지만 상생스토어 개장 이후 보통 420~460대가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어 최대 50%이상 고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에 있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2호점은 17곳의 청년상인 사업장과 함께 문을 열었다. 현재 청년몰에는 총 21개 사업장이 운영 중이다. 24년간 공실로 방치됐던 선산봉황시장 2층이 가득 채워지자 영업 불황으로 불규칙적으로 문을 열었던 1층 상인들도 고객이 몰려 다시 규칙적인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안성맞춤시장 지하 1층에서 동네마트와 공간을 나눠 쓰는 상생스토어 안성점은 평균 550명이던 고객이 한 달 만에 800명 가까이로 늘었다. 시장 1층에 있는 청년몰에도 고객들이 몰리며 매출이 상생스토어 개장 전보다 20~30% 증가했다. 

 

이마트는 유통판매업의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지역시장과 협업한 매장을 늘려갔다. 시장 상인들은 대형마트의 유통 인프라로 수익을 창출하고, 이마트는 ‘상생 전략’으로 지역사회와의 공생을 추구하고 있다. 

 

penfree@hanmail.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간현대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