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성깔 하는 아내의 탄압 벗어날 묘책 없습니까?”

[명리풍수 연구가 공문룡의 쉽게 쓰는 사주팔자 이야기] 엄처시하

글·그림/명리풍수 연구가 | 기사입력 2018/04/17 [10:16]

“한 성깔 하는 아내의 탄압 벗어날 묘책 없습니까?”

[명리풍수 연구가 공문룡의 쉽게 쓰는 사주팔자 이야기] 엄처시하

글·그림/명리풍수 연구가 | 입력 : 2018/04/17 [10:16]

아내 사주에서 칠살의 세도 필요 이상 왕성하면 그 남편 ‘경처가’
양쪽 눈 크기 눈에 띄게 다른 짝눈이라면 영락없는 엄처시하의 삶
처복·자식복 없어 ‘승려 팔자’…엄처시하 찌든 그 사내 마침내 출가

 


원래 ‘시하’라는 말은 손윗사람을 모시는 처지를 의미하는데 마누라도 워낙 드세거나 감때가 사나워 고양이 앞에 쥐나 다름없는 처지가 되는 남편이라면 마누라와 대등한 입장이 아니라 ‘모시는’ 개념에 근접하므로 엄처시하가 된다.


“마누라가 한번 꼭지가 돌았다 하면 물불을 안 가리는 판이니 제가 무슨 수로 당합니까?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고 며칠 밤낮으로 싹싹 빌어야 진정이 되니 어쩔 수 없이 쥐어 사는 꼴이 될 수밖에요.”


허우대 멀쩡한 중년 사내다. 덩치도 있고 얼굴도 그만하면 잘생긴 편임을 감안하면 여자들한테 꽤 인기가 있었겠다 싶기에 ‘한창 때는 잘나갔겠다’는 식으로 운을 떼자 질겁해서 두 손을 내젓는다.


“웬걸요. 세상 물정을 제대로 알기도 전에 부모님이 서둘러 결혼을 시키는 바람에 엉겁결에 그야말로 개머루 먹듯 청춘을 보내버렸지요. 손이 귀한 집안이라서 달리 빠져나갈 핑계를 끌어댈 수도 없었구요.”

 

아내 사주 내에 칠살 왕성하면…
하긴 그랬을 거다. 내 고등학교 동문 중에도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는데 한 번은 그의 색시가 한복 치마저고리를 곱게 차려 입고 학교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들고 학교 운동장에 나타난 적이 있어 교실마다 호기심 반 부러움 반으로 떠들썩했던 일이 있다. 그때 남편 되는 놈은 왜 그리도 멋쩍어 몸둘 바를 몰라 하던지.
 “아닌 게 아니라 사주를 보니 부인이 한 성질 하시겠구려!”


그 말에 대답대신 땅이 꺼지라 한숨을 내쉰다. 일반적으로 남자 사주팔자에 칠살(七殺)이 배우자 궁을 차지하고 연간·월간이 음간(陰干)이면 십중팔구 부인이 집안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남편을 좌지우지하는 모양새가 되기 쉽다. 칠살은 편관(偏官)을 달리 이르는 말로써 일주를 향해 견제하고 위협하는 위치이니 사주 내에서 칠살의 세도가 필요 이상 왕성하면 남편이 궁지에 몰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때 칠살의 세도를 확인하는 방법은 남자의 두 눈을 본다. 양쪽 눈의 크기가 비슷하면 괜찮지만 크기가 눈에 띄게 다른 짝눈이라면 영락없는 엄처시하의 삶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눈이 짝눈이다. 쯧쯧.


“한 성질 가지고는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지요. 오죽하면 제가 이렇게 찾아왔겠습니까?”
“왜? 부인의 탄압에서 벗어날 묘책이라도 일러달라는 거요?”
“그럴 수 있는 비법이 있다면 가르쳐 주십시오. 이렇게 살다간 제 명을 채우지도 못할 것 같아서요.”
“엄살이 너무 심한 거 아뇨? 아무리 부인이 고약하다 해도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살을 맞대고 사는 부부인데, 설마….”


