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게임 리뷰] 어느새 15년, 추억 가득 ‘메이플스토리’

바뀐 게임에 적응하기 힘들어도 남아 있는 추억이 생각나

정규민 기자 | 기사입력 2018/05/05 [10:01]

하루에도 수많은 게임이 오픈하고 서비스를 종료하는 지금, 게이머들이 플레이할 게임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혹자는 개발사와 개발자의 이름값을, 또는 그래픽, 사운드, 타격감, 혹은 독창성이 뛰어난 게임을 기다립니다. 11초가 소중한 현대인들이 마음에 드는 게임을 찾는 데 필요한 시간은 30분 내외. 게임을 선택 후 30분만 플레이하면 이 게임을 더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의 갈림길에 서죠. 당신의 시간은 소중합니다. ‘하고 싶은 게임을 찾기 위해 소비하는 시간이 아까운 당신에게 30분 플레이 리뷰를 바칩니다.


 

이거 새로 나온 게임인데 짱 귀여워!”

 

기억이 가물가물한 그때 그 시절, PC방 사장 형과 같은 게임을 한다는 이유로 하루 종일 무료로 PC방에서 카우방을 돌던 그 시절, 어둡고 우울한 악마를 잡던 그 시절, 갑자기 PC방에는 달팽이, 버섯 등 상상하지 못했던 들이 나타났습니다.

 

잠시 지켜 본 친구의 화면에선 몸 크기보다 머리 크기가 한참 더 큰 캐릭터가 손에 무기를 들고 엎드려서 파란 달팽이 하나를 잡기 위해 휘적거리며 손을 뻗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얻어맞은 달팽이는 파란 등껍질과 동전 하나를 남기고 울면서 사라졌죠. 그리고 달팽이를 하늘나라로 보낸 친구는 다시 다른 달팽이를 잡으려 엎어졌죠. ‘더럽게 지루한 게임’, 15년 전 메이플스토리가 준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더럽게 지루한 게임은 저 혼자만의 생각이었습니다. 어느새 무료로 이용하던 PC방에 가득 들어찬 손님들은 다들 메이플스토리를 플레이 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무료이용권을 발급했던 사장 형마저 같이 하자더럽게 지루한 게임으로 절 끌어들였죠.

 

그렇게 만난 메이플스토리는 사실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주변 친구들은 캐릭터를 만들 때부터 필요 없는 능력치를 4, 4로 맞추기 위해 한 시간 넘게 주사위만 클릭하고 있었죠. 당시 반항아 기질이 다분했던 전 왜 운 좋은 궁수는 없냐며 당당하게 아무렇게나 능력치를 분배받고 직업은 궁수, 레벨이 오를 때마다 줬던 능력치는 전부 LUK()에 투자하는 행위를 반복했습니다. 결국 메이플스토리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됐을 무렵, 능력치 제한으로 착용할 수 없는 아이템을 앞에 두고 반항은 답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돼 눈물을 머금고 캐릭터를 다시 만들었죠.

 

캐릭터를 다시 만들고 몇 달, 가까이 붙는 적을 활로 밀쳐내며 사냥하고, 맵의 고저차를 이용해서 캐릭터는 적에게 맞지 않지만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위치를 찾아내 기록하고, 2차 전직을 위해 개미굴이라는 곳에 들어가서 사냥을 반복하고, 가끔 퀘스트를 받고 한 번 떨어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점프 맵도 경험해 봤죠. 게임과 목표가 단순했기 때문일까요? 어느새 시들해져버린 인기와 같이 메이플스토리는 자연스럽게 과거의 게임한 구석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 15주년을 맞은 메이플스토리     © 주간현대

 

15번째 생일, 15년의 추억 메이플스토리

오랜만에 찾아온 옛 친구 메이플스토리는 시작부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로그인 방식이 바뀐 것은 둘째 치더라도, 과거 평온한 음악이 나오며 원하는 서버를 찾기 위해 한참을 헤매야 했던 서버 선택 창은 더 나은 직관성을 띄게 바뀌었습니다. 이젠 과거와 달리 서버를 찾기 위해 한참을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죠.

