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의 밀양세종병원 참사 발생할 수 있다

직접적인 관리 시스템 부재…지방정부 적극 나서야

문혜현 기자 | 기사입력 2018/03/07 [11:31]

제 2·3의 밀양세종병원 참사 발생할 수 있다

직접적인 관리 시스템 부재…지방정부 적극 나서야

문혜현 기자 | 입력 : 2018/03/07 [11:31]

화재로 192명의 사상자를 낸 밀양세종병원은 처음부터 시한폭탄이었다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병원에 안전불감증은 만연했다. 2008년 개원한 세종병원은 총 12차례 불법 증·개축을 강행해 비가림막 연결통로식당 등을 만들었다밀양시는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병원 측은 이행 강제금만 내왔고시에서도 더 이상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병원은 또 화장실을 추가로 설치하며 1층 방화문을 떼어내기까지 했다화재 당시 불법으로 건축된 비가림막 연결통로와 떼어진 방화문을 통해 연기와 불길이 치솟았고피해는 더 커졌다밀양세종병원 화재는 맹목적인 영리추구에 매몰된 병원과 이를 방치한 자치행정이 만나 벌어진 인재였다. <편집자주>


 

▲ 6일 국회의원 정춘숙, 윤소하 주최로 열린 <중소병원 의료서비스 질, 이대로도 좋은가?> 토론회에서는 밀양 세종병원 사태로 드러난 중소병원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관리주체의 지방분권화가 대안으로 나오기도 했다.   ©문혜현 기자

 

밀양세종병원 화재는 예견된 참사였다. 불법 증축된 건물, 허술한 전기설비, 부족한 응급시설, 무관심한 자치행정이라는 요소가 겹쳐 최근 10년 내 발생한 화재 중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화재원인으로 지목된 1층 응급실 내 탕비실의 전기 합선을 조사한 결과 천장의 콘센트용 전기 배선은 1988년 해당 건물이 지어질 당시 그대로였다. 밀양 세종병원은 더 많은 환자를 받기 위해 무분별하게 불법 증축을 시행했지만, 정작 전기 설비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심지어 비상시 병원에 필수 전력을 공급할 자가발전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상황에도 시 보건소는 2012년 해당 병원 시설 점검에서 자가발전시설이 아무 문제 없다고 보고서를 허위 작성했다. 화재 당시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던 환자 3명은 전기 공급이 끊겨 사망했다.

 

게다가 병원 측에서는 의료인을 적정 숫자만큼 배치하지 않은 채 신고 없이 당직의사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준 미달의 허가 받지 않은 병상을 불법적으로 운영해 95개 병상에 의사 5명과 간호사 6명으로만 운영되고 있었다. 현행법대로라면 간호사 32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요소들이 밀양세종병원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밀양세종병원을 비롯한 중소병원의 시설 미비, 낮은 의료서비스 질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온 구조적인 문제와 결합되어 있다.

 

중소병원 중에는 의료인이 아닌 개인이 설립한 불법 병원인 사무장병원이 많다. 이들 병원은 짧은 기간 동안 이익극대화를 위해 설립됐고, 불필요한 의료서비스 남용과 병원 인프라 투자 부실문제를 안고 있다. 밀양세종병원도 이들 중 하나다.

 

이렇게 불법으로 운영되며 수익을 내기 위해 과잉진료를 하는 행태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평가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는 부실하다. 또 병원자격을 박탈하거나 패널티를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부재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윤석준 고려대 교수는 현 상황보다 지방정부의 역할이 분명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6일 국회의원 장춘숙, 윤소하 주최로 열린 <밀양 세종병원 사태에서 드러난 중소병원의 민낯-중소병원 의료서비스 질,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윤 교수는 화재 당시 중앙정부가 비상재난본부를 차렸다. 그러나 만약 세 군데서 화재가 발생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화재예방와 의료서비스질 개선, 사무장병원의 퇴출을 위해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밀양세종병원과 같은 유형의 병원들이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지만, 이들을 직접적으로 관리하고 제재하는 주체는 불분명한 것이 현실이다.

 

대안으로 윤 교수는 관리 주체의 지방분권화에 초점을 맞췄다. 중소병원의 일상적 기능 및 시설, 안전 관리의 주체 역할을 보다 더 분명하게 지방정부에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중앙정부의 역할 기준을 만들고 기준 준수 및 안전망 확충 여부에 관한 세밀한 모니터링은 보건소를 비롯한 지방정부의 역할이 되어 톱니바퀴처럼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소 권한 강화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윤 교수는 보건소의 권한을 더욱 확실하게 해주는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법적 기준을 따르지 않고 시설이 미비한 병원에 대해 적극적인 처분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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