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재發 '겐세이' 논란…삼일절에 더 뜨거운 내막

교문위 "겐세이 놓은 것" 발언 뒤 여론 뭇매…그러나 장제원도 홍준표도 '이은재 감싸기'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03/01 [13:52]

이은재發 '겐세이' 논란…삼일절에 더 뜨거운 내막

교문위 "겐세이 놓은 것" 발언 뒤 여론 뭇매…그러나 장제원도 홍준표도 '이은재 감싸기'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03/01 [13:52]

▲ 지난해 "사퇴하세요" 발언으로 '사퇴요정'이란 별명이 붙은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겐세이’ 발언을 둘러싼 논란으로 사흘째 정치권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 김상문 기자


지난해 "사퇴하세요" 발언으로 '사퇴요정'이란 별명이 붙은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또 한방 터뜨렸다.  ‘겐세이’ 발언을 둘러싼 공방에 불을 지펴 사흘째 정치권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다.


논란의 발단은 2월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겐세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사퇴요정' 이어 '겐세이' 한방
‘겐세이’는 당구장에서 쓰던 일본말이며, ‘견제’를 뜻한다. 그러나 당구연맹에서 건전한 표현을 쓰자며 ‘수비’라는 표현을 추천해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 말이다. 당구장에서조차 쓰지 않는 저속한 용어를 국회의원이, 삼일절을 이틀 앞두고 그것도 언어순화와 연관이 깊은 교문위 회의장에서 버젓이 입에 올리자 인터넷과 SNS에서는 ‘잘못된 표현’이라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그 여파로 ‘이은재’ ‘겐세이’란 검색어가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이틀간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은재 의원은 2월27일 교문위에 출석한 김상곤 교육부총리를 상대로 질의를 하면서 “김 부총리는 집이 두 채 있는데 강남 집을 왜 안 파느냐”면서 “팔겠나, 안 팔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김 부총리가 “부동산에 팔아달라고 내놓은 지 좀 됐다”고 설명하자 이 의원은 “거짓말 마라”면서 “내가 어제도 부동산에 갔는데 지금 강남은 매물이 없어서 난리”라고 비판했다.


김 부총리가 답답하다는 듯 “매물이 그렇게 없으면 저희 집 좀 팔아달라”고 하소연하자 서울 강남병을 지역구로 둔 이 의원은 “그럼 내가 부동산에 연락해서 팔아주겠다”고 웃어 넘겼다.


하지만 이 의원은 김 부총리의 답변에 말려들었다고 생각했던지 1분 후 “내가 부동산 업자입인가?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닌가? 그게 어디서 해 먹던 버릇인가, 도대체…”라고 버럭 성질을 부렸다.


이에 교문위원장을 맡고 있던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이 제동을 걸며 “차분하게 질의하라”고 주문하자 이 의원은 “차분하게 하는데 중간에서 지금 ‘겐세이’ 놓은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유성엽 의원이 “‘겐세이’라는 말은 청년 때 당구장에 갔을 때 듣고는 처음 들어본다”며 “게다가 일본어이고, 삼일절을 앞두고 공개석상에서 하기엔 더욱 불경스럽고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도 뒤늦게 파장을 우려한듯 “과도한 말씀을 드린 것은 사과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 잠깐의 해프닝으로 막을 내릴 것 같던 이 의원의 ‘겐세이’ 발언은 자유한국당의 자화자찬성 두둔이 잇따르면서 다시금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 사진은 OBS 방송화면 갈무리

 

◆'겐세이' 부적절 표현에 여론 '부글'
잠깐의 해프닝으로 막을 내릴 것 같던 이 의원의 ‘겐세이’ 발언은 막말이라는 정의당의 ‘질타 논평’과 자유한국당의 자화자찬성 두둔이 잇따르면서 다시금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2월28일 논평에서 “어제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 도중 유성엽 위원장에게 항의 도중 ‘겐세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며 “한글 사용을 권장하지는 못할 망정 옳지 않은 표현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이 현실이 개탄스럽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최 대변인은 또한 “이 의원이 개인적으로 당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도,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공개회의 석상에서 일본어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힐난한 뒤 “참고로 이은재 의원이 달고 있는 국회의원 배지에 ‘국회’는 2012년 8월3일 우리당 노회찬 원내대표의 대표발의로 한자에서 한글로 바뀌었다”고 훈계를 했다.


최 대변인은 끝으로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300 이하 찍어치기 금지’를 숙지하고 다시 초선의 마음으로 돌아가 신중한 마음으로 큐를 잡길 바란다”고 한 번 더 일침을 놓았다.


이 의원의 ‘겐세이’ 발언 사실이 알려진 후 온라인 공간은 이 의원을 향한 비난으로 들끓었다.


“삼일절이 코앞인데 불경하게 국회에서 ‘겐세이’라니” “천박하기 그지없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의 품격을 ‘겐세이’하지 마시길” 등의 글이 쇄도한 것이다. 그 덕분에(?) 이 의원의 이름 석 자와 ‘겐세이’란 표현은 주요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에까지 올랐다.

 

◆한국당은 "잘했어, 이은재"
이렇듯 여론의 뭇매가 쏟아졌지만 대변인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겐세이 막말’을 두둔하며 이 의원을 감쌌고, 이 의원이 잘했다는 의미로 엄지를 척 들어 보이며 '깜짝 스타' 대우를 했다.

 

이 의원이 2월28일 오전 원내대책회의 참석차 회의실에 들어서자,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웃으면서 “20대 국회 최고 화제잖아, 20대 국회 최고 히트작 겐세이”라며 반갑게 맞았다.


다른 의원들도 이 의원을 향해 “어제 뭐 좀 하시던데요"” “겐세이 겐세이”라고 격려성 발언을 쏟아냈다. 한 의원은 “어제 겐세이 멋있었어”라며 이 의원에게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제스처를 취하기까지 해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급기야 홍준표 대표까지 나서 삼일절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겐세이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참 어이가 없었다”며 이은재 의원을 감쌌다.


홍 대표는 이 글을 통해 “3·1절을 앞두고 이은재 의원이 일본말인 ‘겐세이’(견제)를 사용했다고 막말이라고 비난하는 것을 보고 참 어이가 없었다”면서 “본질은 제쳐놓고 지엽 말단적인 말꼬리만 잡아서 막말을 운운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어 “내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신조 총리에게 가볍게 목례한 것을 두고 친일파라고 비난하고 대일 굴욕외교를 했다고 비난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면서 “나는 일제 강점기에 징용에 끌려갔던 아버지를 둔 사람이다. 그것을 일본 정부에게도 당당하게 말하고 회담했다. 영어, 일어, 독일어, 중국어가 혼용되어 사용하는 세계화 시대가 되어 버렸는데 유독 일본어만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 정서법만 고집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우용 역사학자는 “자한당 장제원 의원이 이은재 의원의 ‘겐세이’ 발언을 ‘20대 국회 최대의 히트작’으로 추켜세웠군요. 자한당 수준에선 딱 맞는 평가라고 본다”고 꼬집은 뒤 “저 수준의 정당 지지율이 20%에 육박한다는 게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부끄럽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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