“남의 일이니까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겠지요. 거두절미하고 이십 년 가까이 살면서 지금까지 살얼음판 위를 걷듯이 마누라 눈치 살펴가며 단 하루도 집안에서 맘 놓고 웃어본 일이 없다면 그게 사람이 사는 겁니까?”
“허어.”


“제 사주에 나와 있는 대로만 일러주십시오. 제가 언제쯤 홀몸이 되겠습니까?”
“부인이 죽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뜻입니까?”
“아니면 다른 남자가 생길 가능성이라도요. 마누라가 성깔 감추고 있을 때는 꽤 이쁜 얼굴 축에 들거든요.”


자기 마누라가 한눈을 팔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과연 이 화상이 제 정신인지 궁금해진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이해가 전혀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숨 쉬는 것조차 아내의 눈치를 봐야 할 정도의 엄처시하라면 보나마나 남자의 구실(?)이 보잘 것 없이 위축되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가장으로서의 입지는 한층 더 좁아질 수밖에 없고 차마 못할 노릇이긴 하지만 아내가 한눈이라도 팔면 그나마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어 그런 말을 했으리라. 왠지 왈칵 슬퍼진다. 다시 한 번 사주를 훑어보지만 이 남자 팔자는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한눈을 팔게 될 가능성도 전혀 없다.


“부인 사주에는 남편이 딱 하나! 그것도 배우자 궁에 굳건히 자리하고 있으니 어떤 시러베 아들놈도 부인 곁에는 얼씬대지 않을 겁니다.”


다시 한 번 땅이 꺼지라 한숨을 쏟아낸다.


“혹시 회사에 해외 파견 근무라도 신청해 보는 건 어떻겠소? 그것도 부인이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이슬람 문화권으로….”
“저의 회사에는 해외 파견근무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회사를 옮기자니 나이가 있어 그것도 여의치 않구요.”
“하긴…”

 

처복도 자식복도 없는 사주
사주 상담을 하다 보면 상담을 의뢰하는 쪽도 어지간히 답답하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해답을 제시해야 하는 나 역시 복장이 터질 때가 더 많다. 일이 꼬이고 안 풀리는 쪽으로 옭매듭이 져 있구나 싶은 팔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그럴 때마다 나 또한 아직도 여러모로 공부가 부족하다는 자아비판을 하게 된다.


그때 그의 주머니에 들어 있던 휴대폰이 ‘지르르’ 떨기 시작했다. 그가 당황한 얼굴로 휴대폰을 꺼내보더니 득달같이 방 밖으로 나가버렸다. 간간이 희미하게 들리는 말소리나 분위기로 미뤄 짐작컨대 자기 아내로부터 온 전화임에 틀림없지 싶은데 허우대 값 제대로 못하는 팔자의 물상을 보는 것 같아 슬퍼진다.


이처럼 팔자가 엄처시하인 경우는 자식마저도 아버지 편이 아니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부모 중에 어느 쪽이 집안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지, 어느 쪽으로 줄을 서야 득이 될 것인지 빠삭하게 알고 있다. 고로 어미가 지아비를 쥐 잡듯 하면 은연중에 아비를 우습게 여기는 쪽으로 기울어진다. 사주팔자에서는 시주(時柱)가 자식 궁이므로 대운·세운이 향후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를 헤아리면 그 사람의 노후가 그려진다. 젊어서 부지런히 일하고 열심히 저축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어느 한쪽으로 눈에 띄게 기울어진 주도권이면 그런 사람의 노후는 결코 고즈넉할 수가 없다.  이처럼 처복도 자식복도 없는 사주를 ‘중이나 될 팔자’라고도 한다. 그래서일까? 엄처시하에 찌들었던 그 남자, ‘마침내 훨훨 출가했다더라’는 소식 나중에 들었다. 나무관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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