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금융계의 반항아?…속내는 달라

사외이사 선임으로 본, 정부 ‘비위맞추기’ 의혹

문병곤 기자 | 기사입력 2018/03/15 [17:47]

하나은행, 금융계의 반항아?…속내는 달라

사외이사 선임으로 본, 정부 ‘비위맞추기’ 의혹

문병곤 기자 | 입력 : 2018/03/15 [17:47]

금융권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압박이 강하다. ‘소득주도성장’이 키워드인 문 대통령의 행보는 자연스럽게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가 따라야 할 방향이 된다. 이와 함께 문 정부와 호흡이 좋다고 평을 받는 이주열 한국은행이 총장이 연임하게 되면서 금융권은 어느 정도 정부의 입맛에 맞게 변하고 있는 중이다.  <편집자 주>


 

▲ 지난 9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특혜채용하려 했다는 의혹의 출처가 하나은행이라거 결론 지어지고 있다.    ©KEB하나은행 공식 홈페이지

 

최근 금융당국의 강한 감시‧제재에 대해 하나은행이 반항아 역할을 마다않고 있지만 속내는 정부와 마찰을 줄이고자 하는 모양새다. 

 

지난 9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특혜채용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하나은행 내부에서 흘러나왔다는 것으로 결론 지어지고 있다.

 

최 원장을 옥죌 수 있는 당시 자료가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3연임을 눈앞에 두고 흘러나온 것은 석연치 않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또한 “하나금융 경영진도 제보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봐야하는 게 일반적인 추론”이라 말한 바 있다.

 

▲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당시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하나은행, 잘 보이고픈 반항아?

하나은행이 최 금감원장의 의혹을 흘렸다는 전제하에, 비슷한 시점에 하나은행이 정부 성향에 맞는 인물을 사외이사 후보에 올린 점은 다소 의아하다. 때문에 하나은행의 겉과 속이 다를 수 있다는 의혹이 생기게 된다.

 

지난 6일 하나은행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시환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후보에 올렸다. 

 

박 교수는 진보성향의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2003년 서열·기수대로 대법관 후보 제청이 이뤄지자 사표를 던진 바 있다.

 

변호사를 활동하던 시절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대통령 대리인을 맡기도 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의 임명으로 대법관을 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해, 노 전 대통령‧문 대통령과 연결고리가 많은 인물이다.

 

이처럼 금융당국과 가장 큰 갈등을 빚고 있는 하나은행이 문 정부와 성향이 흡사한 인물을 후보에 올리자 자연스럽게 비위를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측은 <주간현대>와의 통화에서 “법률전문가이니 추천한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기업들의 사외이사가 문재인 정권의 성향과 비슷한 인물이 뽑히는 점은 과연 우연일까?   ©사진출처=청와대

 

정부 성향 사외인사…우연일까?

하지만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물이 사외인사로 추천되거나 선임되는 것은 하나은행 뿐만이 아니다.

 

지난 달 21일 신한 금융 사추위는 신임 사외이사로 박병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추천했다.

 

박병대 교수도 하나은행의 박시환 교수와 같이 문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 12기 동기이다.

 

그 밖에도 기업은행이 지난 달 사외이사로 선임한 김정훈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 전문위원은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바 있는 인물이다.

 

물론 사외인사 채용에 있어서 문 정부 성향에 맞는 인물들이 추천‧선임되는 것은 우연일 수도 있다. 실제로도 추천된 인물들은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이룩해왔다. 

 

하지만, 금융권이 사외인사를 실력이 아닌 단순히 정부의 성향에 맞춰서 선발했다면, 이는 사외이사의 본연의 목적인 ‘경영자 견제’가 아니게 돼 문제가 생긴다.

 

단순히 갈등을 겪고 있는 금융당국, 나아가 문재인 정부와의 윤활유 역할을 위해 이용되는 것이라면, 또 다른 비리‧정경유착의 서막이 될지 모른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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