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김여정 '청와대 오찬' 무슨 얘기 오갔나?

문 대통령 "오늘의 대화 평양과 백두산 이어지길"…김여정 "빠른 시일에 평양에서 뵈었으면"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02/10 [18:05]

문 대통령·김여정 '청와대 오찬' 무슨 얘기 오갔나?

문 대통령 "오늘의 대화 평양과 백두산 이어지길"…김여정 "빠른 시일에 평양에서 뵈었으면"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02/10 [18:05]

▲ 남과 북이 8년6개월 만에 청와대에서 다시 만났다.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부부장 등이 2월10일 오전 11시 청와대에서 만나 공식 접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건배사를 건네며

남과 북이 8년6개월 만에 청와대에서 다시 마주앉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하 특사)은 2월1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남북 관계개선 의지를 담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문 대통령의 방북을 요청했다. 


이날 오전 11시10분부터 2시간45분 동안 이어진 접견과 오찬 자리에서는 어떤 대화들이 오고갔을까.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북측 고위급 대표단 청와대 오찬과 관련 청와대 브리핑 코너에 올린 스케치를 통해 남과 북의 ‘청와대 오찬’에서 오간 뒷얘기를 소개한다.


먼저 문 대통령은 오찬을 시작하며 “오늘 이 자리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남북에 거는 기대가 크다”면서 “어깨가 무겁고, 뜻깊은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 뒤 ‘남북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했다.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답례로 “우리들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환대해줘 동포의 정을 느낀다”면서 “불과 40여 일 전만 해도 이렇게 격동적이고 감동적인 분위기 되리라 누구도 생각조차 못했는데 개막식 때 북남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역시 한핏줄이구 라는 기쁨을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올해가 북남관계 개선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북 왕래 기대감 표시
문 대통령은 북한 방문 경험을 언급하며 “금강산과 개성만 가보고 평양은 못 가봤다”면서 “금강산은 이산상봉 때 어머니를 모시고 이모를 만나러 간 적이 있고 개성공단도 가봤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10·4 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총괄 책임을 지고 있었다. 백두산 관광도 합의문에 넣었는데 실현되지는 않았다”면서 “오늘의 대화로 평양과 백두산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남북 왕래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자 김여정 특사는 문 대통령의 말을 받아 “빠른 시일 내에 평양에서 뵈었으면 좋겠다”고 밝히면서 “문 대통령께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님을 만나서 많은 문제에 대해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북남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특사는 아울러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후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서훈 국정원장을 가리키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 북을 자주 방문했던 분들”이라면서 “제가 이 두 분을 모신 것만 봐도 제가 남북관계를 빠르고 활발하게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한 조명균 장관이 “김영남 위원장이 1928년 생이고 2월4일 생”이라고 소개하자 문 대통령은 “제 어머니도 1927년 생이다. 대통령 되는 바람에 자주 찾아뵙지를 못하고 있다. 아흔을 넘기셨는데 뒤늦게나마 생신 축하한다”며 덕담을 건넸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건강관리 비법이 뭐냐.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라”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조국이 통일되는 그날까지 건재했으면 한다”며 웃어 보였다.

 

◆개막식 소감과 건강비결
문 대통령은 이어 등산과 트래킹을 화제로 꺼내며 “저는 등산과 트래킹을 좋아하는데 히말라야 5900미터까지 올라갔다. 젊었을 때 개마고원에서 한두 달 지내는 것이 꿈이었다. 저희 집에 개마고원 사진도 걸어놨었다. 그게 이뤄질 날이 금방 올 듯하더니 다시 까마득하게 멀어졌다”며 아쉬움을 표시한 뒤 “이렇게 오신 걸 보면 맘만 먹으면 말도 문화도 같기 때문에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김 특사 역시 문 대통령의 말에 공감을 표시하며 “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오기가 힘드니 안타깝다”면서 “한 달 하고도 조금 지났는데 과거 몇 년에 비해 북남관계가 빨리 진행되지 않았나. 북남 수뇌부의 의지가 있다면 분단 세월이 아쉽고 아깝지만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이어 김 특사에게 “개막식을 본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김 부부장은 “다 마음에 든다”면서 “특히 우리 단일팀이 등장할 때가 좋았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바라보며 “처음 개막식 행사장에 들어와 악수를 했는데도 단일팀 공동입장 때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다시 축하 악수를 했다”고 전날의 '악수 뒷얘기'를 설명하자 김영남 위원장 역시 “체육단이 입장할 때 정말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역사를 더듬어보면 문씨 집안에서 애국자를 많이 배출했다”면서 “문익점이 붓대에 목화씨를 가지고 들어와 인민에게 큰 도움을 줬다”고 문 대통령에게 덕담을 건넸다. 이후 김 위원장이 “문익환 목사도 같은 문씨이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그렇다”면서 “그 동생분인 문동환 목사를 지난해 뵈었다”고 대답했다.

 

◆남과 북의 음식 이야기
이날 오찬 끝무렵에 천안 호두과자가 후식으로 나오자 남북 접견 참석자들은 자연스럽게 음식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먼저 문 대통령이 “이 호두과자가 천안지역 특산 명물이다. 지방에서 올라오다 천안역에서 하나씩 사왔다”고 설명하자 김 위원장은 “건강식품이고 조선 민족 특유의 맛이 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화답했다.


이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남북한 언어의 억양이나 말은 어느정도 차이가 있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데 ‘오징어’와 ‘낙지’는 남북한이 정반대더라”고 하자 김 특사는 “우리와 다른데 그것부터 통일을 해야겠다”며 웃었다.


김 위원장 역시 “남측에서 온 분을 만났더니 할머니에게 함흥 식혜 만드는 법을 배웠고, 그래서 많이 만들어 먹는다고 하더라”고 음식 이야기에 가세하자 부모님의 고향이 함경도인 문 대통령은 “우리도 식혜를 잘 만드는데 저는 매일 식혜를 먹고 있다. 함경도는 김치보다 식혜를 더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남측에서도 도별로 지방 특색음식이 있겠죠?”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그렇다”면서 “향토음식이 다양하게 있다”고 답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포토뉴스
오늘부터는 예의바르게? 사이다 이재명 변신?! (feat. 조원진)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