  

▲ 선택 가능한 캐릭터는 약 20개로 늘어났다.     © 주간현대

 

시작과 동시에 모험가로서 메이플스토리를 여행해야 했던 것도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모험가와 영웅 캐릭터, 특수 캐릭터 등 20개가 넘는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죠. 물론 모험가, 시그너스, 레지스탕스 등 캐릭터는 게임 내에서도 직업을 선택할 수 있으니 총 직업은 세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 캐릭터 생성의 적, 주사위가 사라졌다.     © 주간현대

 

캐릭터 생성의 적이었던 주사위 능력치 분배도 사라졌습니다. 덕분에 특정 직업을 키우기 위해 특정 능력치가 4가 될 때까지 주사위를 굴릴 필요도 없어졌죠. 그저 캐릭터를 선택하고, 아이디를 설정하고, 몇 가지 초반 꾸미기를 진행하면 바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 레벨 업 이펙트가 화려하다.     © 주간현대

 

8 또는 10까지 초보 지역에서 꾸역꾸역 레벨 업을 해야 하던 과정도 사라졌습니다. 그저 몇 가지 초반 퀘스트를 마무리하면 바로 전직을 통해 본 게임을 시작할 수 있죠. ‘전직까지 가는데 한 시간 걸릴 텐데 30분 리뷰를 어떻게 작성하나라는 고민이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 15주년 기념 ‘버닝 캐릭터’ 이벤트로 2차 전직까지 도달하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과거 몇 주씩 걸렸던 것과 비교해 너무 빨라 당황스럽다.     © 주간현대

 

미리 보는 결론: 자연스러운 변화, 그래도 추억이 남을 공간쯤은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라는 말이 있죠. 강산이 한번 변하고 반쯤 변해가는 모습을 보일 15, 메이플스토리도 많은 부분 변화를 줬습니다.

 

앞서 말한 많은 캐릭터, 화려한 스킬모션, 효율적으로 바뀐 레벨 업 동선 등 여러 변화를 줬죠. 특히 빠르게 진행되는 최근 게임 트렌드에 맞춰 시간을 단축시킨 시스템이 다시 한 번 마음에 다가오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2차 전직을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던 과거와 달리 빠르게 2차 전직을 달성할 수 있었고, 레벨에 맞는 사냥터를 찾아 하루 종일 이동할 필요 없이 길라잡이시스템을 통해 해당 지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 레벨에 맞는 사냥터로 빠른 이동을 할 수 있는 길라잡이 시스템     © 주간현대

 

특히 길라잡이 시스템은 레벨에 맞는 퀘스트를 진행할지, 아니면 빠른 사냥을 통해 레벨을 올릴지 쉽게 선택할 수 있어 빨리 빨리에 익숙한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덕분에 쉽게 사냥을 반복할 수 있었죠.

  

▲ 엎드려서 몬스터 때리기, 이젠 이럴 필요가 없다.     © 주간현대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존재합니다.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추억의 장면들 때문이죠. 물론 엎드려서 몬스터를 때리는 건 당시에도 초반에만 만날 수 있는 모습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편의성을 위한 단축이 여러 재미 요소를 사라지게 만든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어릴 때 뛰놀던 동네에 15년 만에 방문했더니 전부 재개발 됐더라라는 뻔한 이야기를 전하는 마음입니다.

 

최근 많은 게임들에서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때 그 시절을 그리워 하는 플레이어들에게 그리움을 채워주고 추억을 되돌려 준다는 취지에서죠. 메이플스토리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때 그 시절로 돌려주면 한 번 더 해볼 용의가 있어라고 말합니다. 현재까지 이어온 사랑과는 별개로 과거의 추억을 만나고 싶은 작은 욕심이죠.

 

당신의 추억은 얼마나 됐나요?

사실 과거완 달리 최근엔 10년 이상 지난 게임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오래됐다’, ‘살아남았다는 특별함이 없어질 수 있죠. 하지만 오랜 시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었다라는 기준이 세워지는 순간 조금 특별한 마음이 듭니다.

 

메이플스토리는 더럽게 지루한 게임이라는 틀린평가를 내렸던 어떤 게임 기자에게 어릴 때 뛰놀던 동네가 됐습니다. 또 그 사람의 주변에는 메이플스토리를 통해 게임 아트를 꿈꾸게 된 사람도 있죠. 또 다른 사람은 메이플스토리를 플레이 하다가 게임 개발자의 꿈을 가지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단지 15년 동안 지속된 게임일 뿐인데 지나고 보니 미래의 시작이 된 거죠.

 

과거의 게임’, 30분 게임 리뷰와는 맞지 않는 옷입니다. 하지만 과거와 다른 새로운 만남을 전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30분의 새로운 만남은 5년 뒤 다른 새로움으로 바뀌겠죠.

 

분명 5년 뒤 20주년엔 새로운 만남을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메이플스토리>

PC / MMO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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