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검찰 불려간 MB…여야 5당5색 관찰법

민주당·평화당·정의당 "잘못 명명백백히 밝혀야"…한국당·바미당 "정치보복성 포토라인 세우기"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03/14 [10:45]

마침내 검찰 불려간 MB…여야 5당5색 관찰법

민주당·평화당·정의당 "잘못 명명백백히 밝혀야"…한국당·바미당 "정치보복성 포토라인 세우기"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03/14 [10:45]

▲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3월14일 마침내 포토라인을 거쳐 검찰에 불려갔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전 대통령(이하 MB)이 마침내 포토라인을 거쳐 검찰에 불려갔다. 3월14일 오전 9시23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MB는 20여 가지의 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


MB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기 전 1층 현관 앞 삼각형 모양의 포토라인 위에 서서 준비한 성명을 읽어내려갔다.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한 이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MB는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얘기가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며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뒤, 기자들의 쇄도하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1001호 조사실로 향했다.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 출신 피의자로 검찰청 앞 포토라인에서 고개를 숙인 MB. '오욕의 역사'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어떤 입장을 보였을까.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MB의 비리 혐의를 명명백백히 밝힐 것을 검찰에 주문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국민당은 ‘정치보복’ ‘헌정사의 큰 불행’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에 소환된 MB에 대해 언급하며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서 변호인단 구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웃지 못할 강변을 듣자 하니 기시감이 든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MB가 검찰 포토라인 앞에서 성명서를 읽는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 추미애 "검찰은 한점 의혹 없이 수사를"
먼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에 소환된 MB에 대해 언급하며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서 변호인단 구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웃지 못할 강변을 듣자 하니 기시감이 든다”고 지적하면서 “전두환씨가 수중에 돈이 29만원뿐이라고 했던 말이 연상된다. 벌써부터 추징금, 벌금을 피하기 위해 앓는 소리 하는 것은 국민과 사법당국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대표는 또한 “20여 가지 권력형 비리 범죄는 범죄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고 힐난한 뒤 “측근들이 잇따라 구속됐는데도 MB는 각종 혐의를 부인하고 정치보복이라고 나홀로 주장을 하고 있다. 최소한 국민에 대한 사과조차 없는 태도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추 대표는 끝으로 “이제 권력형 부패 비리에서 숨거나 피할 곳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검찰은 불법과 잘못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하고,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는 수사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당 홍준표 "복수 일념으로 전전 대통령 개인비리 혐의 들춰내"

 

▲ MB의 검찰 출두에 대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반응은 여당과 180도 달랐다. 복수의 일념으로 포토라인에 MB를 세웠다는 논리를 편 것. 사진은 MB가 검찰에 출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는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 전직 대통령 한 명이 또 포토라인에 섭니다”라고 운을 뗀 뒤 “복수의 일념으로 전전 대통령의 오래된 개인비리 혐의를 집요하게 들춰내어 꼭 포토라인에 세워야만 했을까요?”라며 검찰의 수사를 문재인 정권의 정치보복으로 몰아갔다.


홍 대표는 “전·노처럼 국사범도 아니고 박처럼 국정농단도 아니고 굳이 말하자면 노처럼 개인비리 혐의로 포토라인에 섭니다”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끌어들인 뒤 “MB처럼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모든 것을 지방정부 장악을 위한 6·13 지방 선거용으로 국정을 몰아가고 있는 문정권을 보고 있노라면 이 나라의 미래가 참으로 걱정됩니다”라며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개헌, 집요한 정치보복 등 모든 정치 현안을 국정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6·13 지방선거용으로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문정권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나라를 운영한다기보다 중앙정부에 이어 지방정부도 좌파정부로 채워 이 나라 체제 변혁을 완성하겠다는 불순한 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라고 문재인 정부를 힐난했다.

 

▲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MB의 검찰 출두를 “대한민국 헌정사의 큰 불행”이라며 자유한국당과 결을 같이 했다. 사진은 검찰 포토라인 위에 선 MB.     © 사진공동취재단

 

◆바른미래당 유승민 "박근혜 이어 MB까지 헌정사 큰 불행"
바른미래당도 “대한민국 헌정사의 큰 불행”이라며 자유한국당과 결을 같이 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전직 대통령 한 분이 지금 감옥에서 수감돼 재판 받고 있는 와중에 또 한 분의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돼서 수사를 받게 된 상황”이라고 MB의 검찰 출석을 전직 대통령의 굴욕으로 연결지은 뒤 “법 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는 말은 지켜져야 하고, 법치가 확립돼야 하고, 어떤 부패나 비리도 용납될 수는 없지만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연달아 이렇게 되는 사태를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우리들도 헤아려야 된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이렇게 된 상황은 소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폐해와 관련된 문제”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헌법을 고치겠다, 개헌을 하겠다고 개헌안을 국회에 던지는 이런 행위 자체가 바로 제왕적 대통령이란 발상에서 나온 오만과 독선”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공격의 날을 세웠다.

 

▲ 민주평화당은 “검찰이 MB를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해 혐의가 드러나면 구속 수사하라”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은 MB가 중앙지검 앞에서 고개를 숙여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민주평화당 최경환 "MB를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라"
민주평화당은 “MB를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해 혐의가 드러나면 구속 수사하라”는 입장을 내놨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전날인 3월13일 논평을 통해 “MB는 이미 110억 원대 뇌물 의혹, 사이버사령부 댓글 사건, 민간인 사찰, 국정원 특수활동비 의혹, 대통령 기록물법 위반, 4대강 사업, 다스 실소유 의혹 및 증거인멸 시도, 삼성 소송비 대납 등 조사혐의가 20여 개에 달한다”며 “박근혜, 최순실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 범죄 혐의”라고 힐난했다.


최 대변인은 또한 “MB는 검찰에 출두하기 전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서 국민과 역사 앞에 사실대로 밝히는 것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하면서 “검찰은 10년 동안 묻혔던 MB 의혹들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조사하고 혐의가 드러날 경우 구속수사 할 것”을 촉구했다.

 

▲ 정의당은 “MB의 모든 죄를 밝혀야 할 것”이라면서 검찰에 “좌고우면 말고 구속수사하기 바란다”고 강력히 주문했다. 사진은 측근들이 검찰에 불려가는 MB를 배웅하는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정의당 "MB 소환 보려고 국민은 10년 숨죽였다"
정의당은 “MB의 모든 죄를 밝혀야 할 것”이라면서 검찰에 “좌고우면 말고 구속수사하기 바란다”고 강력히 주문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MB의 검찰 출두 직후 내놓은 브리핑을 통해 “이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많은 국민들이 10년을 숨죽이고 있었다”며 “MB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만큼 자신이 지은 죄를 남김없이 실토하고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추 대변인은 또한 “검찰청 포토라인에 선 MB는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는 아리송한 말을 꺼냈다”고 꼬집은 뒤 “(그 말이)더 이상 권력형 비리는 없어야 한다는 것인지 정치보복이라는 것인지 매우 의뭉스러운 말이다. 끝까지 자신의 죄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으며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겠다는 태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대변인은 아울러 “MB가 자택에서 나서서 검찰 출두를 하는 동안 흔한 지지자들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고 이전에 검찰 조사를 받은 측근들은 이미 돌아선 지 오래”라고 비판하면서 “이 모든 것이 MB가 그간 쌓은 악행에 대한 업보다. 자신의 죄와 함께 살아온 삶 역시 함께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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